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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두콩차로 커피맛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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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두콩차로 커피맛 낸다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9.08.13 1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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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용 대표 <본초강목> 글귀보고 ‘그린로드’ 창업
아직 연구·개발 단계지만 품질 좋다는 입소문에 매출 ↑

“6년간 절밥을 먹었다. 대학 졸업 후 경찰 간부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속세와 인연을 끊고 지냈다. 열심히 공부했지만 매번 낙방했다. 30세에 산에서 내려오기로 결심했고 무엇을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6년간 다양한 풀 맛을 본 경험이 있었다. 농업을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김지용(36) ‘그린로드’ 대표는 농업회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김지용 ‘그린로드’ 대표 /육성준 기자

그는 하산 후 전주에 있는 한국농수산대학교에 입학했다. 늦깎이 신입생으로 열심히 학교생활을 했다. 다양한 공모전에 도전했고 2014년 농협중앙회에서 추진하는 농식품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작두콩으로 만든 커피맛’으로 수상했다. 이후 농림부 지원으로 졸업 후 곧바로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김 대표는 “전공이 특용작물이라서 작두콩을 비롯해 인삼 등 다양한 작물을 키웠지만 유독 작두콩에 애정이 갔다. 하루는 <본초강목>에 명시된 작두콩을 먹는 방법에 대해 배웠는데, 작두콩을 다른 작물과 달리 유독 태워먹는다는 부분이 있었다. 수업 후 곧장 작두콩을 사다가 프라이팬에 볶았는데 커피향이 났다”고 말했다.

대개 작두콩은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깍지차 등으로 먹는다. 깍지차는 작두콩이 여물기 전에 껍질을 우려내서 만드는데 염증완화에 도움을 준다. 그는 작두콩을 로스팅해서 커피처럼 마셨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맛보게 했는데 모두 작두콩에서 커피의 맛과 향이 나는 것에 놀랐다.

작두콩 키우고 있는 김지용 대표

 

와신상담 끝에 인정받다

 

김 대표는 작두콩으로 사업하겠다고 결심했다. 작두콩과 관련된 논문, 고문헌 등의 자료를 꼼꼼히 살폈다. 작두콩을 태워서 먹을 때 문제가 없는지 발암물질 검사도 의뢰했다. 그 결과 음용하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 커피와 비교해 카페인이 검출되지도 않았다.

그는 “주변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카페인 때문에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 작두콩차는 카페인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대용품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문 바리스타들을 통해 맛을 테스트 했는데, 그 결과 원두로 로스팅 한 커피보다 향과 맛이 연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곧장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건강한 먹거리를 만드는 길을 걷겠다는 의미로 사명을 ‘그린로드’로 정했다. 농업회사들을 위해 싼값에 시설을 제공하는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단지에 입주했다. 국가지원을 받아 인근에서 직접 작두콩을 재배하며 제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독특한 아이디어에 건강에도 좋은 차, 게다가 카페인도 없어서 임산부나 어린아이들도 함께 마실 수 있다는 것을 무기로 작두콩차가 갑자기 너무 유명해지면 어쩌나 내심 기대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 기업박람회에 출전하며 그 꿈은 산산이 부서졌다.

“작두콩이 본초강목, 동의보감에 비염에 좋고 효능있는 것으로 명시됐다고 홍보했다. 커피와 비교해서 맛도 손색없고 기능성으로 탁월하다고 알렸다. 하지만 박람회에 참여한 많은 커피기업들이 근거가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제대로 할 말이 없었다”고 기억했다.

참패를 당한 그는 안일했던 마음을 다잡았다. 근거자료를 마련하고자 연구투자를 지원하는 국책사업에 참여했고, 원광대학교와 손잡고 6차 산업 농식품 연구과제에 선정됐다. 약 4억 원을 들여 작두콩이 염증과 비염에 효과가 있는지 판명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올 초 나온 결과에서 작두콩은 볶더라도 염증완화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 쥐 실험까지 마쳤고 이제 임상실험을 앞두고 있다. 효능뿐 아니라 작두콩에 지방함량이 거의 없어 원두와 달리 분해해도 산화가 일어나지 않아 맛의 변화가 없다는 결과도 얻었다.

연구결과가 입소문이 난 덕에 현재 온라인 네이버 스토어, 이마트몰 등에 입주했다. 인천공항 면세점과 하나로마트 양재점, 청주점에도 물건을 납품한다. 자연스레 수요가 늘어 다른 농가에서 작두콩을 사오는 비율도 늘었다. 현재 전체 작두콩 필요량의 90%를 충북을 비롯한 전국 7개 농가에서 연간 4톤 정도 구매한다.

 

수출 시장을 노리고 만들고 있는 ‘작두콩차 캡슐’

일리커피 한판 붙자

 

김 대표는 “작두콩 재배 농가들도 판로가 늘 고민이다. 주로 약재상이 한약재 수요만큼 소량으로 사간다. 우리가 작두콩차를 만들겠다며 상대적으로 많은 양을 구매하니까 농가들도 처음에는 커피맛 나는 작두콩차가 뭐냐고 묻더니 이제는 농가에서도 한잔씩 마시면서 주변에 알린다”고 말했다.

매출도 점점 늘고 있다. 지난해 약 2억 5000만원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조만간 작년 매출을 넘어설 전망이다. 그는 “아직 스타트업 기업이고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국책자금이 많이 투입된 상황이라 본격적인 매출까지는 아니지만 시장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앞으로 제품 카테고리 등이 확장되면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제품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올 초에는 청주 강내농협에서 만든 ‘청촌공간’에 입주 제의를 받았다. ‘그린로드’는 그동안 완제품으로만 소비자를 만나지 않고 온라인, 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해 판매해 왔는데 ‘청촌공간’을 통해 소비자를 만나면 제품개발에 더 도움이 될 것 같아 입주를 결심했다.

본사는 익산에 있지만 그는 한 주에 한 두 번 ‘청촌공간’을 방문, 제품에 대한 반응을 살피면서 새로운 개발 아이디어를 얻는다.

김 대표는 “올해에는 캡슐커피 형태의 작두콩차를 만들 계획이다. 지난해 시험삼아 소량을 해외수출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며 “캡슐 형태의 시제품을 만들어 ‘청촌공간’에서 판매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조금 더 보완해서 작두콩을 활용한 라떼 등의 제품군을 확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는 “창업을 결심하며 작두콩을 태워먹는다는 <본초강목>의 작은 글귀로 여기까지 왔다. 이를 체계화하여 이제는 사람들의 건강과 입맛을 사로잡고자 한다”며 “작두콩으로 커피에 도전하는 회사는 아직까지 없다. 캡슐커피 업계의 강자인 이탈리아 일리커피처럼 ‘그린로드’도 작두콩차 업계 선두주자로 앞으로 세계를 대표하는 회사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시중에서 판매중인 ‘작두콩차 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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