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당 집행부 거수기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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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당 집행부 거수기 ‘NO'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8.06.2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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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의회 총 32석 중 더민주당 28석, 자유한국당 4석으로 구성
3선 의원에 재선까지 의장에 욕심…“감투싸움 나면 비난에 직면할 것”
지방선거에서 더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충북의 권력이 교체됐다. 사진은 상당공원 사거리 모습.

지방선거 後 충북
충북도의회

이번 6·13 선거이후 충북을 움직이는 무게중심이 크게 바뀌었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중앙정부는 더민주당이 실권을 잡았으나 충북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단체장이 다수 배출됐다. 지방의회도 자유한국당이 잡았다. 그래서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으나 이번 선거에서 더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지방권력의 교체를 실감하게 됐다.

더민주당은 충북도지사와 총 11개 기초지자체장 중 7명, 광역의원 32명 중 28명, 기초의원 총 132명 중 86명을 당선시켰다. 지난 1991년 지방자치 부활이후 최고의 성적을 거둔 것이다. 그래서 파란점퍼만 입고 나오면 당선됐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태풍보다 더 무서운 ‘文風’이 불어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는 게 중론이다.

 

“의원별 직무분석해서 평가해야”
 

하지만 이런 현상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야당에 경고를 준 효과가 있지만, 쏠림으로 인해 향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들이 많다.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이 더민주당 단체장에 의회도 더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곳이 많아 견제와 감시가 제대로 될 수 있겠느냐는 우려다. 집행부와 의회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러야 하는데 ‘좋은 게 좋은 것’ 이라며 거수기 역할만 하면 없느니만 못하기 때문이다.

충북도의회는 총 32석 중 더민주당이 28석, 자유한국당이 4석을 차지했다. 민선3기였던 지난 7대 의회는 총 29명 중 한나라당이 26명, 열린우리당 1명, 무소속이 2명 이었다. 민선4기였던 8대 의회는 한나라당이 30명, 민주당이 2명이었다. 이런 기류는 민선5기였던 9대 의회에 가서 확 뒤집힌다. 총 36명 중 새정치민주연합이 25명, 새누리당이 5명, 통합진보당 1명, 민주당 1명, 그리고 정당이 없는 교육의원이 4명으로 개편됐다. 이것이 민선6기 10대 의회에서는 자유한국당 21명, 더민주당 10명으로 무게중심이 다시 이동했다. 이 때 교육의원은 없어졌다.

광역·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교육감 선거, 정당투표 등을 한꺼번에 하는 동시지방선거에서 통상 광역의원은 중간에 낀 존재같은 취급을 받는다. 유권자들에게 가장 관심받기 어려운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게 정치인들의 말이다. 이 때문에 정당 지지율과 비례해서 갈 때가 많다. 도의회의 더민주당 압승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이헌석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소수정당 진입을 위해 선거구를 확대시켜 놓으니 인물보다 정당을 보고 찍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광역은 물론이고 기초의회마저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사람에 대해 평가를 하고 찍어야 하는데 그게 안되니 지방의회까지 文風이 휩쓸고 지나갔다. 기초의회는 공천제를 폐지하고 의원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직능별로 인물을 추천하는 제도를 도입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할 일은 적고 권력은 많은 지방의회를 개편해야 한다. 그리고 당선된 후에는 의원별 직무분석을 해서 유권자들에게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북도의회는 오는 7월 5일 개원한다. 지난 10대 의회도 도민만 바라본다고 했으나 정쟁, 비위, 일탈, 예산낭비 등을 일삼아 도민들을 자주 실망시켰다. 그래서 의정비를 주지 말고 무보수 명예직으로 다시 돌리자고 하는 여론도 있었다. 지역의 한 인사는 “선거 때만 낮은 자세로 일하겠다며 절하고, 평소에는 힘주고 다니는 의원들을 많이 보았다. 집행부는 견제·감시하고, 지역현안이 있을 때는 발벗고 나서는 의원들을 보고싶다. 기본원칙에 충실한 의원이 많으면 지역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마디 했다.

 

감투싸움 나는 거 아냐?
 

선거가 끝나자 다음 충북도의장을 누가 맡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의장은 대외적으로 도지사 대우를 받고, 기사와 비서가 딸리는 등 특별대우를 받기 때문에 재선이상 의원들은 탐을 낸다. 의장은 다수당인 더민주당 몫으로 돌아가고 나머지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은 야당인 한국당과 배분한다.

현 10대 의회는 자유한국당이 다수당이었다. 전반기 때는 자유한국당과 더민주당이 원구성에 합의를 하지 못해 처음부터 오점을 남겼다. 더민주당은 부의장1+상임위원장 2석을 달라고 했으나 키를 쥔 자유한국당은 부의장1+상임위원장 1석을 주겠다고 팽팽히 맞서다 자유한국당이 모든 감투를 싹쓸이하는 것으로 날치기 통과하고 말았다. 이 때문에 양 당간 갈등의 골이 깊었다. 그러다 하반기에는 더민주당 요구대로 부의장1+상임위원장 2석을 배분했다.

11대 의회에는 자유한국당 의원이 4명밖에 안돼 부회장은 못 주고 상임위원장 1석 정도를 배분한다는 얘기들이 돌고 있다. 모 의원은 “9대 의회 때 새누리당이 5명 이었는데 상임위원장 1석을 줬다. 그 기준을 참고할 듯 하다”고 말했다. 도의회 교섭단체 및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관한 조례에 의하면 5명 이상의 의원을 가진 정당이 교섭단체가 된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이마저도 안돼 교섭권도 갖지 못할 처지가 됐다.

11대 의회에서 더민주당 의원 중 3선은 장선배(청주2), 김영주(청주6), 황규철(옥천2) 등 3명이다. 현재 이들이 모두 의장 꿈을 갖고 있는 가운데 재선의원 몇 명이 욕심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선의원은 이숙애(청주1) 박문희(청주3) 연철흠(청주9) 이의영(청주12) 심기보(충주3) 이수완(진천2) 등 6명이다.

이에 대해 모 의원은 “당내경선을 먼저 하고 오는 7월 5일 개원식 날 본선거에서 의장을 선출한다. 하반기에 해도 되나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르니 대부분 전반기에 감투를 쓰고 싶어한다. 하지만 우리끼리 밥그릇싸움을 했다가는 커다란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의원 선수(選數)는 중요하고 존중돼야 한다. 선수가 높은 사람이 의장을 한다는 기본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이 기본마저 깨지면 패가 갈리고 엉망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민주당 의원들마저도 지금 의장 선출을 앞에 놓고 자칫 패싸움과 분열이 일어날까봐 걱정하고 있다. 실제 더민주당이 이번에 감투싸움을 한다면 여론은 싸늘해질 것이다. 기대가 큰 만큼 그에 비례해 비난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도의회 구성

민선4기 8대 의회-한나라당 30명, 민주당 2명
민선5기 9대 의회-새정치민주연합 25명, 새누리당 5명, 통합진보당 1명, 민주당 1명, 정당없는 교육의원 4명
민선6기 10대 의회-자유한국당 21명, 더민주당 10명
민선7기 11대 의회-더민주당 28명, 자유한국당 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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