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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률 높으면 다 용서된다구?취업 잘 시키는 사람의 두 얼굴…교통대 A교수 구속 기소

입시 면접 과정에서 수험생에게 막말과 갑질을 해 논란이 됐던 국립 한국교통대학교 항공운항과 교수의 민낯이 드러났다.<본보 2018년 1월 5일 15면 보도> 이런 상황에도 이 학과 학생 학부모들은 해당 교수를 두둔하거나 자녀 취업만을 걱정하고 있어 주위를 씁쓸하게 하고 있다.


청주지검 충주지청은 한국교통대 항공운항과 학과장 A씨(56)를 위계공무집행방해와 입찰방해,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최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5~ 2017년 항공운항과 입학전형을 진행하며 여성과 특성화고교 출신을 탈락시키라는 내부 지침을 마련한 뒤 해당 지원자 61명의 서류와 면접점수를 조작해 불합격시켰다.

입시 면접 과정에서 수험생에게 막말과 갑질을 해 논란이 됐던 국립 한국교통대학교 항공운항과 교수의 민낯이 드러났다


검찰은 공군 대령 출신인 A씨가 공군 조종장학생 선발률을 높이기 위해 여성 지원자들을 불합격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특성화고 학생들을 배제시킨 것은 ‘학습이 우려된다’는 A씨의 그릇된 편견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불공정한 내부지침 탓에 3년간 여성지원자 41명 중 단 한명만이 서류평가를 통과했지만 그마저도 면접에서 A씨가 “여학생은 잘 안 뽑는다”는 성차별적 발언과 함께 과락 점수를 줘 최종 탈락했다. 특성화고 지원자는 21명 가운데 항공고를 졸업한 단 한명만 합격했다.


대신 A씨는 인문계 남학생 위주로 신입생을 선발하려고 내부 지침을 세운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공군은 조종장학생 선발과정에서 인문계 남학생을 선호하는 관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항공운항과 졸업생이 공군 조종장학생으로 많이 선발되면 학과 평판이 좋아지고, 자신의 학내 위상도 올라갈 것이라는 생각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게 A씨는 군 장학생이 취업률로 이어진다는 점을 이용해 취업 잘 시키는 교수로 포장했다.


입찰 밀어주고 뇌물 챙겨
조종사 양성이라는 학과 도입 취지를 벗어나 공군 조종장학생 선발률만 높이면 된다는 A씨의 그릇된 편견은 신입생 면접과정에서 드러났다. 지난해 말 치러진 이 학과 입시 면접장에서 수험생에게 인권 침해성 막말을 해 공분을 샀다.

특성화고 여성 탈락 문건.


당시 A씨는 수험생에게 “몸이 좀 뚱뚱한 것 같은데 평상시에 많이 먹고 게을러서 그런가”라며 “63㎏까지 안 내려가면 나갈거지? 약속할 수 있어?”라고 용모를 노골적으로 폄하했다. 또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아들들이 범죄율이 가장 높다. 내 얘기가 아니라 통계가 말해주고 있다”며 “세상에 나가서 자기가 원하는 대로 안 되면 때려 부수고, 찔러서 죽이고 이런 걸 제일 많이 하는 애가 너 같은 가정 스타일 사람들”이라고 가정환경을 비하했다.


이 학과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A씨는 신입생들을 입학 두 달 전부터 소집해 합숙을 시켰다. 군 장학생 합격을 목표로 삼았다는 것인데 사실상 학생들의 의사와 무관한 강제학습이었다. 학생들이 A씨의 지시에 무조건 따른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썼다는 증언도 나왔다. 여성과 특성화고 출신을 배제한 학생 선발과 마치 군대를 연상케 하는 강압적 학사운동으로 군 장학생 선발률이 올라갈수록 A씨의 위상은 높아졌다.


그러자 그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자녀의 직장을 보장해주는 취업 전문가이자 최고의 교수로 불리게 됐다. 학내에서 영향력이 커진 A씨는 다른 범죄에도 손을 뻗쳤다. 검찰 수사결과 그는 2013~2015년 항공운항과 모의비행장치와 항공기 입찰과정에서 특정업체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납품 사양을 정해 공고하고, 50억 원 가량 실습 자재를 구매하면서 경쟁업체의 투찰 예상금액을 유출해 알려준 혐의(입찰방해)를 받고 있다. 이런 대가로 그는 납품업체로부터 6000만 원을 받아 챙겼고, 다른 업체로부터 6000만 원을 요구한 정황이 검찰로부터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공정성이 담보돼야 할 입시 과정에서 정성평가를 강조한다는 명목으로 원칙과 절차를 무시한 A씨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부동산 및 차명계좌를 동결하는 한편 향후 추징 판결을 통해 그가 받은 뇌물을 전액 국고로 환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집단 이기주의 태도 보이는 학부모들
일부 학부모들은 이번 사태를 여전히 교수들 간 알력다툼으로 보고 있으며, 이 일로 학생들이 희생되면 안 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학부모는 “A교수는 자녀들을 조종사로 키우기 위해 헌신한 참교육자”라며 “오히려 A교수를 음해한 동료 교수를 파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이런 태도는 이미 사건이 발생하고 알려진 올 초에도 일어났다. 당시 학부모들은 “이 사건의 본말은 동료 교수의 (면접 동영상에 대한)악의적 편집에 의한 A교수 죽이기”라며 “A교수를 무한 신뢰하고 그가 우리 자녀들을 끝까지 지도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의 이런 시각은 집단 이기주의로 비쳐지고 있다. 충주사회단체연합회 관계자는 “자식을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범죄를 저질러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두둔하는 학부모가 더 큰 문제”라며 “영문도 모른 채 입학이 좌절된 피해 학생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자체 감사를 했던 교통대 측은 점수 조작 등 ‘입시비리’는 없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대학 측은 “올 초까지 진행된 자체감사에서 입시비리 문제를 조사한 결과 A교수 등 3명의 진술이 일치하고 일관성이 있었다. 입시 비리 혐의는 발견하지 못했다”며 “입시 비리에 대한 혐의나 처벌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만약 법원 판결에서 입시 비리가 인정된다면 탈락자 구제 등 방안을 추후 논의해 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윤호노 기자  hono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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