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사직동 노인·아이 모두가 마을의 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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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사직동 노인·아이 모두가 마을의 자원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8.09.19 12:25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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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콘텐츠 만들기 위해 마을조사 시작
현재 참여자 10명이지만 점점 늘어나는 중

‘함께’는 청주시 사직동을 중심으로 형성된 청주행복교육지구 공동체다. 공유경제를 추구하는 동네 시민단체 ‘협동조합 이웃’, 생태교육연구소 ‘터’, 미디어교육공동체 ‘공룡’, 전문예술인들의 모임인 ‘퍼블릭에어’, 그리고 ‘충북친환경생활지원센터’가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5개 단체들의 모임인 행복교육공동체 ‘함께’. 이들은 충청리뷰가 그동안 취재하며 만났던 교육공동체들과 성격이 다르다. 지금까지 교육공동체는 동네 아이들의 사랑방이었다.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엄마들이 아이들을 공동으로 양육했다. 그 속에서 공동체를 형성했다. 반면 ‘함께’는 아이들 교육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보다 마을현황조사를 우선으로 한다.

이인선 대표는 “우리 마을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초등학교, 그리고 대학교도 인접해 있어 많은 아이들이 거주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함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다. 그는 “당장이라도 프로그램들을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좀 더 마을의 역사를 담고 창의적인 특화콘텐츠들을 진행하기 위해 우선 마을에 어떤 것이 필요한지 알아봐야 했다”며 마을조사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래서 ‘함께’는 청주행복교육지구 민간공모에서 지역인프라 구축사업 중 마을 조사를 위한 지원을 받았다. 지난 5월 시작해 현재 조사가 한창이다. 2명의 엄마 조사원들이 마을을 돌며 아이들, 동네 엄마들, 그리고 터주대감들의 의견을 듣는다.

 

길을 걷다 그냥 방문하는 주민들로 ‘함께’ 사무실은 늘 북적인다. (뒷줄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한태호, 이인선, 이교문, 김상숙, 김정미, 진무웅/사진 육성준 충청리뷰 기자

마을자원조사 시작

조사원으로 활동하는 김정미씨는 사직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두고 있다. 그는 “4개월여 조사를 하며 마을사람의 다양한 의견을 접했다. 무엇보다 초등학교 엄마들은 마을이 함께 아이를 키우는 교육공동체에 대한 갈망이 많았다. 그렇지만 상당수 직장맘이다보니 이들에게서 공통된 생각을 이끌어 내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 학부모회나 마을 주민회등의 공동체도 많이 약화된 상황. 이들이 활동하는 사직동은 재개발계획으로 어수선하다. 10년여 전 대규모 아파트 단지조성이 완료됐고 이어 추진된 주택가 재개발사업은 난항을 겪었다. 그 사이 집을 팔고 떠나는 사람도 상당수였다. 빈집이 늘어나 공동화현상도 발생했다. 마을은 이미 서로 이해관계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공동체 회복을 위해 마을에서 자원조사하는 것은 녹록지 않은 일이다.

다양한 의견을 듣고자 김 씨는 ‘함께’의 조사원이자 사직동재개발구역 사무실의 단골 손님, 그리고 주민센터의 어려운 민원인을 돕는 해결사 등으로 활동한다. 동네를 돌며 소식을 취합해 기록한다. 그는 “우선 지역의 인구구성은 어떤지, 학원은 얼마나 있는지 그리고 아이들은 방과 후 어떤 일들을 하는지를 알아본다”며 조사하고 있는 사항들에 대해 설명했다.

김상숙 씨도 함께 조사원으로 활동한다. 사직초 학부모인 그는 단체나 기관에서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수요를 조사한다. 그리고 학부모와 10대 청소년이 어떤 프로그램을 선호하는지 파악한다.

그는 “우리 마을에는 이런 것에 대해 계량화된 자료가 없다. 조사를 마치면 마을 자원지도를 만들 계획이다”며 “그래서 ‘함께’에서 하는 프로그램이 또 다른 방과 후 교육활동이 아니라 주민이 함께 하는 특화된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의 활동을 주민들도 반긴다. 그래서 사모구역재개발사업과 관련해 활동하고 있는 마을 주민들이 종종 ‘함께’의 사무실을 찾는다. 마을에 30년 넘게 거주하고 있는 진운성 씨는 “동네를 위해 고민하는 것은 재개발반대 주민이나 교육공동체나 매한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직동 만이 갖고 있는 마을의 역사가 있다. 누군가의 마당에서는 아직도 유서 깊은 유물들이 잠자고 있다. 지금 ‘함께’에서 마을의 인적자원을 연결하는 조사를 벌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을의 물적자원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며 “그 시작은 사람들이 마을에서 하는 일이 어떤 것인지 알고 공동체를 만드는 일”라고 말했다.

