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퍼붓더니 파손된 채 방치
상태바
혈세 퍼붓더니 파손된 채 방치
  • 윤호노 기자
  • 승인 2018.09.07 09: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주 마리나센터 운영업체 있을 땐 특혜의혹, 철수 뒤엔 관리조차 나몰라라

2013년 세계조정선수권대회를 위해 지어진 국제조정경기장 내 마리나센터 일부 공간이 방치되고 있다. 특히 2016년까지 마리나센터를 임대 받은 업체가 사용했던 주방시설 등이 그대로 남아있으면서 활용 방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충주시 중앙탑면에 위치한 국제조정경기장은 13만 3531㎡ 규모로 672억 원이 투입됐으며 그랜드스탠드, 피니쉬타워, 마리나센터, 보트하우스, 경기장 진입로 0.7㎞, 중계로 2.4㎞를 갖추고 있다.

2013년 세계조정선수권대회를 위해 지어진 국제조정경기장 내 마리나센터.

이 가운데 마리나센터는 세계조정선수권대회 당시 선수단이 이용하는 식당 등으로 활용됐다. 규모는 지상 3층 2838㎡ 규모다. 대회 이후 시는 2014년 캠핑 및 아웃도어 업체인 A업체와 2016년까지 국제조정경기장 내 마리나센터를 3년간 임대 계약했다.

A업체는 마리나센터를 운영하면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시는 A업체와 작성한 마리나센터 임대차계약서에 재임대를 못하도록 명시했지만 이 회사는 재임대를 했다.

이런 사실은 특별회계감사에서 밝혀져 당시 담당 공무원이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시는 계약 위반에 따른 원상 복구 등 근본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 게다가 시는 A업체로부터 보증금조차 받지 않고 임대계약을 체결해 특혜의혹에 휘말렸다.

시가 최소한의 안전장치조차 마련하지 않은 것. 7개월 넘게 임대료 1억 8000만 원을 납부하지 않았는데 계약해지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아 ‘봐주기’ 의혹도 받았다.

마리나센터 내 주방시설.

2016년 열린 호수축제 때 시는 A업체를 후원사로 했다. 이 때 시 예산 수억 원이 들어갔지만 후원사 배만 불렸다는 비난을 받았다. A업체는 맥주페스티벌을 주최하면서 시와 협약을 통해 페스티벌 비용을 부담키로 하고 축제장 방문객을 대상으로 맥주, 안주 판매와 캠핑장을 운영했다.

체육시설로 자리 잡을 지 관심
A업체는 민간인들에게 일정 액수를 받고 안주 판매 부스를 임대하고 부스 운영자들로부터 매출액 중 카드결제는 18%, 현금결제는 15%의 금액을 추가 수수료로 챙겼다. 시는 호수축제와 관련해 각종 홍보물과 보도자료에 A업체를 공식후원사라고 소개했지만 실제 이 회사는 단 한 푼의 현금도 후원하지 않았다. 별도의 후원 없이 자사 이익을 위한 행사를 벌인 것.

더욱이 공모과정도 석연치 않았다. 공고를 재단 홈페이지에만 게시해 대부분 공모사실 조차 알지 못했고, 유일하게 공모한 A업체가 공식후원사로 결정됐다.

2016년 12월 A업체의 마리나센터 임대 계약이 만료됐다. 시는 재임대계약을 업체 측에 통보하면서 조건을 달았다. 조건에는 해당 업체가 마리나센터를 운영하며 발생한 각종 문제점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해당 업체는 계약기간 만료 뒤 재계약을 포기했고, 세입자들은 소송을 검토했다. A업체의 재계약 포기 뒤 마리나센터의 마땅한 활용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중앙탑면사무소 입주가 검토됐지만 용도변경과 문화체육관광부 승인 등의 문제로 답보상태에 빠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마리나센터 일부 공간은 방치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 4월 1층에 체험관광센터가 들어선 이후 지역 관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어 상황은 나아졌지만 2층과 3층은 관리의 흔적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2~3층 내부 곳곳에는 거미줄이 잔뜩 처져 있고 오랜 기간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듯 건물 일부가 여기저기 파손된 채로 방치된 모습이다.

야영장 수풀 우거져…시민 ‘눈살’
2층은 이곳을 운영하던 업체가 사용했던 주방시설과 식당 모습이 그래도 남아있다. 업체가 마리나센터를 떠난 지 1년 8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활용계획은 요원해 보인다.

마리나센터는 지난해 충북도 종합감사에서 민간에 임대한 뒤 입찰공고와 다르게 건축물 용도변경을 허가한 것이 지적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여러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기존 중앙탑면사무소 이전은 구조상 안 맞는다는 결론이 났다”면서 “조정 관련 체육시설을 옮긴 뒤 조정경기장 선수들의 체육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고, 조만간 구체화된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A업체는 2015년 5월 시로부터 조정경기장 내 부지를 임차해 야영장을 운영했는데 시는 여기에 7억 원이나 되는 혈세를 투입했다. 전기시설과 샤워시설 겸 화장실, 조경시설, 운동시설, 취사·조리시설 등의 기반시설까지 조성해 준 것.

A업체 철수 뒤 다른 업체에서 야영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풀이 우거지는 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충주시민연대 관계자는 “수억 원의 예산이 들어간 것도 모자라 관리까지 제대로 하지 못한다”며 “마리나센터와 더불어 야영장도 공간 활용과 운영에 관한 철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