“대학 입시는 복잡한 먹이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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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시는 복잡한 먹이사슬”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8.01.24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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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정원 해마다 줄어도 신입생 충원 100% 못 채워…
재학생은 수도권 대학에 편입, 졸업 후엔 서울로 대학원

대학의 위기, 지역의 위기
인포그래픽으로 본 대학입시

 

대학 입시는 복잡한 먹이사슬과도 같다. 대학은 서열화 돼 있고, 서울과 가까운 대학이 명문대가 돼버린 현실에서 지역의 대학들은 생존의 위기감을 느낀다. 학령인구 감소로 당장 입학자원이 줄고 있다. 충북지역 대학의 현주소를 인포그래픽을 통해 알아봤다.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기록 가운데 신입생 충원현황, 중도탈락현황 등을 통해 점차 축소되고 있는 대학의 현실을 살펴본다. 
 

학령인구가 줄다보니 대학은 몇 년 사이 입학정원을 줄였다. 교육부에서도 각종 국비 사업을 지원하면서 인원 감축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대학들은 국비사업을 따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인원감축을 선택해야 한다.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 1주기가 시작되면서 대학의 분위기는 바뀌었다. 정재영 충청대 기획처 계장은 “2014년에 평생교육직업교육대학으로 선정되면서 인원감축을 하게 됐다. 2015년에 20%를 줄였고, 올해는 186명을 줄일 계획이다. 대학이 스스로 정원감축을 하고 싶은 곳은 없을 것이다. 인원감축을 하면 국책사업에 가산점이 붙는다”라고 설명했다.

이만형 충북대 기획처장은 “충북대는 대학구조개혁평가 1주기 때 정원의 10%를 감축했다. 지방대학특성화사업을 전국의 117개 대학이 하고 있다. 웬만한 대학은 다 정원감축을 했다고 보면 된다. 지방대학들이 보통 10%인원감축을 한 데 반해 수도권 대학은 3~4%만 줄였다. 역차별이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격자가 몇 바퀴를 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이제 대학은 누구나 갈 수 있게 됐다. 보통 수시에서 70~80%, 정시에서 20%를 뽑는다. 4년제 대학은 지원자가 6군데를 지원할 수 있고, 전문대는 제한 규정이 없다. 수시를 지원해서 합격통지서를 받아도 이탈이 계속된다. 수시와 정시를 거치면서 이탈자가 발생하고, 대학입학을 등록하고 나서도 반복된다.

도내 대학 모 입시 관계자는 “소위 대학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합격자가 몇 바퀴를 돌기도 한다. 등록예치금을 내고도 포기하는 사례가 있다. 대학에 입학을 하겠다고 오리엔테이션까지 했는데 갑자기 심경변화로 그만두면 대학입장에서는 난감하다. 2월 중순이면 추가모집 기간도 끝나버린다”라고 밝혔다.

도내 대학들의 신입생 충원율을 보면 2017년에 100%를 채운 곳은 꽃동네대와 청주교대 뿐이다. 중원대는 91.7%로 도내 대학가운데 가장 낮았다. 입학정원이 줄었지만 이마저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에 입학을 해서도 재학생들의 중도탈락 비율이 늘고 있다. 조한상 청주대 기획처장은 “수도권 대학으로 갈 수 있는 편입조건이 전에는 좀 까다로웠다면 지금은 수월해졌다. 수도권으로 재입학하는 비율이 늘어나다보니 가까스로 정원을 채워도 학사운영에 어려움이 생긴다. 대학과 본교 재학생 입장에서는 큰 손해다. 전체 입학 정원에 맞춰 예산을 짜는 데 이것이 흔들리면 학사운영에 지장이 생긴다. 편입이 또 다른 변수다”라고 설명했다.

인포그래픽 <최근 3년 도내 대학들의 재적학생 및 중도탈락율>을 보면 일단 재적학생이 점차 줄었다. 중도탈락비율은 유원대 8.7%, 중원대 8.8%, 세명대 5.7%, 서원대 5.3%순으로 높았다. 청주교대(0.3%), 한국교원대(0.8%), 꽃동네대(2%), 충북대(2.6%), 청주대(3.4%) 순으로 비교적 낮았다.

대학 4년을 마쳤어도 이탈은 멈추지 않는다. 대학을 도내에서 나와도 대학원을 서울로 진학하는 것이다. 이만형 충북대 기획처장은 “대학원을 갈 때 서울로 가려는 경향이 많다. 실제 데이터를 봐도 확연하게 나온다. 인재들이 지역의 자원으로 남지 않고 떠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대학원 이탈에 대해서도 들여다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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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대학들, 수시 이월 인원 많아 정시 부담 증가
6개 학과 중복지원, 합격자들의 연쇄이동 ‘되풀이’

충북지역 4년제 대학들이 올해 정시모집에 나섰지만 수시에서 이월 인원이 많아 신입생 모집에 대한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수시 이월 인원은 수시모집기간 동안 정해진 모집정원을 다 채우지 못해 정시모집에서 추가로 뽑는 것을 말한다.

지난 1월 6일 유웨이 중앙교육이 발표한 충북 도내 대학 수시 이월 인원을 보면 청주대학교와 중원대학교가 341명으로 가장 많았다. 청주대는 29개 전공 가운데 24개 학과에서 수시 이월 인원이 발생해 정시모집에서 증원했다. 충북대학교는 수시 이월 인원 305명이 발생했다. 한국교원대는 13명으로 가장 적었다.

도내 4년제 대학 가운데 수시 이월 인원이 100명 이상인 대학은 청주대, 중원대, 충북대를 비롯해 세명대 195명, 극동대 172명, 유원대 149명, 서원대 138명 등 7곳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46명, 꽃동네대 14명, 한국교통대 82명, 청주교대 78명이었다.

수시 이월 인원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시지원 횟수가 6회로 많아 중복 합격자들이 대거 수도권 대학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모 대학 관계자는 “수시 합격자들이 사다리를 타는 것처럼 위로 올라가려고 하니 순번이 바뀐다. 과마다 다르지만 추가합격을 몇 차례씩 하는 경우도 있다. 중복지원인데다가 ‘인서울’에 대한 욕망이 있기 때문에 해마다 이러한 과정이 되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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