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수련원 건립 ‘재고’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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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수련원 건립 ‘재고’ 여론
  • 충청리뷰
  • 승인 2002.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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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수련시설 남아도는데 왜 굳이…
‘바다’라는 이유 타당성 없고, 효용성 극히 떨어져

충북도 교육청이 160억원을 들여 대천 해수욕장에 짓고 있는 서해 청소년 수련원에 대해 ‘건립 재고’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지난해 12월31일 착공에 들어가 6개월여가 지난 현재 서해 수련원의 공정률은 20%. 이미 착공되어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이제 와서 왜 굳이 문제를 제기하느냐고 할 수 있지만 당초부터 반대 여론이 거셌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김영세 교육감의 고집스런 밀어부치기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신임 교육감의 취임과 함께 진지한 재검토가 논의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또한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도 서해 수련원 건립에 대한 재검토 문제가 쟁점이 되었던 것도 논의의 출발이 되고 있다.
충북도내 청소년 단체는 이러한 여론을 모아 곧 충북도 교육청에 정식 건의할 계획이다.

단지 ‘바다’이점 외에 뭐 있나

서해수련원 건립 취지는 내륙도인 만큼 바다에서의 체험 공간을 마련해 주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충북도 교육청은 지난 97년 교육부로부터 예산을 확보해 지난 98년 서해수련원 건립 뷰자 매입비 23억원을 확보하여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제2지구 2642평의 부지를 매입했다. 당초 감사원은 충북도교육청의 임해수련원 건립계획에 대해 시·도간 임해수련원 공동사용 권고를 해 옴에 따라 충북도내수련원 건립계획으로변경되었다가 카 시·도와의 공동사용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지자 재 변경된 것이다. 결국 충북도교육청은 일부 사회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0년 10월 건립예산 143억에 대한 예산안을 충북도 의회에 상정했다. 그러나 도의회 교육사회위원회는 이를 원안대로 가결, 예결위에 상정했으나 본회의에서 70억8200만원이 삭감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예산 삭감 배경은 도내 공·사립 수련시설 대부분이 운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타지역에 새로운 수련시설을 건립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반대론 확산에 있었다. 이후 충북도 교육청은 1년뒤인 지난 2001년 7월 또다시 예산을 도의회에 상정, 공사비 143억원의 예산 사용을 승인 받아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수련원 공사를 발주하여 지난해 12월31일 착공하기에 이르렀다.

효용성에 의문

서해수련원은 2003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어 현재 21%의 공사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수용 인원은 400명. 총예산 160억원이 들어가는 만큼 평당 600만원의 호화 수련시설이 될 전망이다. 이 수련원 건립에 대한 1차적인 반대 논리는 이러한 거액을 들여 짓는 수련원이 그 효용가치를 갖느냐는 의구심이다.
임해 수련원은 여름 한철 정도 그 목적에 부합되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지 바닷가라는 이점 밖에는 굳이 들것이 없고 단지 한 달 사용에 그치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학생 수련원이라기 보다 교원 휴양시설로 전락 하게된다는 지적이다.
또한 충북에는 바다가 없다고 하지만 대청호와 충주호 같은 거대 호수가 있어 청소년의 해상 활동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굳이 3-4시간을 더 들여 대천까지 오가며 시간과 경제적 손실을 들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를 도내에 투자함으로써 도내의 더 많은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하고 도민들에게도 레저 시설로서 이용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당시 김영세 교육감은 도의회 의원들이 서해수련원 추진 문제점에 대해 추궁하자 “매년 제주도에 수학여행비로 30억원이 지출되고 있다”며 “바다가 없는 충북의 어린 학생들은 바다와 친화적이 돼야 세계화 추세에 따라 훌륭하게 자랄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서해 수련원이 있다고 중고교에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안가지는 않을 것이란 점에서 궁색한 논리라는 지적이다.
두 번째는 도내에 청소년 수련시설이 남아 돌아 부도 직전에 있는데 또 다른 수련원 시설은 한 마디로 엄청난 예산낭비라는 것이다.
충북지역에는 충북도 교육청 소속 진천 종합학생야영장이 있고 각 교육청별로 야영장을 두고 있다. 종합학생야영장은 관리직 인원이 20여명에 달한다. 시·군 교육청 야영장은 교육청 관리과장이 야영장장을 겸하고 있지만 2명의 관리인원이 별도로 있다.
뿐만 아니라 도내 청소년 수련 시설은 공공시설 15개소와 민간 시설 26개소 등 41개소에 달한다. 수용인원도 3만7000여명에 이른다.
이들 시설들은 이용객 부족에 따른 적자로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자체에서 건립 운영하는 청소년 수련원은 관리 능력 부족으로 사회 단체에 위탁관리되면서 위탁 단체의 운영비 지원에 의해 겨우 유지되고 있다.
청원군 문의면에 있는 청원군 청소년 수련관은 천주교 청주교구청에 위탁관리되고 있으나 매년 1억원여의 손실이 발생, 청주교구청에서 손실액을 보전 받고 있다.
충북도 소유의 괴산군 청천면 송면리 소재 충북도 자연학습원의 경우도 청소년 단체에 위탁 운영하고 있는데 그 이유도 운영난에 따른 적자 누적이 커지는데 따른 것이다. 민간 수련원인 보은 H수련원의 경우 경영난으로 부도가 발생, 영업을 중단한 사례도 있다.
따라서 이런 과잉 시설에도 불구하고 추진되는 새로운 수련원 시설 강행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실제 서해수련원이 건립되면 건립 투자 예산을 제하더라도 매년 3, 4억원에 달하는 운영비를 부담해야 한다. 충남교육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충남임해수련원’의 경우 연간 운영비(인건비 제외)가 3억5000만원에 달하고 있지만 교직원·일반인들의 이용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1억5천-1억6천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군 청소년수련관 운영을 맡고 있는 신성국신부는 “여름철 20일을 이용하자고 타도인 보령에 거액을 들여 서해수련원을 건립한다는 것은 효용성 측면에서 전혀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며 “이미 착공으로 뒤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서해수련원 건립 자체를 제고하는 것이 더 큰 손실을 줄이고 청소년 수련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당초 서해수련원 추진은 교육청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있었으나 김영세 전교육감의 고집으로 강행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로운 교육감의 취임과 함께 재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충북보이스카웃연맹 사무국장은 “여름 한철 쓰겠다고 거액을 타지에 쏟아 붓느니 도내 야영장 및 수련장의 내실을 기해 운영하는 것부터 선행해야 한다”며 청소년 유관 단체들이 서해 수련원 건립을 재고 해줄 것을 교육청에 청원키 위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해수련원, 주변환경도 문제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 끝에 추진되고 있는 서해 수련원이 러브 호텔 숲속에 건립되고 있어 장소 선정의 적정성 문제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서해수련원이 건립되는 지역은 대천해수욕장 내 제 2지구 개발지로 그 주변은 수십개의 모텔과 여관 등이 영업중이거나 들어설 예정에 있는 유해환경 지역이다. 학교에서 반경 200m를 정화구역으로 지정, 유해업소가 들어설 수 없도록 단속하고 지도 감독하는 교육청이 오히려 이들 유해지역에 수련원을 짓고 있는 것이다.
사회 시민단체는 ‘서해 수련원 건립부지가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기준에 부적합 한만큼 건립 시행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에대해 교육인적자원부는 ‘서해수련원 부지가 수련원 밀집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학교보건법에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설정 대상을 초 중등교육법상의 ‘학교’로 규정하고 있어 수련원은 전화구역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 민경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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