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농장 악취, 인근 학교에도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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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농장 악취, 인근 학교에도 전파?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9.05.0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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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완 충북도의원, 불법 증개축·악취배출허용기준 초과 ‘뭇매’
농장과 가까운 서전고 악취 호소…교육환경 주장한 의원 맞나
이수완 충북도의원

충북 진천이 지역구인 더민주당 이수완 충북도의원의 ‘불법천국’ 돼지농장이 ‘점입가경’이다. 이 의원은 현직 도의원으로 각종 불법을 자행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충북참여연대와 자유한국당도 비판 성명서를 냈다.

이 의원의 축사 관련 불법사항은 진천군 축산과, 환경과, 건축과 등 3개과에 걸쳐 있다. 그 만큼 문제가 많다. 진천군에 따르면 이 의원은 덕산면 석장리 4900㎡ 규모에 축사 7동과 관리사, 퇴비사를 짓고 돼지 1300마리, 염소 36마리를 기르고 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지난 2004년 진천군에 축사 등록을 하면서 염소는 등록조차 하지 않았고, 염소를 축사에서 키워야 하는데 퇴비사에서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2017~2018년에도 개선명령 받아
 

또 이 과정에서 축사 7개동 중 5개동의 일부분을 불법 증개축 했고, 축사 주변 구거를 무단으로 점용해 진입로로 사용했다. 구거는 용수·배수를 목적으로 만든 인공적인 수로나 그 부지를 말한다.

진천군 관계자는 “2017년 이후 혁신도시에서 악취 민원이 들어와 직원들이 주변을 샅샅이 훑었다. 그런데 이 의원의 석장농장이 이 곳과 800m 밖에 떨어지지 않아 주시해서 봤다. 석장농장은 2017, 2018년에 악취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해 개선명령과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후 진천군의회 환경특위에서 지난 4월 16일 이 농장 현장조사를 나가 살펴보던 중 건물 불법 증개축 등 불법사실도 밝혀내게 됐다고 한다. 진천군 축산과, 환경과, 건축과는 각각 불법사실에 대해 개선명령을 내렸다. 환경과는 축사에서 발생한 악취가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했는지 조사하기 위해 충북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이 의원은 현재 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장이다. 집행부인 충북도의 안전과 환경정책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의무가 있는 도의원인데다 위원장까지 맡고 있는 사람이 이런 일을 자행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그러더니 최근에 이 축사가 충북혁신도시 내 서전고등학교까지 영향을 미쳐 학습환경에 지대한 피해를 입혔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학생들은 오랫동안 원인모를 악취 때문에 창문도 열지 못하고 고통을 받아왔다는 것이다. 서전고는 이 축사와 직선거리로 700~800m 가량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서전고는 아직 진천군에 민원을 제기하지는 않았으나 최근 이 의원 농장에 대한 보도가 나가자 학생과 학부모들이 이 곳을 악취 근원지로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의원은 과거에 오수분뇨 및 축산폐수처리법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 200만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이 의원이 지난 4월 17일 도의회 5분발언을 통해 교육문제를 건의한 사실이 새삼스레 조명되고 있다. 그는 ‘충북혁신도시에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가 교육문제를 거론한 것도 그렇지만 자사고는 더 이해가 안된다는 여론이다. 자사고는 수업료가 지나치게 비싸 교육의 양극화를 조장하는데다 수시가 70% 이상을 차지하는 현 대입제도와도 맞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 또한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시종 지사도 더 이상 자사고를 주장하지 않는다. 이 지사는 당초 1. 자사고 2. 자사고나 명문고 없는 지역에서 전국공모 가능하도록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3. 고급인력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자녀 중학교 소재지에 관계없이 해당 지자체에 고교입학 가능하도록 관련규정 개정 등 세 가지 안을 내놨다. 현재는 2, 3안에 주력하고 있다.

 

혁신도시에 자사고 설립 주장
 

이숙애 도의회 교육위원장의 주선으로 이 지사와 김병우 도교육감 등은 지난 3월 비공개로 만나 자사고로 인한 소모적인 논쟁을 접고 새로운 인재육성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 교육감은 지난 4월 17일 더민주당 박문희 의원의 명문고와 관련한 대집행부 질문에 “교원대 부설고를 전국공모가 가능하도록 하고, 충북에 주소지를 두지 않은 외지인들의 자녀가 충북 고교에 진학할 수 있게 교육부를 설득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명문고 논란은 현재 이 지사가 자사고 욕심을 접고, 김 교육감이 이 지사의 두 가지 안을 받아들이는 안으로 가고 있다. 그런데 이수완 의원은 17일 같은 날 다시 자사고 논쟁에 불을 붙였다.

이 의원은 “충북도교육청 자료에 의하면 2011~2018년까지 고교진학을 위해 타 지역으로 빠져나간 상위 3% 우수학생만 499명이다. 충북 학생들은 고교평준화라는 미명아래 선택의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안타깝게도 해마다 적지 않은 우수인재들이 더 좋은 교육환경을 위해 타 시도로 빠져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8학년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성적분석 결과에서도 상위권 학생들의 지표인 수능 1~2등급 비율을 보면 충북은 전국 14위로 계속 하락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전고 얘기도 꺼냈다. 정주여건 만족도를 향상시키고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이주율을 높이는 방안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 분야라며 이를 위해 자율형공립고인 서전고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충북혁신도시 내에 공공용지를 활용해 전국단위 모집이 가능한 자율형사립고를 설립하자는 것이다.

그러자 동료의원들 조차 이 발언에 대해 정리돼가는 자사고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켰다고 뒷소리를 했다. 모 의원은 “5분발언 시간에는 얼마든지 자유롭게 의사를 밝힐 수 있지만 이 발언은 전체적인 흐름과 맞지 않는다. 현재 자사고 보다는 다른 형태의 인재육성 방안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데 혁신도시에 자사고 설립이라니 뜬금없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더욱이 불법 증개축과 악취 민원에 시달리는 이 의원의 돼지농장이 서전고 학생들의 학습환경마저 저해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어 이 의원의 이 날 발언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서전고의 한 학부모는 “이 농장이 악취의 근원으로 확인된다면 학부모로서 가만 있지 않겠다”고 강력하게 말했다.

한편 이수완 의원은 지난 2010~2014년 제9대 도의원을 지냈고 10대 의회 입성에는 실패했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 충북도선관위에 낸 자료에는 진천군 푸드뱅크센터장을 역임했고 직업이 축산업이라고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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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수완 의원은 지난 2일 진천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소유한 덕산면 축사를 불법으로 조성해 깊이 반성하고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이어 "축사와 상가는 조속히 보완 개선하고 주민들이 악취때문에 지속적으로 고통받는다면 축산농장을 운영하지 않겠다"는 말도 했다. 향후 이 의원이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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