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엔 일단 푸드트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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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축제엔 일단 푸드트럭이 있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8.09.17 09: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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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의 '무엇'

올 가을 문화행사가 쏟아지고 있다. 농산물 축제부터 공예페어, 예술제, 직지코리아페스티벌, 젓가락 페스티벌 등 등. 국비와 지방비를 받은 대형축제부터 작은 소규모 축제까지 가을을 장식한다. 이 많은 축제들 앞에서 수많은 의문이 든다. 축제는 언제부터 어떻게 준비되고 기획되어서 세상에 하나의 ‘상품’으로 나오는 것일까. 어째서 한 해 한 해 매번 다른 축제를 기획했다고 보도자료를 뿌리지만 매번 현장에서는 같은 작품, 같은 사람들을 마주하게 되는 것일까.

그 모든 걸 ‘지역’의 이름으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는 걸까. 축제가 주는 신선함은 없고 늘 아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만남의 장이라는 것에 만족해야 할까.

일단 행사는 너무 많은데 그 가운데 성공한 축제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지역축제들이 대개 비슷하다. 요즘 지역축제엔 일단 푸드트럭이 빠지지 않는다. 닭꼬치 트럭이 인기가 가장 좋다. 그 이유는 싸고 먹으면 든든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체험은 ‘공예’로 귀결된다. 공예체험 아이템 또한 수년째 똑같다. 목걸이나 팔찌 만들기, 작은 레고블럭을 끼워 열쇠고리 만들기, 가방에 색연필 칠하기다. 1000원에서 3000원을 내면 된다. 이걸 진정 체험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이가 있다면 집에는 축제 현장에서 만든 비슷한 형태의 팔찌와 가방들이 넘쳐나게 된다.

축제 현장이 다 비슷비슷하다. 우리가 팔고 있는 문화가 이렇게 식상하고 매번 똑같은 것은 왜 일까. 팔 게 없다면 팔기 전에 개발하는 노력을 먼저 해야 한다. 적어도 공예페어의 체험부스는 좀 다르면 안 될까. 공예페어 부스나 직지코리아페스티벌 부스나 젓가락 페스티벌 부스나 지역의 농산물 축제 부스나 체험행사는 모두 똑같다.

그럼에도 축제가 필요하다고 항변한다면 할 말이 없다. 축제는 기본적으로 좋으니까. 그런데 그 좋은 축제를 위해서 지자체는 얼마나 많은 예산을 쓰고 있는 걸까. 주민들은 예산대비 그만큼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을까. 축제 주최 측도 행사가 너무 많아 허덕이고는 있지 않을까. 결국 소비자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는 축제가 성공할 텐데, 이를 파악할 근거와 여유가 없다보니 기존 아이템을 반복하고 있는 건 아닌지 물어보고 싶다.

형식에 얽매여, 텍스트에 얽매여 의무감에 벌이는 축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오늘도 청주시의 행사는 넘치고 또 넘친다. 이것이 지역의 문화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AI컴퓨터가 분석이라도 해주면 좋으련만. 그저 모두 “열심히 준비하셨네요”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 사람들의 니즈는 달라지고 있는데 지역의 축제는 똑같은 콘셉트, 즉 맥락만 있는 이야기를 되풀이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자. 같은 이야기도 매번 듣다 보면 지겹다. 익숙한 반가움은 있을지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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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인 2018-09-20 08:25:12

느끼고
공감한다
그래서
대안이 필요하다
글을 쓰며 읽으며
가장 허무하고 난감한 것이
다알고 느끼는데
그래서ㅡ 어쩌라고ㅡ에 막힌다
다시 묻고싶다
그래서요?
지적말고 대안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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