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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종 지사‧김병우 교육감 터놓고 얘기하시지요속내는 무상급식 분담금 놓고 지사와 교육감 갈등
엉뚱하게 ‘명문고 설립’ 찬반논쟁으로 불똥 튀어

충북도와 도교육청의 무상급식 분담금을 둘러싼 갈등이 엉뚱하게 ‘명문고 설립’찬반 논쟁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26일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는 “고교 무상급식을 전면 시행하라. 충북도가 재정부족을 이유로 단계별 시행을 이야기하는 것은 지사가 내세운 공약을 스스로 파기하는 꼴이다”라고 지적했다.

다음날 27일 충북민간사회단체총연합회는 “충북지역 학생들의 학력이 전국 꼴찌 수준이다. 서울대 가는 비율을 보면 인근 시도에 비해 형편없다. 지역에 명문고가 없기 때문이다. 충북에도 명문고 설립이 필요하다”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충북도와 도교육청의 무상급식 분담금을 둘러싼 갈등이 엉뚱하게 ‘명문고 설립’찬반 논쟁으로 치닫고 있다.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가 먼저 전면무상급식 약속을 지키지 않는 충북도를 비판하자(사진왼쪽) 다음날 충북민간사회단체총연합회는 충북지역 학생들의 학력이 전국꼴찌라며 도교육청에 명문고 설립을 촉구했다. /뉴시스.육성준 기자

공교롭게도 충북민간사회단체총연합회가 주장한 내용 자체가 이시종 지사가 김병우 교육감에게 줄곧 해왔던 얘기다. 그러다보니 두 단체장의 주장을 학부모 단체와 충북민간사회단체가 ‘대변’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에 대해 유철웅 충북민간사회단체총연합회장은 “바로 전날 기자회견이 있는 줄 몰랐다. 11월 6일 충북연구원이 충북의 인재양성을 위한 토론회를 벌였고 거기에 참석했다가 상황이 심각한 걸 알았다. 단체 임원들끼리 상의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원래 2차 기자회견을 교육청에서 또 하려고 했는데 미뤘다. 순수한 의지가 오해 받는 듯해서 기분이 좋지 않다”라고 밝혔다.

 

충북연구원도 비슷한 토론회 열어

 

11월 6일 충북연구원이 벌인 토론회에서도 줄곧 충북의 미래인재 육성을 위해서는 명문고 설치가 필요하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이 지사의 평소 교육관에 힘을 실어준 행사였다.

충북민간사회단체총연합회는 “전국에 58개가 되는 소위 명문고라는 자사고, 영재고, 국제고가 충북에 1곳도 없고 서울대 진학률이 17개 시도 중 전국 꼴찌다. 지금이라도 명문고를 설치해 타 시도로의 인재유출을 막아야 한다. 아니면 기존의 학교를 명문고로 만들어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특목고 설치가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일단 충북도교육청이 자격요건을 갖추더라도 교육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교육부 자체가 기존에 허가를 받은 특목고마저 일반고로 전환하는 정책을 펴고 있어 쉽지는 않다.

자사고(자율형사립고)의 경우 전국에 30~40개가 있다. 이 가운데 서울에만 22개가 있는데 올해 12개 학교의 정원이 미달됐다. 학생선발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자사고를 비롯한 마이스터고 등 일반고와 차별을 둔 학교들이 생겨났다. 하지만 수시와 정시의 비율이 7대 3으로 수시의 비율이 높아지자 내신관리가 어려운 자사고를 비롯한 특목고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충북에는 자공고(자율형공립고등학교)만 6곳이 있다. 청원고, 청주고, 오송고, 충주고, 충주예성여고, 단양고다. 예전에는 자공고에 학생 우선선발권이 있었지만 지금은 일반고와 전형시기가 같다. 2017년 김병우 교육감이 고교평준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청주시내 상위 10%학생들 또한 일반고에 ‘고루’ 배치된다. 따라서 내년에 3학년이 되는 학생들의 입시결과가 ‘고교평준화 정책’에 대한 첫 성적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충북과학고, 충북예술고, 충북외고가 있다. 가까운 세종시에는 세종국제고, 세종과학예술영재고, 세종예술고등학교가 있다. 세종국제고의 경우 국제사회에서의 업무를 담당할 수 있는 소양을 기르는 교육을 하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일반 외국어고등학교와는 설립취지가 약간 차이난다.

영재고는 전국에 9곳이 있는데 과학고가 일반 초‧중등 교육과정대로 학사운영이 된다면 영재고는 영재교육법에 의거해 진행된다. 따라서 교육과정이 자유롭고 과목편성과 교사 및 학생 수에 유연성이 있다. 세종예술고는 일반적인 예술고와 같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충북이 갖고 있는 과학고를 영재고로 전환하거나, 외국어고를 국제고로 전환하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다. 하지만 자사고 자체는 설립목적이 뚜렷하지 않다. 한 때 입시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퍼졌지만 지금 체제에서는 오히려 불리하다. 내신관리가 안되니까 정시에 집중해야 하는데 정시의 경우 한해 13만 5000명의 재수생들이 같이 응시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진다. 지금의 교육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한 발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충북의 인재를 키우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하지만 충북의 인재를 어디까지 봐야 하나. 만약 특목고를 만들더라도 전국단위 모집을 해야 한다. 가까운 세종국제고 또한 세종시에 사는 인구는 10%도 안 된다. 외지의 영재들이 와서 고등학교를 나온다고 그 지역의 인재로 인식할까. 자세하게 들여다볼수록 모순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충북 학생들 진짜 성적은

 

충북 학생들의 성적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이마저도 견해가 엇갈린다. 충북민간사회단체총연합회는 “올해 서울대에 52명이 갔다. 충남도는 109명, 대전은 139명, 세종시는 39명이 갔다. 문재인 정부 1기의 행정관들 중에 충북출신은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 파워게임을 할 수 있는 위치에 간 충북인재가 너무 적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도교육청 관계자는 “보통 인구대비로 따진다. 충북이 3% 인구라면 서울대도 3%를 가야 하는데 1.9%정도가 간다. 다른 지역은 특목고가 있기 때문에 서울대 가는 인원이 많다. 서울대를 포함해 이른바 서울의 유명 10개 대학을 다 따지면 2.98%가 간다. 여기에서 서울대만 꼭 짚어서 성적이 전국 꼴찌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다”라고 반박했다.

충북교육발전소, 전교조 충북지부 등 진보적인 시민단체 또한 명문고 설립 주장에 대해 반대입장을 표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청주시 공무원 40명, 충북도 공무원 40명이 자녀교육 때문에 세종에서 살면서 출퇴근하고 있다. 지역의 경쟁력 있는 학교를 만들자는 주장을 하는 것인데 이상하게 기자회견 날짜가 겹치면서 오해를 받게 됐다. 근본적인 문제제기에 관심을 가져달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사와 교육감은 지난 2016년 무상급식 분담금을 놓고 1년여 넘게 신경전을 펼쳐왔다. 이번에도 지사와 교육감 모두 고교 전면무상급식을 약속했지만 충북도가 단계별로 급식비를 주겠다고 나서 지난한 갈등이 예고된다. 양측이 줄다리기 하는 금액은 57억원 정도다. 이지사가 특목고 문제까지 거론하면서 평행선을 달리게 됐다.

 

박소영 기자   argg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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