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청원 통합] 여수시는 어떻게 통합을 준비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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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청원 통합] 여수시는 어떻게 통합을 준비했나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5.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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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의회, 뼈를 깎는 양보 결정적 역할
   
▲ 청주시의회는 회의를 소집하고 청원군의 통합안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여수시·여천시·여천군 등 ‘3여’의 통합은 국내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래서 행정학 교수들도 곧잘 토론회나 논문 등에서 여수 사례를 인용한다. 행정기관과 여수시의회가 주도하는 등 3번이나 통합 실패를 겪고 ‘오뚝이’처럼 일어나 시민들의 손으로 통합을 이뤘기 때문이다. ‘3여 통합추진위’ ‘3여 통합을 위한 여수·여천시민단체연대회의’를 구성하고 공무원은 중립, 시의회는 의원 개별적으로 참여, 시장·군수는 주민의견조사에 따를 것을 약속하고 민간인들이 전적으로 뛴데다 통합을 위한 활동 비용도 주민성금으로 해결하여 통합 과정 자체가 주민자치와 주민참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전국 최초로 주민직접발의에 의해 이루어진 상향식 도농통합이라는 점에서 관선시대의 하향식 도농통합과는 격이 다르다”고 자랑한다.

지난해 12월 여수시에서 만난 한창진 여수시민협 공동대표도 여수시민들에게는 스스로 통합을 이뤄냈다는 자부심이 꽉 차 있고, 실제 통합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통합 전으로 돌아가려는 일부 몰상식한 사람들이 간혹 소지역주의적 사고나 행동을 하면 통합정신을 거론하며 저지한다고 귀띔했다. 그 만큼 주민들에게는 통합정신이 깊이 각인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수시의회의 ‘뼈를 깎는’ 양보정신도 돋보인다. 통합 6개 실행안을 내놓은 것도 다름 아닌 여수시의회였다. 이들은 지난 95년 3월 16일 △통합시청의 위치는 여천시청으로 한다 △통합시의회 의원 정수는 현 여수시의회 의원 정수와 현 여천시·군의회 의원 정수와 동수가 되도록 한다 △여수상공회의소는 여천시로 이전하도록 한다 △공공기관 및 사회단체도 여천시로 이전토록 한다 △도서 및 농촌지역의 예산은 현 수준보다 더 증액하여 배정하기로 하고, 통합으로 인한 절감예산은 전액 여천군에 투자하기로 한다 △기타 지역현안은 현 여천시·여천군에 우선권을 부여한다는 기득권 포기는 현재까지도 유효임을 천명하며 여수시 당국은 통합시 개청행사를 현 여천시에서 개최할 것과 시장실 및 시의회 의장실을 여천시로 이전준비 등에 만전을 기하여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청주시와 시의회로부터 이행결의문을 이끌어낸 것도 사실은 여수시의 사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각종 통합관련 토론회에 나온 전문가들과 지역언론들은 청주시가 청원군의 마음을 움직이는 양보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수십 차례 주장해왔다. 따라서 이제는 청주시의회가 의원 정수 절반 감소라는 의지를 표명해야 할 때다. 청주·청원공동발전특위 마저 청원군의회한테 선수를 빼앗긴 청주시의회가 선택할 것은 바로 이 것이라는 게 지역여론이다. 다행히 시의회는 앞으로 합의점을 찾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발표해 이제는 실천만 남았다. 참고로 여수시는 통합 전 27명이던 기초의원 숫자를 여천시·군의회 의원 숫자에 맞춰 14명으로 대폭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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