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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의 '무엇'>명문고에 대한 환상

학생들을 좋은 대학에 많이 보내는 명문고가 있다고 치자. 명문고가 자사고인지, 영재고인지, 국제고인지는 둘째로 하고, 이른바 명문고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누구인지 따져보자. 충북지역의 학생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소위 명문고는 그 지역 학생들이 가는 학교가 아니다. 전국단위 모집으로 전국의 인재들이 몰리는 것이다. 명문고가 있다면 당연히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학 입학률이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그 지역의 공간과 각종 자원을 제공해 키워낸 인재들이 과연 충북의 인재로 남을 것인가는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 인재들이 다시 충북으로 돌아올까. 고향을 떠나 잠시 어느 특정 고등학교를 나온 것이 그 지역 인재로 자리매김할까. 또 그렇게 살아남은 인재가 서울로 도지사가 예산을 따러 올라갔을 때 한 자리를 맡고 있다면 그것이 지역사회의 경쟁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 명문고라고 일컫는 자사고, 영재고, 국제고 학생들이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은 맞다. 실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입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금의 입시체제에선 경쟁력이 떨어지는 카드가 되고 있다.

    지금은 일반고에 가서 내신점수를 잘 따고, 동아리 활동을 잘 하고, 수능최저를 맞추는 것이 대학입시에서 유리하다. 학생부종합전형을 비롯한 수시로 대학을 가는 비율이 70%를 넘기 때문이다.

    명문고에선 수시보다는 정시로 전략을 짜야 한다. 정시는 이른바 수능을 잘 봐서 가는 것인데, 여기에는 이미 명문고를 졸업한 재수생들과 다시 한번 붙어야 하는 난제가 있다.

    지역사회가 원하는 인재상은 무엇인가. 교육에 대해 지사와 교육감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것은 좋다. 그런데 왜 고등학교 무상급식 단계별 협상안과 명문고 설립 의제가 한 덩어리로 묶이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다.

    요즘 입시를 전혀 모르는 어르신들이 “내가 대학 갈 때는 이랬어~”라고 풍월을 읊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 안에 뿌리박힌 지독한 ‘엘리트주의’로 높은 자리에 올라갔고, 그 시선으로 또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지사가 설령 지역인재에 대해 오랜 고민을 했더라도 무상급식과 명문고를 연결시키는 발상은 도저히 설득력을 갖기 힘들다. 지역인재를 키우는 문제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지역의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중‧고등학교까지의 교육과정을 되돌아보고 지역사회가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짜야 한다. 형식적인 대형 축제 예산을 깎고 지역사회 인재들을 위한 지원을 늘리면 어떨까. 단체장의 업적을 남기기 위한 행사 예산만 줄여도 당장 지역사회 인재를 위한 지원금이 널널하게 생길 것이다.

    박소영 기자   argg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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