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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적 최저임금 인상에 신음하는 농촌경제“농가 평균 소득 2∼3배 최저임금 강요는 농업 죽이기” 반발 고조

지난 5월 25일 최저임금법 개정으로 농가의 인력 및 경영난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본보 7월 9일자 보도). 이런 가운데 농가를 중심으로 노동집약적인 한국 농업의 현실을 고려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7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원회의를 열고 2019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8350원으로 확정했다. 최저임금법 개정 이후 처음 적용되는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7530원)보다 10.9%(820원) 인상된 수준이다. 이는 월급 174만 5150원, 연봉 2094만 원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농업과 농촌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최저임금법 개정과 최저임금 일괄인상으로 농업인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축사나 대형 재배시설을 갖춘 농가와 농업법인들은 벌써부터 늘어난 인건비 부담을 해소할 방안 마련에 골몰하는 등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역에서 농업법인을 운영 중인 A씨는 “농업소득은 사실상 인건비 남기기인데, 2018, ’19년 2년 동안 최저임금을 무려 30%나 올려놓았으니 농민들은 어떻게 살라는 말이냐”며 “지역별, 업종별 배려 없이 모든 산업과 지역에 일괄적용하는 현행 최저임금법을 이대로 방치하면 농업의 전문화와 규모화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A씨는 이어 “현재 농가 당 평균 농업소득이 연간 1000만 원(2017년 기준 1004만 7000원)을 겨우 넘기는 상황”이라며 “농가들은 자신들이 고용하는 농촌 인력들의 최저임금을 맞추느라 모두 파산하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질타했다.


지난해 기준 통계청의 9개 도 농업소득 자료에 따르면 충북 농가들은 연간 전국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804만 6000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내년도 기준에 적용하면 지역 농가들은 최저임금보다 무려 1290만 원 가까이나 못 버는 셈이다.


그럼에도 현실에 맞지 않는 급여를 농업 피고용인들에게 지급하도록 한 최저임금법을 그대로 고수하는 것은 농업과 농촌을 초토화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는 게 농업인들의 주장이다.
농업인들은 현물로 제공하는 숙식을 최저임금에 포함하지 못 하도록 한 최저임금법도 농가의 경영난을 가중하는 대표적 악법으로 꼽는다.


개정된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최저임금의 25%를 초과하는 정기상여금과 7%를 넘는 복리후생비는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반면, 복리후생비 중 현금 지급이 아닌 경우는 산입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숙식 등 복리후생의 대부분을 현물로 제공하는 농촌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는 대표적 탁상행정 사례다.


인력이 부족할 때마다 외부 노동을 이용하는 B씨는 “우리 마을은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여관이나 식당이 없는 관계로 농가에서 숙식을 현물로 지급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며 “나뿐 아니라 대다수 농가가 같은 사정임에도 현물 지급한 복리후생 항목은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아 농가들은 숙식비까지 고스란히 추가비용으로 부담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농가의 이 같은 절규에도 정부 대응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심지어 지난 8월 7조 원 이상 자금 투입을 전제로 발표한 최저임금 인상 후속대책에도 농업이나 농촌과 관련한 배려는 사실상 전무했다.


지역 농업인과 영농법인들은 농어업과 사양 산업 등 취약 업종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등 보완책 마련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예외 없는 최저임금 적용을 강조하는 정부 논리가 워낙 완강해 반영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에 농업계 인사를 포함해달라는 요구도 거부됐고, 30인 이상을 고용하는 농업법인과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 대한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요청도 미미하게 반영됐을 뿐이다.


외국인 노동자가 국내에 처음으로 들어오면 관련 기술을 익히고 업무에 적응하는 1~2년 동안 최저임금의 85~90%만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외국인 근로자 수습제도 거부됐다.


농가는 최저임금법과 최저임금 적용에 따라 경영난이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임에도 농업계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 것은 소관 부서가 중소기업부이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농업인들은 최저임금 관련 정책에 농림부의 목소리가 적극 반영되도록 하고, 관련 협의체에 농업인 단체들도 참여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윤상훈 기자  y4902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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