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물질 배출되면 주민만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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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물질 배출되면 주민만 피해”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8.04.2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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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베올리아코리아 재가동하자 시민단체 소각 반대

“예전에 공장이 가동됐을 때 늦은 밤이나 새벽이면 어디선가 무슨 냄새가 났는데 왜 그런지 영문을 몰랐다. 논란을 빚은 공장이 다시 가동한다는데 유해물질이 배출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프랑스 다국적 기업인 베올리아코리아가 충주시 목행동에서 고형연료(SRF)를 사용하는 소각시설을 재가동하자 주민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충주시민단체연대회의는 최근 자료를 통해 “폐기물 연료를 사용해 스팀을 생산하는 업체인 베올리아코리아㈜의 재가동을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업체가 열병합발전소로 확대 전환하려다 여의치 않자 플라스틱계 연료를 사용, 공장을 재가동하겠다고 하자 반발하고 있는 것.

충주시 목행동 베올리아코리아에너지 고형연료 사용 소각시설 재가동을 놓고 충주시민단체연대회의가 반발하고 나섰다

연대회의는 “폐플라스틱계 연료 사용량은 하루 90톤 정도였고 수년간 가동으로 환경에 악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유해물질이 법적 수치를 넘지 않는다고 하지만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충주시민의 몫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독성물질인 다이옥신은 청산가리의 1만 배나 유해하며 공중에 떠다니다가 눈, 비가 올 경우 지면에 내려와 먹거리인 동·식물을 통해 연속적으로 우리 몸에 들어온다면 건강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베올리아코리아는 이달 중순 고형연료 사용 보일러 스팀 공급시설을 재가동했다. 베올리아코리아는 “고형연료사용 보일러 스팀공급 시설을 재가동한다”며 “한국산업기술시험원 TMS 정도 검사, 한국환경공단 TMS 통합검사 등 법적 절차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TMS(Tele Metering System·대기오염물질상시측정시스템)는 대기오염물질을 자동측정기기로 상시 측정해 관제센터로 전송하고 배출상황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업체 “허용기준 준수할 것”

이 업체는 “기존 사업 허가에 따라 스팀 사용 고객사인 코스모신소재에 지속적이고 경제적인 스팀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고 재가동 이유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시간당 11~12톤의 스팀을 생산할 해당 시설은 생산 스팀 일부를 코스모신소재에 공급하고 남은 분량은 수증기로 방출한다”며 “먼지와 오염물질의 법정 배출 허용기준을 철저히 지키면서 깨끗하고 안전한 운영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민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베올리아는 올 들어 환경공단의 시험가동을 위한 검사에서 1차 부적합, 2차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시에 따르면 규정상 연소실 온도가 800℃ 이상 나와야 하는데 이하로 나왔고, 연소기능과 연소용량 부분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연소실 온도가 기준 이하로 내려가면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이 대량 발생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런 이유로 마지막 검사를 통과했다고 하지만 베올리아가 그동안 소각시설을 가동하며 규정을 제대로 지켰는지 의문이라고 환경단체는 지적하고 있다. 2월 초 청주 진주산업은 다이옥신을 허용기준치(0.1나노그램)의 5배 넘게 배출했다가 검찰에 적발돼 사업허가가 취소됐다.
목행동 SRF소각시설은 주민들 모르게 5년이나 가동됐고, 2015년에는 업체가 사업을 확장하려다 유해성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에도 환경단체 등에서는 업체가 보유한 소각시설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폈다.

특히 당시 업체는 삼성테이프와 에너텍크에 열원을 공급하기 위해 스팀공급관(이중보온관) 설치 명목의 도로점용을 내용으로 하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이에 목행·용탄동 주민들은 스팀 공급관이 깔릴 경우 혹시 모를 환경오염발생 시 그 범위와 관리를 우려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업체는 고형연료 소각시설을 열병합발전소 허가로 바꿨고 지역의 반발을 샀다. 업체는 최근까지 열병합발전으로 업태를 변경하려다 시민단체 등의 반발로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지난해 6월과 7월, 11월 세 차례에 걸쳐 충주시에 열병합발전시설 전환을 위한 도시관리계획 전기공급설비 변경을 신청했지만 모두 보류됐기 때문이다. 충주시도시계획심의위원회는 환경에 대한 악영향을 우려하는 주민 수용성 부분에서 업체 측이 납득할만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봤다.

주민들 불신 팽배

2016년 9월에는 산업자원통상부가 베올리아코리아의 충주 바이오 SRF 발전사업을 허가했다. 이 허가는 시민 갈등을 증폭시키는 촉매제가 됐다. 이 때도 베올리아는 공식 설명회를 갖지 않고 인허가 과정에서 일부 주민의 동의만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청원서에서 “베올리아 측으로부터 증설한다는 얘기가 없었고, 우드칩을 사용해 전기를 생산 판매한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폐기물이나 진배없는 바이오 SRF가 원료이고 발전량도 200톤으로 늘리는 등 주민들을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바이오SRF는 건축자재, 가구 등의 폐목재로 접착제나 페인트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포름알데히드 및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포함돼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이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올리아 측은 바이오SRF가 청정연료보다 오염물질 배출량이 많다는 것은 환경방지시설을 거치지 않은 상태를 측정한 기준이라며 시민사회단체의 위험성 제기를 일축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최근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이 심각해지면서 현 정부에서도 화력발전소, 열병합발전소 가동 중단과 감축을 강조하고 있다”며 “시에서도 해당 업체가 대기오염을 유발하지 않도록 환경공단 등 관련기관과 협조하겠다”고 답변했다.

[인터뷰]

임청 충주시민단체연대회의상임대표

-SRF사업 반대 이유는?
“폐기물을 SRF로 만드는 과정, 슬러지 건조 과정, SRF를 태워 수증기를 만드는 과정 등에서 미세먼지는 물론 중금속, 다이옥신 등 대기오염물질이 발생하고, 나아가 악취까지 발생될 수 있다. 이런 문제가 있는 사업이 재가동되면 목행동 주민은 물론 충주시 주민의 건강이 크게 우려된다. 더욱이 충주는 분지형이라 공기순환이 안된다. 회사 이익을 위해 청정도시에 환경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수치로 환산할 수 없다.”

-지금까지 활동은?
“베올리아는 폐플라스틱과 폐타이어 등 폐기물 고형연료를 소각하면서도 그동안 지역민에게 사실상 쉬쉬했다. 그러다 사업을 확장하려다 문제가 발생했고, 우리는 저지에 나섰다. 가장 중요한 건 대기오염 물질이 발생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다. 고형연료 시설은 2009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영업 허가를 받고 운영하고 있다면서 예전 불확실한 정보로 주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불법적 업무방해를 한다고 했다. 건강한 환경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시민의 기본적인 환경권 요구가 업무방해냐. 고형연료에 대한 논란을 겪는 전국 10여개 지역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환경전문가들과 인근 주민들은 고형연료가 자연환경 파괴 뿐 아니라 인체에 해를 입힐 만한 대기오염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더욱이 이 일대에는 초등학교도 위치해 있다. 아파트도 공급되고 있는데 대기오염에 대한 대책이 명확히 서지 않는다면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시민의 생존권과 환경권을 보장해 다음 세대에 좋은 환경을 물려줄 책임과 의무가 있다. 앞으로 소속 단체 릴레이 반대운동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고형연료 소각에 반대운동을 벌여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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