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신 사진기를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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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대신 사진기를 들다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8.02.2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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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준 루비츠스튜디오 작가

이영준 씨는 국내 굴지의 반도체회사인 매그나칩에서 비메모리 연구원으로 13년간 근무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11월 돌연 사표를 제출하고 사진관을 열었다. 지인이 운영하던 사진관을 처분한다는 소식에 냉큼 인수한 것이다. 일을 저지르기 전에 그는 고민이 많았다. 세 아이들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돈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부인의 걱정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꿈을 위해 월급을 포기하는 도전을 했다.

이 작가는 “수입이 들쭉날쭉해 불안할 때도 있지만 누군가와 감정을 교감하면서 그들의 행복한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것에 매료되었다”며 “수입이 불안정해도 아마 사진 찍는 일을 접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스튜디오에는 흔한 상담실도 없다. “상담실이 있고 전담직원이 있으면 분명 수익이 오르겠지만, 그렇게까지 돈을 벌고 싶지 않다”며 “좋아하는 일을 길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관을 연지 3년 이제는 입소문을 듣고 오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고 한다.

 

앞으로는 “돈보다 사람을 많이 만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인근 지역의 사회복지관에서 매년 가족사진 찍는 봉사를 하고 있다. 지지난해엔 한 가족의 가족사진을 찍었는데 지난해 가족 중 한분이 돌아가셔서 그가 찍었던 사진을 영정사진으로 썼다고 감사의 인사를 들었다고 한다. 그에겐 무엇보다 그런 일들이 뿌듯하다. “그들의 가족사에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어 말을 못했지만, 앞으로도 사람들의 감정을 공유하는 일을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권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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