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원룸촌 발발이 공포에 '와들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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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원룸촌 발발이 공포에 '와들와들'
  • 경철수 기자
  • 승인 2005.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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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0년동안 파악된 범행만 66건·100건이 넘을수도
경찰 신체적특짚범행수법 알지만 신원확인은 안개속

   
청주와 대전의 젊은 여성들이 많이 살고 있는 원룸촌을 무대로 벌써 10여년째 강도·성폭행을 일삼아온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까지의 일명 '발발이<몽타주>'의 범행이 최근 청주지역에서 또다시 벌어지면서 지역 여성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발발이란 키가 155cm이하의 작은키에 대학가 근처나 원룸촌을 무대로 새벽 시간에 신출귀몰한 성폭행과 강도행각을 벌여온 범인을 일컬어 경찰들 사이에서 불리는 은어다. 범인이 99년부터 최근까지 저지른 범행을 경찰이 집계한 것만 해도 무려 66건, 신고되지 않은 것 까지 하면 100여건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청주에서는 지난 2003년 6월 강간사건을 끝으로 막을 내리는 듯 했으나 1년 6개월여 만인 올해 1월 또 다시 강간사건에서 '발발이'의 유전자가 검출됐고 그 이후 3개월 뒤인 올해 4월께에 대전과 청주 원룸촌에서 잇따라 벌어진 범행이 발발이의 범행으로 드러났다.

충북에서 현재 파악된 발발이의 범행은 모두 13건(동부서 7건 서부서 6건)이다. 지난해 말 충북대 인근인 개신동 원룸촌에서 발발이의 범행으로 보이는 사건이 발생한 뒤, 최근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의 원룸촌과 모충동 서원대 인근의 원룸촌, 하복대 직업여성들이 사는 원룸촌 등지에서 속속 범행이 드러나면서 대학가 학생들이나 원룸촌 여성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경찰은 "발발이의 범행은 몇개월을 간격으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대전에서 처음 발발한 이후 청주에서 발생한 전년도 6월부터 잠시의 공백기가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별도의 지역에서 똑같은 범행을 저질렀을수도 있다. 따라서 최근 경상도 구미와 대구에서도 발발이의 범행으로 보이는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발이의 범행수법과 특징

   
발발이의 범행이 처음 경찰의 용의선상에 드러난 것은 지난 94년 대전 서구 월평동, 둔산동, 탄방동, 갈마동 등 원룸촌에서 발생한 사건부터다. 이후 충남·대전경찰의 수사력이 집중되자 청주지역으로 범행장소를 옮겼고 경찰력이 집중되면 제 2의 범행장소로 옮겨 간다.

경찰이 피해여성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성한 몽타주의 인상은 155∼165cm에 이르는 왜소한 체격에 뾰족한 턱과 쌍커풀이 없고 날카로운 눈매를 가졌으며 머리를 한쪽으로 넘긴 가른마를 타고 있다. 그러나 민영방송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그리고 청주서부경찰서 전담반이 영상촬영을 통해 대조해 본 결과 범인의 키는 155cm가 안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수법은 주로 새벽 시간에 풀숲이나 건물 구석에 숨어 있다가 혼자사는 여성들의 집을 노린다. 가스검침원, 이웃집 주민인 것처럼 속여 침입한다. 더욱이 경찰을 황당하게 하는 것은 가스배관을 타고 미리 집에 들어가 있다가 범행을 저지르기도 한다는 점이다.

여성이 집에 들어서면 범인은 마스크를 쓴채 칼로 위협한 뒤 미리 준비하고 있던 큰 수건 등을 반으로 잘라 여성들을 결박한뒤 범행을 저지른다. 심지어 피해자의 집에서 샤워를 하거나 대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한 피해여성은 경찰조사에서 범인이 "불우했던 성장기와 막노동을 하며 생활하는 얘기, 경찰은 죽었다 깨어나도 자신을 못 잡는다는 말까지 서슴치 않았다"고 했다. 또다른 피해여성은 "심한 액취가 났으며 막노동꾼처럼 손이 거칠고 피부가 검었다. 돈은 꼭 5만원 만 달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런 피해여성들의 말에서 범인은 막노동으로 연명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기도 하다.

경찰의 수사선은 어디까지(?)

   
경찰은 사건발생 이후 전담반을 구성하고 수사력을 총동원해 범인 색출에 나서고 있다. 충남·대전 경찰은 범행이 뜸해지자 해체됐던 수사전담반을 지난해부터 다시 구성, 활동에 들어갔다. 충북경찰도 지방청과 동부 및 서부경찰서, 광역수사대에 각각 1개 전담반을 편성해 주야로 발발이의 행적을 쫓고 있다.

그러나 지금껏 경찰의 수사에서 드러난 것은 피해자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로 작성한 몽타주와 신체적 특징 그리고 범행수법이다.

경찰은 청주에서 벌어진 범행에서 창문을 넘나들던 범인이 입은 상처에서 묻어난 혈흔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혈액형을 알아내려 했지만 실패했다. 경찰관계자의 말을 빌리자면 이미 피해여성들로부터 채취한 정액만으로도 유전자 조회는 충분했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혈액형이 아닌 유전자 검식에 혈흔을 다 소모해 버렸다는 것.

더욱이 한 피해여성이 범인의 지문을 채취하도록 증거물로 제시한 것도 잃어버려 뒤늦게 수사협조를 하는 등 뛰는 범인에 답답한 수사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무튼 경찰은 수만장의 전단지를 뿌리고 동일전과자들에 대한 유전자 조회 등을 거치면서 범인색출에 경찰력을 총 동원하고 있지만 신원확인 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단지 경찰은 어렴풋이 B형이나 AB형의 40대 초반 남자로 공사현장 등을 떠돌며 숙식을 해결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최근 발발이가 출몰했던 청주시 용암동, 모충동, 복대동, 개신동 등의 원룸촌과 대학가에 CCTV까지 설치해 놓고 잠복근무를 하고 있다. 또한 연령과 신체적특징이 유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병적기록을 확인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경찰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범인의 행적은 여전히 묘연하다. 오히려 경찰의 추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잠복근무지를 벗어나 또다른 범행장소를 찾고 있다.

경찰은 범인을 지배욕구가 강한 성도착증 환자이거나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고 자라면서 자아가 심하게 훼손돼 통제력을 잃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늘도 경찰의 탐문수사는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의 수사는 여전히 지지부진해 대학가 원룸촌에는 흉흉한 소문이 요즘 난무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 해결을 위한 각종 제보는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주야를 불문하고 뛰고 있는 경찰들의 노력이 한낮 흥미위주로 비춰지지 않기를 바란다. 최근 발바리의 행적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 잠복근무를 서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의 잦은 보도에 범인이 종적을 감출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한 방법은 "빨리 범인을 잡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마디로 밤 늦은 귀가를 삼가하고 문 단속을 철저히 하는 방법 밖에 없다. 이 밖에 오빠나 남동생의 옷을 밖에 내 걸어 혼자사는 여성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도 하나의 예방책일 것이다. 또한 친구들간의 연락을 자주하며 서로의 안전을 확인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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