 

늘어가는 구성원

이인선 대표는 “인근 단체들이 함께 주변의 목소리를 듣다보니 마을에 대해 더 깊은 고민을 할 수 있다”며 “현재 참여하는 사람들은 10명이지만 마을을 위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밝혔다. 그들로 인해 ‘함께’ 사무실은 북적인다.

이 대표는 “교육이 중심인 공동체로 발을 뗐지만, 지금 공동체는 엄마들뿐 아니라 교육에 관심 없던 사람들까지 모이는 곳이 됐다”며 “자녀들이 잘 살 수 있는 마을을 고민하는 활동이 모두의 관심을 얻어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함께’는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세미나와 강연활동을 한다. 얼마 전엔 정치학자 채효정씨와 함께 ‘마을 교육 공동체 활동을 위한 마을의 이해’를 주제로 토의했다. 그리고 전문가와 마을 사람들이 모여 ‘마을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공통된 생각을 내놨다고 한다.

현재는 마을의 아동과 청소년들 특히 학교 밖 아이들에 대한 실태를 조사한다. 조사내용을 주민들과 공유해 ‘아동 청소년 교육을 왜 마을에서 해야 하는가’에 대해 강연을 계획한다.

그 사이 추석이 낀 일정이어서 이 대표는 바쁘다. 그리고 회계처리와 실무전반을 맡은 이예린 부대표도 발맞춰 문서처리를 하느라 정신없다. 교육공동체 ‘공룡’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 부대표는 “공모사업이다보니 시일에 맞춰 처리할 일들이 많다. 그래서 마을사람을 만나 조사도 하고 싶은데, 그럴 여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들의 희생으로 ‘함께’는 순항하고 있다. 그리고 조사된 내용을 모아 10월부터는 ‘사직동 마을자원지도’를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마을자원지도는 사직동의 안내 자료로서 마을 주민들에게 고루 배포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11월말쯤이면 1년 조사 결과인 마을자원지도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을 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누구라도 이 자료를 갖고 활용했으면 한다”며 희망사항을 말했다.

청주 사직동뿐 아니라 우리가 사는 마을 주변에는 많은 자원들이 숨어있다. ‘몇 다리만 건너면 세계가 이웃사촌’이라고들 말하지만 이를 연결하는 매개체는 찾기 힘들다. 그런 가운데 청주행복교육지구 사직동 ‘함께’는 교육으로 시작했지만 마을의 매개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밤낮으로 마을을 돌며 주민들과 소통하는 교육공동체 ‘함께’의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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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윈맘 2018-10-02 22:12:50
주민센터의 어려운 일을 도와주는 해결사라니~~?돈없고 능력없는 시댁을 무시하는 여자가 어려운 사람을 도와준다니 참~ 아이러니 하네요능력있는 사람만 사람으루 보는분인거 같은데 몰라두 너무 모루시네요

서영 2018-09-29 00:49:57
조사윈으루 활동하는 이유중하나가 개인의 영리를 목적으루 활동하는면두 있겠네요위낙 내숭과보통여우가 아니라서 그 내면을 보기가 두렵습니다 자신의 영리앞에서는 도덕적인 양심두없는사람이 활동한다는사실이 ㆍ교양있는척 온통 가식적인모습에환하게 웃는모습뒤의 욕심과 허영심이 가득찬사람이 조사윈이라니 씁쓸 합니다

영희 2018-09-29 00:18:30
조사윈이라면 욕심없고 양심이있어야하는거아닌가요?자신의욕심을 채우기위해 다른사람은희생해두된다는여자가동네의 눈과귀가된다니 참으로놀랍습니댜 ㆍ웃는모습의가식적인뒷면이

영희 2018-09-29 00:12:49
대단한여자가 조사윈으루활동하네요 두얼굴을가지고 아주 못된여자지요겉과속이다른 자신의이익에눈멀어그런여자가 주민을의해 활동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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