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형 시장 대표 공약 ‘4색 테마공원’ 현실성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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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형 시장 대표 공약 ‘4색 테마공원’ 현실성 있나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8.07.2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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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설운동장·호암공원·동수공원·세계무술공원을 시민 공간으로

충주시가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일 ‘4색 테마공원’을 추진한다. 이는 지난 6·13지방선거 당시 조길형 시장이 4색 테마공원 조성 사업을 5대 공약 가운데 하나로 제시한데 따른 것이다. 조 시장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최근 열린 충주시의회 임시회 시정연설에서도 4색 테마공원 조성 계획을 밝혔다.

충주시민 유료입장으로 진통을 겪은 세계무술공원 내 라이트월드는 이달 무료입장으로 전환됐다.

계획에 따르면 옛 충주종합운동장인 공설운동장은 광장형 복합쉼터로 조성해 체육과 여가활동, 축제 개최 등 시민의 공간으로 전환된다. 또 호암공원은 공원 미조성지 토지를 추가로 확보해 테마정원, 수목원, 숲놀이터 등 가족힐링 등을 위한 휴양공원으로 조성되고 연수동 동수공원은 친환경 생태 체험공원으로 꾸며진다. 아울러 세계무술공원은 관광지 지정 취지에 맞게 외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놀이공원으로 기능을 더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4곳의 테마공원이 시내지역에 생기를 불어넣고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업추진이 용이치 않기 때문이다. 시는 공설운동장을 공원으로 만들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운동장을 두고 매각과 활용 사이에서 고민하던 시가 ‘공원화’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 시는 먼저 공청회를 열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일반거주지역인 이 부지를 ‘공원화’하기 위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준비 중이다.

시 관계자는 “도시계획에 따른 용역을 발주했다. 용역결과에 따라서 도시건축공동위원회가 열리고 거기에 상정해서 결정되면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시건축공동위원회 개최에 앞서 공설운동장 용도 폐지가 이뤄져야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올 2월 시는 공유재산심의위원회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용도폐지 안건이 부결됐다.

당시는 매각을 위한 용도폐지를 논의한 자리였는데 용도폐지가 결정되면 당장 운동장을 사용할 수 없어 주민들의 불편을 고려한 조치였다. 그러나 시는 지난해 전국체전이 열렸던 호암동 종합운동장 신축에 따라 기존 공설운동장을 매각해야 한다.

공설운동장, 공원으로 탈바꿈할까?
시는 당시 기획재정부 등 중앙부처와 운동장 신축에 따른 국비 지원을 받으면서 공설운동장을 전국체전 이후 매각하기로 조건을 걸었다. 하지만 시는 매각절차를 밟지 않았다. 이로 인해 공설운동장 매각을 전제로 추진되는 낡은 충주문화회관을 대신할 충주문화예술회관 신축 사업이 지체되고 있다.

시는 공설운동장을 공원으로 만드는 사업에 시비 충당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충주문화예술회관은 도의 지원과 지방채 발행으로 건립이 가능하리라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시 자체예산과 수백억 원의 도비 지원이 원활히 이뤄질지 의문이다.

충주 공설운동장 전경.

여기에 공설운동장 일원은 현재 닥터헬기 이착륙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충주에서 인터넷 설치기사를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된 이후 중증 응급환자를 치료할 응급의료체계와 닥터헬기 이착륙장 확보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고 지난달 시는 공설운동장 등에 이착륙장을 설치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설운동장 일원에 공원이 들어서면 닥터헬기 이착륙장과 상충될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헬기 이착륙시 시민들의 안전문제가 걸리기 때문이다.

국립충주박물관 건립 후보지 문제도 걸려있다. 시는 현재 국립충주박물관 건립을 추진 중인데 유력한 후보지 중 한 곳이 공설운동장이다. 어떤 방식으로 추진되든 최종 결정 때까지 공설운동장을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납 성분 기준치가 초과된 우레탄 운동장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어서다.

공설운동장은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검사에서 납 성분이 기준치의 94배를 초과했고, 발암물질인 6가크롬도 기준치의 3배 이상이 나왔다. 우레탄에 속한 납은 소량만으로 혈액과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며 납에 중독될 경우 신장이나 간, 신경체계 및 면역체계가 손상돼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하지만 충주시는 이달 현재까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있으며, 이 같은 사실을 시민들에게 안내하지 않고 운동장을 개방하고 있다. 때문에 공원 조성에 앞서 시민들 건강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호암공원·무술공원 논란 여전
호암공원은 당초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었다. 공원시설로 지정된 지 62년이 된 호암동 713 일원 호암근린공원을 민자를 투입해 꾸미기로 한 것. 그러나 시는 사업 참여업체들에게 무리한 조건을 내걸었다. 업체들에게 총 사업대상지 15만 6497㎡ 중 전체 사유지 토지면적과 토지소유자의 1/2 이상 동의서를 제출하도록 조건을 제시했다. 자치단체가 사업을 추진할 경우 특례법의 적용을 받아 강제수용이 가능하지만 시는 토지주들이 토지보상에 반발하자 까다로운 보상문제를 참여업체 측에 넘긴 것이다. 결국 호암공원 민자 추진은 없던 일이 돼 버렸고, 시는 직접 매입해서 공원을 조성하려고 구상 중이다.

연수동수공원은 친환경 생태공원인 자연마당과 기상과학관으로 이뤄진다. 기상과학관은 중부권 최초로 들어서며 태풍과 지진 등 자연재해 관련 전시와 교육, 체험학습시설 등이 들어온다. 1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며 연면적 3000㎡,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진다. 자연마당은 31억 원이 소요되며 정화습지와 생명숲, 생태탐방로와 숲체험 놀이터 등이 들어선다.
하지만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던 공원 조성은 지연될 전망이다. 문화재가 발굴되면서 공사를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내년 하반기로 완공 계획을 수정했는데 무난히 추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충주시민 유료입장으로 진통을 겪은 세계무술공원 내 라이트월드는 이달 무료입장으로 전환됐다. 라이트월드는 6·13지방선거 충주시장 선거 때 주요 쟁점사항이었다. 현재도 시민사회단체들이 시민 공원 안에 세워진 라이트월드 조성경위에 대해 시의회가 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촉구하는 등 여전히 시끄럽다.

시민 의견수렴 과정 없이 자본금도 없는 라이트월드를 사업자로 선정했다며 청와대 국민청원과 감사원 주민감사청구, 검찰·경찰 수사의뢰 등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라이트월드 이모 대표가 사기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뒤숭숭한 분위기다. 시민사회단체들은 1000억 원 이상의 사업비를 들여 조성한 공원인데 라이트월드를 사업자로 선정해 임대준 것에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때문에 시가 각종 논란을 겪고 있는 공원 부지에 대한 우려 등을 불식시키고 4색 테마공원을 원활히 추진할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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