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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자사고 논쟁’에서 벗어나자13일 충북도의회 교육위 ’지역인재 육성방안‘ 토론회
자사고 논란 정리됐으나 아직도 팽팽, 대안 필요한 시점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는 13일 충북자연과학교육원에서 ‘충북의 지역인재 육성방안’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충북의 새로운 인재육성 방안은 마련될 것인가. 그동안 충북도와 도교육청은 명문고 설립을 둘러싸고 갈등을 벌여왔다. 양측에서 중재자역할을 했던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13일 충북자연과학교육원에서 ‘충북의 지역인재 육성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그러나 너무 늦은감이 있다. 지난해 11월 충북도와 도교육청은 무상급식 분담금과 명문고 설립 문제를 놓고 서로 ‘장군 멍군’ 식으로 첨예하게 대립했다. 사회단체는 충북도, 학부모단체는 도교육청과 입장을 같이하며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상대를 비난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6개월여 시간이 흘렀고 상황도 많이 바뀌었다. 그럼에도 일부 토론자들은 자사고 논쟁에 머물러 있는 모습을 보였다. 당초 이시종 지사가 주장했던 자사고 설립은 현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과 맞지 않고,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창의력을 중시하는 수시 대입제도에 역행한다는 여론이 모아져 설자리를 잃었다.

이 때문에 충북도도 1) 자사고 설립 보다는 2) 충북 등에 한해 도내 고교의 전국단위 학생모집 허용 3) 충북으로 이전한 기관·기업 종사자 자녀의 고교입학특례 부여 등 2), 3)안에 치중하고 있다. 충북도는 “자사고는 세 가지 안 중 하나였고 끝까지 이것만 고집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해 왔다. 자사고는 이 지사의 희망사항이었으나 현실적으로 추진이 어렵고 도민들의 반대여론이 심하다는 것을 간파한 것이다.

따라서 현재는 이 지사가 자사고 욕심을 접고, 김 교육감이 이 지사의 나머지 두 가지 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김 교육감은 지난 4월 17일 더민주당 박문희 의원의 대집행부 질문에 “교원대 부설고를 전국공모가 가능하도록 하고, 충북에 주소지를 두지 않은 외지인들의 자녀가 충북 고교에 진학할 수 있게 교육부를 설득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숙애 도의회 교육위원장도 지난 3월 “이제 자사고로 인한 소모적인 논쟁을 접고 새로운 지역인재 육성방안을 마련하자”며 이 지사와 김 교육감의 비밀회동을 주선했다.

 

언제까지 자사고에 갇혀있을 것인가

그러나 이 날 토론회에서는 자사고를 둘러싼 찬반논쟁이 재연됐다. 충북도가 추천한 토론자 김경회 성신여대 교수는 “고교평준화는 시대적 소명을 다했다. 서울과 지방간의 교육격차는 더 커졌고,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가는 교육난민을 양산하고 있다”며 지방 명문고로 자사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국제중과 자사고를 통합해 6년제로 운영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그리고 도교육청에서 추천받은 임성재 충북참여연대 공동대표는 일관되게 자사고를 비판했다. 그는 “교육의 평준화,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정부에서는 자사고와 특목고 폐지를 추진해가고 있는 마당에 명문고 타령은 시대착오적이다. 충북에 자사고가 있더라도 타지에서 몰려온 학생들이 많을텐데 그 학생들이 충북의 인재가 된다는 말이냐”고 비판했다. 또 충북교육연대는 행사장 현관에서 ‘자사고 설립 반대, 교육공공성 확보’ ‘사교육조장 귀족학교 자사고 설립 반대’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자사고 찬반논쟁이 이 날 토론회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자 방향설정이 잘못됐다는 뒷얘기들이 나왔다. 이들은 언제까지 자사고 논쟁에 붙들려 시간을 허비할 것이냐고 한마디씩 내뱉었다. 이숙애 위원장도 토론자들에게 자사고 논쟁이 아닌 새로운 인재육성방안을 제안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실제 보다 생산적이고 실현 가능한 토론과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시종 지사가 충북교육에 시비를 걸면서 촉발된 명문고 논란은 큰 틀에서 볼 때 필요했다는 여론이 높다. 자사고 논란으로 시간을 허비한 게 흠이었지만, 충북에 자공고·자율고·과학고 등이 있어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고, 일반고는 일반고대로 처져 뭔가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던 차여서 충북교육을 리모델링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는 것이다. 김병우 교육감은 지역인재 육성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아직까지 내놓은 바 없다. 연구용역을 해서 올해 말까지 제시하겠다고 한다.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직 교장이 내놓은 현실적인 대안
박용만 충북여고 교장

 

지난 13일 도의회 추천을 받고 토론자로 나선 박용만 충북여고 교장의 말은 설득력이 있다. 그는 자사고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다고 잘라 말하고 뛰어난 대입성적을 자랑하는 공주 H고에 30여년을 근무했다고 밝혔다. 이 학교는 명문대 지향형이라 학생들간 경쟁이 너무 심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박 교장은 “도내 공공기관이나 기업체 직원들이 도내 고교에 자녀를 입학시킬 수 있도록 특례를 부여해 달라는 주장에 동의한다. 하지만 충남 삼성고 같은 기업형 자사고를 만들려고 한다면 지역주민들로부터 공감을 얻기 어렵다. 도교육청의 미래형 학교모델 창출을 위한 클러스터형 교육지구는 서울 대치동이나 대구 수성구처럼 또 하나의 교육특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강력한 빨대역할을 해서 주변 학교는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4월 29일 충북도교육청이 기관에 의뢰해 학부모 8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부모 만족도조사에서 일반고 만족도가 63.8점으로 조사항목 10개 중 최하위로 나왔다고 밝혔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박 교장은 충북지역 학교들의 대입역량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충북에도 자사고를 제외한 자공고·자율고·과학고·외고·예술고 등이 있어도 대입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져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

그는 이를 위해 인문계고에 입시전문가를 양성 또는 배치, 학교장 책임경영제 도입, 다양한 교육과정 도입을 통한 체계적 지원 등을 제안했다. “우리나라 대입은 매우 복잡해 상당한 노하우와 경험이 있는 교사가 필요하다. 그런데 3학년 부장 임기가 끝나면 노하우는 다 사라지고 신입 부장이 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다. 각 학교에 진로교사가 있는데 이들에게 대입관련 연수를 시켜 진로진학교사로 활동하게 했으면 좋겠다.”

박 교장은 그 외 학교장 책임하에 각 학교가 필요한 대입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게 하고, 세종시교육청이 하고 있는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을 오송을 포함 충북전역으로 확산시킬 것을 제안했다.

홍강희 기자  tankhong@c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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