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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리뷰
  • 승인 2019.07.2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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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문화재단 지원받아 괴산 홍범식 고가, 음성 소극장에서 공연

<문화공간 그루>는 충북문화재단 2019년 찾아가는 문화활동 지원사업을 받았다. 두 번의 공연으로 800만원의 예산을 신청하여 650만원을 받았다. 연주자 9명, 기획자 1명 등 총 10명의 인건비를 25만원씩 잡았는데, 예산이 부족하여 더 줄이고, 음향과 조명으로 170만원, 홍보비로 50만원 책정했다. 따로 사회자 출연료를 책정할 수가 없어서, 내가 사회를 보기로 했다. 7월 셋째주 괴산 <홍범식 고가와 함께 떠나는 신나는 이야기 여행>이 끝나고 난 저녁에 공연을 하기로 했고, 다음날 음성 <소극장 하다>에서 음성 시민들을 만나기로 했다.

이번에는 국악콘서트를 해보기로 했다. 아름다운 나라, 프론티어(Frontier), 신뱃놀이, 프린스 오브 제주(Prince of Jeju) 네 곡을 연주하기로 하고 피리 연주자 김현의 소개로 <어쿠스틱 앙상블 재비> 단원들 중 건반 홍민웅, 대금 소금 김범수, 가야금 조선인 세 사람과 협연을 계획했다. 충북문화재단에 <흥겨운 국악콘서트>로 교부신청서를 내고,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저작권료 이용허락신청서를 내고, 일주일 전부터 대사삼거리와 음성 교차로에 현수막을 걸고, 리플렛을 준비하고, 사회자대본도 준비하고, SNS로도 홍보하며 공연 날을 기다렸다.

비오는 날 홍범식 고가 공연
공연 날짜에 딱 맞춰 태풍 다나스가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분위기 좋은 고택에서 한여름밤의 음악회를 고대하고 있었는데, 비가 웬말인가. 연주자들은 마루로 올라가고 관객석에는 천막을 친다고 해도, 누가 비맞으며 공연을 보겠다고 올 것인가. 비가 많이 오면 홍범식 고가 행사는 취소한다고 하는데, 행사는 당일 오전에 결정하면 된다고 쳐도 우리는 멀리서 오는 연주자들이 길을 떠나기 전에 결정해야 한다.

비가 오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괴산 홍범식 고가 공연을 즐겼다.

금요일 오후 내내, 내일 공연을 연기해야하나 다시 일정을 맞추기 어려울텐데 고민고민했다. 결국은 강행하기로 했다. 행사가 끝나고 30분 쉬고 공연을 하기로 했는데, 행사 끝난 후 바로 공연을 시작하기로 했다. 7시반 공연을 7시 공연으로 바꾸어 다시 문자를 돌리고 전화를 돌렸다. 비오는 날 힘들게 오신 관객들과 함께 나누어 먹으려고 막걸리도 준비했다.

20일 토요일 오전 밤새 빗소리에 잠을 설치고 아침을 맞았는데 하늘이 환하다. 계속 뉴스를 주시하고 있는데 반갑게도 태풍이 약해진다는 소식이다. 점심 때 공연 장소에 도착하여 음향 담당과 짐을 내리고 막걸리를 옮겼다. 늘 공연을 하던 고가의 안마당은 마당이 넓은 대신 마루가 좁아서 장소를 안채로 옮겼다.

4시, 연주자들이 모두 도착하여 간단하게 식사를 했다. 그리고 자리를 잡고 연습해온 기악 파트와 타악 파트 연주를 맞추어 보았다. 음향 리허설을 하고 서로 호흡을 맞추어보며 시간이 금방 흘렀다. 나는 사회를 노래와 꽹과리 연주의 최경아한테 부탁하고 손님 맞이를 시작했다. 나를 도와 벼리 회원들이 막걸리와 부침개를 나누어주고 자리를 정리하며 바쁘게 움직였다. 공연시간이 다가오자 문화학교 숲에서 밖에서 쓰던 천막을 가져오고 의자를 세팅해 주었다.

음성 <소극장 하다> 에서의 공연도 흥겨웠다.
<문화공간 그루> 공연 장면. / 사진=김현호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여름 저녁, 비옷을 입은 꼬마들부터 어르신들까지 관객석이 채워졌다. 반가운 얼굴들과 인사를 하고 막걸리 한잔씩을 나누었다. 공연은 성공적. 70여명의 관객들이 좁은 마당을 다 채우고 뒤에 서서 공연을 관람했다. 환호성과 박수로 분위기는 뜨거웠다. 예상하지 못했던 앵콜 요청에 최경아 김동호가 다시 나와 장구 반주에 민요 하나를 불렀다. 공연 시작 전에 급하게 남편한테 전화하여 선풍기를 갖다달라해서 틀어주었지만, 다들 땀에 흠뻑 젖었다. 나 역시 머리도 얼굴도 땀인지 비인지에 젖어 엉망진창이다.

<하다 소극장> 공연 반응 폭발적
공연을 마친 후 저녁식사를 하고, 사리면 화산리 연습실로 이동하여 함께 1박을 했다. 그리고 아침 겸 점심으로 민물매운탕을 먹고 음성으로 이동했다. 금왕읍 무극로 348 <하다 소극장>. 처음 공간을 만난 연주자들은 심난해했다. 사진을 보고, 공간이 무척 작다는 건 알았지만 덥고 습한 한여름 지하 소극장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대기실이 좁아서 9명의 연주자들이 다 들어갈 수도 없어 관객석 구석에서 옷을 갈아입고 대기하다가 공연이 시작된 후 관객석에서 무대로 올라갔다.

그래도 전날의 비에 젖은 야외공연에 비하면 실내에서 에어컨 틀고 하는 공연이라 훨씬 쾌적했다. 일요일 오후 5시라 관객이 많지 않을 것 같다고 걱정했는데, 그래도 공연 시작하며 보니 작은 극장에 오순도순 관객들이 거의 찼다. 작은 대신 꽉 찬 느낌이 좋았다. 반응 역시 폭발적이었다. 천장이 너무 낮아 판굿을 하지 못하고 앉은반 설장구와 짝쇠 공연으로 마무리를 했다. 역시 앵콜 요청이 있었고 전날처럼 민요 하나를 부르고 마무리했다. 공연을 보러온 괴산 청주 음성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철수했다. 1박 2일의 고되지만 보람찬 여정이었다.

<찾아가는 문화활동>이니까 편하게 학교나 요양원으로 찾아갔으면 걱정 없이 공연만 했을텐데……. 굳이 고택에서 소극장에서 공연을 하겠다고 기획하여 연주자들을 힘들게 한 건 아닌가 조금 미안해졌다. 타악 연주를 하며 노래도 부르느라 힘든데, 사회까지 맡긴 것도 미안했다.

 

타고난 무대 체질인 최경아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잘 진행해주었고, 분위기는 더 좋았지만,
그래도 앞으로는 사회자 예산을 따로 잡기로 했다. 또 예산도 많지 않은데 멀리에서 객원 연주자들까지 불러 함께 연주하느라 연습하는 시간도 많이 필요했다. 그래도 어쨌든 새로운 도전은 성공적. 준비하는 것은 힘들었지만 관객들의 환호성에 힘을 내어 다음 공연도 더 흥겹게 준비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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