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대, 인사파장으로 ‘어수선’
상태바
주성대, 인사파장으로 ‘어수선’
  • 이형모 기자
  • 승인 2005.06.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 재단 영입후 첫 인사단행…신입직원 파격대우에 논공행상 여부 ‘설왕설러

주성대가 인사로 어수선하다. 새로운 재단을 맞고 첫 인사라는 점과 향후 대학 운영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인사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평가는 다양하다. 여기에다 인사 발표 전부터 우려됐던 논공행상 여부까지 더해져 설왕설래하는 분위기다.

   
정 학장은 1일자로 보직교수와 신입 직원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조직의 틀은 그대로 둔채 부학장직을 부활했고 보직자를 모두 교체하는 선에서 인사를 마무리했다.

이번 인사는 한마디로 변화나 개혁보다는 조직의 안정을 우선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 이사장의 유고와 재단 매각설 등으로 3개월여 간의 행정공백을 감안해 개혁보다는 조직의 안정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전 재단에서 잠시 시행하다 폐지됐던 부학장직을 부활한 것은 대학운영에 경험이 없는 정 학장을 돕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신입 직원 채용이다. 재단 이사장의 아들을 법인사무국장 겸 기획행정과장에, 조카는 대외협력실 지원과장에 각각 임명했다. 대학내 과장보직은 최소 10년 이상을 근무해야 하지만 이들은 뚜렷한 명분도 없이 파격적인 대우를 받고 채용됐다.

이 때문에 학내에는 재단 친인척의 후속 영입을 경계하고 직원들의 사기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또 재단을 인수하면서 박 이사장이 밝힌 소신과 상반된 인사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학을 투명하게 경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투명경영을 강조하면서 굳이 친인척을 대학의 핵심부서에 포진시킬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인사에 대해 교직원들은 기대에는 못미쳤지만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런 배경에는 이번 인사의 성격에 대해 이해 관계에 따라 해석이 분분하고 섣부른 예단을 경계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조직의 안정 우선 고려’ 분석
H교수는 “이번 인사는 시범적인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본다. 학장이 대학 운영에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일단은 조직의 안정을 꾀하면서 문제점을 파악한 뒤 후속 인사를 하기 위한 과도기적 성격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직원 Q모씨는 “개인이 재단을 인수해 들어오기 때문에 어느 정도 친인척이 영입될 것으로는 예상했다. 여기서 더 이상 들어오면 안된다고 대다수의 직원들은 생각하고 있다. 당분간은 더 지켜봐야 재단의 속뜻을 알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단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조직의 큰 틀을 깨뜨리지 않고 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으로 안다. 인선 과정에 전임처장과 몇몇 원로교수들의 의견을 일부 반영은 했지만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당초 이번 인사는 발표되기 전부터 보직자의 이름이 학내에 나돌았고 재단 영입에 공(?)을 세운 일부 교수들이 보직자 인선에까지 관여하고 있다는 설이 파다했다. 또 이사장의 아들인 박모 교수가 대학의 핵심기구인 기획실장 자리에 앉을 것이라는 소문까지 더해져 발표 전부터 말이 많았다.

막상 뚜껑을 열자 소문의 상당부분 사실로 나타났다. 당초 거론됐던 교수들이 부학장과 보직에 대부분 임명됐고 영동대 영입에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던 평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이 상당수 보직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C교수는 “학교발전에 공헌한 것도 없는 사람들이 새 재단에 무임승차해 보직을 맡아 전면에 나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무엇 때문에 재단이 과감한 구조조정과 개혁의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이번 인사와는 별개로 박 이사장이 언론을 통해 밝힌 것으로 전해진 ‘1000명 내외의 초미니 대학’으로 갈수도 있다는 발언의 진위파악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말대로라면 학과 통폐합과 구조조정의 태풍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H교수는 “재단이 바뀌었다고 해서 대학의 기본 틀을 흔들어서는 안된다. 학생이 온다고 해서 학과를 신설하고 안온다고 없애는 것은 말이 안된다. 면밀한 연구와 검토가 선행되어야지 우선 대학이 어렵다고 마구잡이식으로 학과 통폐합이 논의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1년내 구조조정 예상’ 불안감 팽배
한편 보직자에 대한 재단의 첫 인사가 발표되자 일부 교수들을 중심으로 직원들까지 포함한 새로운 협의체 탄생의 필요성을 주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는 현실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대학 교수회의 양대축인 교수협의회는 전 재단의 비리를 척결하고 과거를 청산하자는 취지로 결성당시 전체교수들에게 협의회 결성을 공지하고 회의를 거쳐 탄생했다는 것.

반면 평교수협의회는 영동대와 통폐합 매각설이 나돌 때 급조됐고 사전공지 절차없이 결성돼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탄생 배경 때문에 통합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C교수는 “두 단체가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대립하는 단체로 봐야한다. 단체 결성의 명분을 놓고 보더라도 두 단체는 결코 통합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그렇지만 재단측에서 학과 통폐합이나 구조조정의 칼을 빼든다면 통합의 여지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관례적으로 보직자에 대한 인사 뒤에는 곧바로 직원들의 후속 인사가 뒤따라 인사폭을 놓고 직원들은 일손을 못잡는 분위기다. 한 직원은 “이번에는 큰 변화없이 넘어가겠지만 앞으로 1년내에 직원의 20%는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떠날 것이다”고 말하면서 불안해 했다.

이에 대해 직원 Q씨는 “새로운 재단이 들어오면서 직원들은 재단에서 제시할 비젼과 동기부여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 그렇지만 신입생 감소에 대해 재단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구조조정 여부나 강도가 결정될 수 밖에 없어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인사만 놓고 재단을 평가하기에는 섣부르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주위의 우려처럼 새로운 족벌사학이 탄생할지 투명하고 민주적인 사학이 될지는 더 지켜볼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