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이정표 산업단지
상태바
기업들의 이정표 산업단지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9.01.17 09: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에 조성된 산업단지 55곳, 조성중 25곳 올해 5곳 추가
미분양 느는데 신규 산단 계획은 계속 이젠 공급조절 필요

716번 시내버스는 오창에서 출발해 청주 중심가, 청주공단오거리를 거쳐 솔밭공원을 지나는 노선을 운행한다. 15년 넘게 시내버스를 운전하고 있는 이승명 씨는 “청주공단의 회사기숙사 입주자들과 근로자아파트를 이용하는 젊은이들로 버스는 늘 북적였다. 한 때는 저녁 10시 넘어 야간에 운행하기도 했다. 그러다 2000년대 후반부터 사람이 줄며 조금 주춤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출퇴근시간이면 자가용과 퇴근하는 사람들로 도로가 붐빈다”고 말했다.

80년대 조성된 청주산단은 청주의 산업기틀을 만드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산업단지에 위치한 대원, 한국도자기, 정식품, 조광피혁 등을 중심으로 물류량이 많아 하루가 멀다하고 도로보수를 해야할 때도 있었다. 이후 충북에는 산업단지 붐이 일었다. 잘 만든 산업단지 하나가 열 개의 대기업도 안 부럽던 시절이었다.

90년대에 들어선 음성하이텍산업단지는 수도권에서 가까워 물류가 용이한 것을 강점으로 기업을 모아 산업도시 음성군의 새로운 이정표가 됐다. 지금도 음성은 물류의 메카다. 현재 조성중인 곳까지 포함해 총 17곳에 2300개가 넘는 기업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어느덧 산업단지는 변화를 강요받았다. 2000년대 초반에는 벤처붐에 힘입어 과학단지들이 생겨났다. 지자체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산업의 추세에서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특화산단을 만들었다. 오창과학단지, 오송생명과학단지, 충주첨단산업단지, 음성맹동산업단지가 이 시기에 조성됐다.

자연스럽게 오래된 산업단지들은 변화를 겪었다. 100% 가동률을 보이던 산단들도 가동률이 20%이상 떨어지는 사태를 겪었다. 지자체는 이를 타개하고자 기업유치에 올인했다. 청주산단은 SK하이닉스를 유치하며 반도체산업에 힘을 실었다. 변신은 성공했고 산단에 자리 잡은 기업들은 현재 충북경제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충북에는 현재 55개의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고 25개 단지가 분양중이다.

 

올해 신규산단 5곳 지정

그런 가운데 충북도는 올해 5곳의 신규 산단을 지정할 계획을 밝혔다. 이시종 지사는 14일 “충북에는 기업 유치를 위한 산업단지가 부족하다. 국가·일반산업단지 등 산업단지 확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발맞춰 충북도는 100만㎡ 규모의 청주북이산단, 91만㎡규모의 청주서오창테크노밸리, 13만㎡규모의 증평도안2농공단지, 119만㎡규모의 진천테크노폴리스산단, 70만㎡규모의 음성테크노폴리스산단 등에 대한 승인절차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너무 많은 산단을 조성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음성에서 공인중개업을 하고 있는 이중택 씨는 “10년 전만 해도 산업단지로 이주하는 것은 기업들에게는 토지자산투자명목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음성에 조성중인 금왕,성본,유촌 등의 산단이 아직 70%를 맴도는 분양률을 보인다. 입주를 포기하는 기업도 있다. 미분양은 점점 느는데 대책도 별로 없다”며 “산업이 바뀌면서 공장도 도심으로 모인다. 그런 마당에 외곽에 또 산단을 조성하는 것은 시류에서 벗어난 일이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민선 6기(2014년 7월~2018년 6월)에 산업단지 입주 예정 기업들이 투자를 포기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늘어났다. 인근 세종시는 유치를 약속한 74개사 중 37개사가 투자를 미루거나 포기했다. 충남은 146개사 중 69건이 투자를 철회했고 충북은 약 20%가 투자를 중도포기했다. 그 사이 충북도가 투자유치 실적을 과대 홍보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그럼에도 기업유치 실적에 목맬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인근 세종시도 앞으로 6년간 산업단지 8개를 조성할 방침을 갖고 있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산업단지개발에 대한 정책방향이 앞으로는 노후 주거지의 도시재생사업처럼 바뀐다. 현재도 노후한 산단의 개선사업이나 청년친화형산업단지를 공모한다. 이럴 때 지역에서 신규 산단을 대폭 늘려 기업들을 도시 밖으로 유도하기보다는 환경기준을 강화해 도심으로 기업을 끌어오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괴산자연드림 파크 전경 /사진:괴산자연드림파크

뜨는 지역특화산업단지 ‘괴산자연드림파크’

괴산자연드림파크(이하 파크)는 지난해 11월 괴산유기식품산업단지 내에 문을 열었다. 치유, 힐링, 라이프케어가 가능한 미래를 만들겠다는 슬로건으로 2007년 12월 괴산군과 아이쿱생협이 투자협약을 체결한 이후 10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조성했다.

아이쿱생협은 괴산을 물류기지로 사용하고자 2017년 군포에서 운영하던 냉장시설을 괴산으로 이전했다. 이를 기반으로 유기농 산업체를 유치할 계획이다. 현재는 친환경농축수산물 냉동창고를 관리하는 (주)오가닉클러스터, 음료제조업체인 (주)에코푸드, 조미김을 생산하는 (주)수미김, 쌀도정 업체 불정농협RPC 등을 포함한 13개 업체가 파크 내에 자리 잡았다. 이들 업체들에서는 총 480명이 상시로 근무한다.

우은정 괴산자연드림파크 매니저는 “아직 조성단계지만 올해부터 2년간 17개 기업이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13개 기업이 입주를 확정했고 4개 기업은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2년 후 모든 업체의 입주가 완료되면 약 3000명의 고용인력과 지원인력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 인근에 440세대를 공급할 계획으로 현재 지반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발맞춰 6차 산업 테마파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추가적으로 학교, 연구소, 체험공간 등이 파크에 집약될 것이다. 특히 올해 완공되는 바디버든센터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바디버든센터는 식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시료분석을 통해 결과를 도출하는 연구시설이다. 이를 통해 유기농식품군이 우리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데이터를 축적할 전망이다.

파크는 앞으로 1만명이 모여 경제활동을 하는 도시를 꿈꾼다. 우 매니저는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관심만으로 소비자, 생산자, 기업, 학교들이 함께 파크를 조성하기 위해 먼길 마다 않고 괴산으로 모였다. 이들이 모인 파크는 배후지와 산업체를 품고 있는 지역특화산업단지에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