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화9경에 놀러 오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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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화9경에 놀러 오셔유”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9.04.2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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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마을시스템 자랑하는 양택연 옥화리 이장

“우리 마을은 아이 빼고 다 생산한다”며 양택연(55) 이장은 ‘옥화마을총회’를 소개했다. 옥화마을총회는 옥화9경을 따라 있는 7개 마을이 모여 만든 마을 기업이다. 유명 관광지이자 로컬푸드 생산지로 40여 가구가 거주한다.

옥화 9경은 약 12km의 달천을 따라 9개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장소다. 본래 명칭은 옥화구곡이었으나 청주·청원이 통합하며 순서를 조금 바꿔 옥화9경으로 이름을 바꿨다. 양 이장은 “여름이면 사람들로 가득하다. 몇몇 수심이 깊은 곳을 제외하면 아이들이 놀기 딱 좋은 곳이다”고 말했다.

옥화9경은 약 400년 전 벼슬을 지내던 서계 이득윤 선생이 낙향해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이름 붙여졌다. 주역에 능했던 그는 성리학의 대가인 주희가 송나라시절 무이산에 머물며 무이구곡에 묻혀 지냈던 일을 떠올리며 이 일대를 옥화구곡이라고 불렀다고 전해진다.

양 이장은 동네의 구심점인 ‘옥화마을총회’의 대표이자 실무자이며 일꾼이기도 하다. 6년째 마을이장인 그는 고등학교 시절 청주로 나가 외지생활을 했지만 돌아오자마자 마을 이장을 맡았다. 사무국장인 주민도 그보다 10살 많은 형님이라서 거의 홀로 마을일을 맡아 한다. 고군분투하는 양 이장을 돕기 위해 마을의 7개 반은 군대조직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덕분에 2017년 수해가 났을 때도 큰 피해가 없었다. 잘 갖춰진 시스템으로 위험상황이 발생하면 비상연락망으로 각 반장들에게 내용이 전파되고 곧바로 양 이장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12km 근방 모든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울려 퍼진다.

양 이장은 “수해 당시 몇몇 펜션 1층이 물에 잠기긴 했지만 인근에 비해 큰 피해는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번에 청주시에서 진행하는 ‘재해 없는 안전한 마을 만들기’ 사업에 참여한다.

그는 “주민들이 조금씩만 도와주면 노령인구가 느는 마을이라고 해도 활기차게 움직일 수 있다. 우리 마을도 이전까지는 소극적이었지만 각자 역할을 맡고 조금씩 움직이자 번영회, 향우회, 이주민조직 등 다양한 모임이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다”며 “앞으로 청주에 우리 마을 같은 안전마을이 많이 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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