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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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다
  • 충청리뷰
  • 승인 2018.05.0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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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수충북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앞으로 인공지능과 자동화 및 빅데이터로 인해 세상이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변화할 것이라고 한다. 세계경제인포럼에서 예측한 2020년이 얼마 남아 있지 않다. 정말 그 예측이 2020년도에 일어날까? 예측이 다 맞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변화는 현재 지구촌이 갖고 있는 각 나라나 지역의 형편에 따라 서로 다른 속도로 진행돼 갈 것임은 틀림없다. 또한, 유엔미래보고서는 4차산업혁명으로 인하여 없어질 직업으로 심리전문가와 심리치료사를 포함하고 있다.

이 사회에서는 좋은 일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한 순간도 범죄와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적이 없다. 아마 앞으로는 더 심해질 것이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든 존재들이 겪어야만 하는 고통은 급격히 격동하는 사회의 어두운 단면으로 각종 범죄로 표출될 가능성이 높다. 하나의 암적인 존재는 모든 것을 파괴시켜 버린다. 사회가 복잡하고 다양화되어 감에 따라 인간의 정신세계나 감정의 형태가 복잡하게 나타날 것이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동반자로서 우리 모두가 변화하는 사회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은 더 많아진다. 인간은 더 고독하고 혼자 살아가면서 그 어느 때 보다도 거리가 멀어진 동반자와 살아야 하는 시대다. 범죄의 사회에서 안심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의 기반을 뒤흔드는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사람들 사이의 접촉은 점차 물리적인 것보다 기계적인 것이 많아지고 일상화 될 것이다. 같은 회사에서도 얼굴을 마주치지 않고 메시지로 간단한 회의를 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래도 전화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제는 전화기로 대화하는 부분이 메시지로 대치되어가고 있다.

인간이 인간을 이해하는 것은 인간만이 갖고 있는 특이한 감각기관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이러한 측면에서, 심리적인 부분과 정신적인 부분의 역할은 더 중요해진다. 기계화가 대신할 수 없는 것은 인간에 대한 이해이다. 컴퓨터는 데이터화 되어 나타나는 정보만 해석하고 유추하고 그 결과를 일상에 적용한다. 컴퓨터의 지능이 아무리 개발된다 하더라도, 그것은 인간처럼 따스해 질 수가 없다.

그래서 심리전문가와 심리치료사는 없어질 직업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공유하고 치유하는 전문직으로 더 강화되어야 한다고 본다. 아프다고 찾아오는 힘든 사람을 받는 형태에서 아픈 것 조차 숨기고 복지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사람들을 찾아 치유하는 것으로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사람이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인간이란 존재가 그리 이해되기 쉬운 존재가 아니라는 말이다. 기계는 사람이 아니다. 기계는 사람보다 더 사람을 이해할 수가 없다. 기계는 주인이 될 수 없으며, 되어서도 안 된다.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의 아픔을 공유하고 따스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존재는 사람이다. 사람은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아니다. 사람은 접촉을 통하여 서로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연유에서, 사람이 사람을 만나서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문 심리전문가가 분명히 더 필요하게 될 것이다.

급격한 변화가 몰아칠 미래에는 우리의 손을 잡고 눈을 맞추며 같이 아파하고 치유해주는 심리전문가와 심리치료사가 더 많아야 하지 않을까? 어쩌면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을 좀 더 인내를 갖고 발표된 자료를 다른 각도에서 분석하고 생각하며 바라보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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