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과 바닷길이 공존하는 영덕 블루로드
상태바
숲길과 바닷길이 공존하는 영덕 블루로드
  • 충청리뷰
  • 승인 2018.12.14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구영신’ 하기 딱 좋은 블루로드, 풍광 아름답기로 유명

“그 점들은 어떻게든 이어져,
길을 만들어갈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 축사에서 한 말이다. 백사장의 모래 한 알 한 알이 일생에서 완벽했던 순간이라고 상상해 보자. 우리 삶 속에는 수천 가지가 넘는 완벽했던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내 삶 가운데 완벽했던 순간 하나를 선택해 본다면 숲길과 바닷길이 함께 공존하는 영덕 블루로드 길을 걸었을 때이다. 내가 원하는 삶이 어떤 삶인지 그 길을 걸으며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얼굴을 스치는 바람과 등 뒤에서 비치는 햇볕의 따스함을 느끼며 숲길과 바닷길을 걷던 그 순간 얼굴과 눈은 밝아지고, 마음은 평화롭고 따뜻해졌다.

파울로 코엘료는 ‘순례자’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떤 목표를 향해 움직일 때, 길에 집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목표에 도달하는 최고의 방법을 가르쳐주는 건 언제나 길이기 때문이죠. 길은 언제나 우리가 걸은 만큼 우리를 풍성하게 해줍니다.”

떠오르는 해와 푸른바다를 길동무로
경북 영덕군 축산면 축산리 산 106-2에는 죽도산 전망대가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12월, 숲에서 주로 일을 하는 직장동료들과 해파랑 길의 일부인 영덕 블루로드 죽도산 전망대에 다녀왔다. 해파랑길은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 삼아 함께 걷는다는 뜻으로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을 시작으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총 10개 구간 50개 코스, 거리 770Km의 걷기 길이다. 영덕 축산항 죽도산 전망대는 해파랑길 21, 22코스에 속한다.

영덕 블루로드는 2년 연속 소비자가 선정한 최고 브랜드 대상을 수상할 만큼 풍광이 아름다운 길로 유명하다. A 코스는 빛과 바람의 길, B 코스는 푸른 대게의 길, C 코스는 묵은 사색의 길, D 코스는 쪽빛 파도의 길이라고 부른다. 죽도산 전망대는 블루로드로 불리는 영덕 구간으로, 숲길과 바닷길이 어우러져 조성되었다.

모래사장에서 갈매기를 만나고, 파도 소리를 들어본다. 마치 숨이 들어왔다가 빠져나가듯이 파도가 몰려왔다 빠져나간다. 파도는 아무런 힘을 들이지 않고 해변을 향해 미끄러진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숲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한적한 갯마을을 만난다. 그 길을 따라 산으로 쭉 올라가면 죽도산 전망대가 있다.

영덕 출신의 직장동료는 죽도산 전망대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죽도산은 축산항 바로 뒤쪽에 있는 약 87m로 된 작은 산이었습니다. 대나무가 많다고 해서 죽도산으로 불리고 있지만, 원래는 산이 아니라 섬이었다고 합니다. 일제 강점기 바다를 메우면서 육지로 이어지게 되자 죽도라는 명칭에 산이 붙게 되었습니다. 죽도산에는 참나리, 해국, 섬쑥부쟁이 등 해안가 자생식물들이 한 곳에 모여있는 거대한 식물원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1935년 처음 등대가 세워져, 축산으로 들어오는 어선의 안내자 역할을 했습니다. 2011년 등대가 철거된 후 그 자리에 죽도산 전망대가 세워졌습니다.”

새 해를 계획하기 좋은 숲길
죽도산 전망대에 오르니, 축산항 일대는 물론 영덕 해안가 절경이 보인다. 전망대에서 바다를 바라보니 마음은 가볍고 부자가 된 것처럼 풍성하다. 복잡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자연과 만나는 시간을 통해서 자신을 성찰해 보는 시간, 자연과 연결되어 경험하는 시간은 의미가 남다르다. 새로운 공간과 만났을 때 우리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동료는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 나오는 산티에고에 대해 이야기했다. “양치기 산티에고는 온종일 양을 치고, 한 권의 책과 한 잔의 포도주에 만족하며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어느 날 한 아이가 피라미드에 묻혀있는 보물을 찾는 길을 알려주는 꿈을 며칠간 반복해서 꾸었습니다. 산티에고는 보물을 찾아 여행을 떠나고 여행 도중 많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우리의 삶은 피라미드에 묻혀있는 보물찾기와 같은 것은 아닐까요?”라고 말하며, 어린 시절 꿈이 무엇이었는지 동료는 묻는다.

동료의 질문에 “어린 시절 제 꿈은 여행 작가였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여행하면서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세상과 소통하며 살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아등바등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보니, 어린 시절 꿈꿨던 그 일을 하는데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못할 때가 많아요”라고 말했다.

어느새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눈 오는 12월이 되었다. 2018년을 마무리하고, 2019년을 계획해야 하는 때다. 왜 사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지 등등 질문을 해야 하는 때이기도 하다. 이런 자신의 질문을 가지고 숲길을 걷는 것을 추천한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숲길을 걷고 싶다면 영덕 블루로드 길을 추천한다.

 

함께하는 숲 걷기
1. 한 달에 한 번 새로운 숲, 새로운 등산로를 함께 탐색하고 걷는다.
2. 함께하는 숲 산책 모임의 목표를 확실히 정한다. 예를 들어 일요일 오전에 좋은 숲을 찾아가서 감상한다든지 하는 구체적인 목표를 정한다.
3. 참여자들이 관심 있어 하는 주제를 선택하고, 그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서 전문가와 함께 숲 산책을 해도 좋다.
4. 함께 숲을 걸었던 사람들과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며, 함께 숲을 걸으며 느낀 점을 공유한다.

죽도산 전망대
경북 영덕군 축산면 축산리 산 106

김윤희
산림치유학 박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