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청원 통합 찬-반 대표주자 첫 토론
상태바
청주·청원 통합 찬-반 대표주자 첫 토론
  • 김진오 기자
  • 승인 2005.05.1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기헌-조철주 교수 예산·복지문제 치열한 설전

   
청주·청원 통합과 관련, 찬성과 반대 입장의 대표적 학자가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토론을 벌였다.

12일 오후 3시 서원대 NGO 특성화 교수팀(이헌석·김규철·황태주·김진국)이 마련한 '청주·청원 통합인가 독자 발전인가' 토론회에서 남기헌(충청대 행정학)·조철주(청주대 도시계획학) 교수가 치열한 찬반 논쟁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는 '지역사회 갈등과 NGO'를 주제로 학생 수업의 일환으로 마련됐지만 시민단체 뿐 아니라 양 자치단체 시군통합 부서 공무원과 의회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통합 필요성을 줄곧 주장해 온 남기헌 교수는 "청주와 청원이 다른 행정구역으로 나뉜 것은 인위적 구분 일뿐 삼한시대 부터 하나의 뿌리를 형성해 왔고 생활권 또한 동일한 만큼 분리될 이유가 없다"며 "통합이야 말로 청원군 지역의 도시기반시설 확충 등 공동발전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조철주 교수는 "청주와 청원은 지리적 뿌리는 같을지 몰라도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역사적 뿌리는 다르다"며 "획일적인 가치를 강요하고 권위적인 측면이 강한 통합의 개념 보다 협동과 연대, 협력을 통해 공동발전을 모색해야 한다"며 통합 반대 주장을 폈다.

남기헌-조철주 교수가 가장 치열하게 논쟁을 벌인 부분은 예산과 주민복지 분야다.
남 교수는 "가용재원이 청주시가 2000억원으로 청원군의 460억원에 비해 4배 많고 사업예산중 자체사업비 또한 청주가 900억원인데 비해 청원은 400억원에 불과하다"며 "통합이 될 경우 청원 지역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통합 후 복지예산이 늘어날 수는 있지만 청원지역에 통합 이전 만큼 예산이 배정될지 미지수"라며 "예산 배정은 정치적인 결정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고 청주지역도 예산 수요가 많은 만큼 이론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남 교수는 여수와 여천의 통합 과정을 예로 들며 "시민들에 의해 통합이 추진되면서 여수시의 기득권을 버리도록 합의를 이끌어 냈다"며 "시민단체와 공무원, 정치인들의 합의를 통해 충분히 우려를 잠재울수 있다. 시민의 힘을 믿어달라"고 맞받았다.

조 교수도 "청주가 청원 농촌지역을 위해 예산을 쓰려 하는데 왜 안 들어오느냐는식의 논리를 펴고 있는데 어떠한 통합 논의도 강자가 형평성을 제기하는 경우는 없었다"며 "이러한 논리 이면에 뭔가 저의가 숨겨져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또다른 토론자로 참석한 류인종 청원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청주와 하나의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음에도 행정의 이원화로 인해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며 통합 필요성을 주장했고 김희상 청원군농민회 조직부장은 "통합될 경우 도시위주의 행정과 지원으로 농민의 불이익이 가중되고 농업 소외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이날 토론회는 비록 찬반 양측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에 그쳤지만 처음으로 찬반 양론이 토론회를 통해 공방을 벌였고 생산적인 통합 논의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토론회를 지켜본 시민단체 관계자는 "통합 필요성과 반대를 주장해 온 대표적인 학자가 한자리에서 토론을 벌였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며 "청주청원 통합과 관련,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이를 계기로 다양한 토론의 장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