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맨 자살, 방바닥에 발닿고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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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맨 자살, 방바닥에 발닿고도 가능하다?
  • 경철수 기자
  • 승인 2005.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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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감식반, 앉은 키 높이의 문고리에 목매기도

최근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유명연예인으로부터 군인, 학생, 일반인들까지 이런 저런 이유로 해서 스스로 목을 매 숨지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더욱이 독극물을 마시거나 투신을 하는 이들도 있지만 각종 줄을 이용해 기타물에 매어 숨지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들의 죽음 중에 풀리지 않는 의혹은 과연 자신의 키보다 낮은 곳에 줄을 묶고 목을 매달아 자살을 할 수 있는가 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죽을 수 있다는 것. 경찰서 과학수사팀의 베테랑 감식반원들의 말에 따르면 수년 전 상당구 관내의 A씨는 신병을 비관해 의자를 밟고 올라가 약하디 약한 천장의 텍스트지 연결 고리인 '알루미늄 골재'에 전선을 걸고 목을 맸다.

현장에 제일먼저 달려 간 감식반원들은 내려앉은 천장의 알루미늄 골재와 방바닦에 반쯤 누운 채 목을 매어 숨져 있는 A씨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감식반 반장은 타살 의혹이 짙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사체 부검을 의뢰했지만 타살점이 없는 자살로 판명났다.

지난 19일 오후 7시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서문동 모 여인숙에서도 경기도 양주시 모부대 김모 일병(21)이 휴가를 나왔다가 "선임병들의 가혹행위에 견딜 수 없었다"는 내용의 병영수첩을 남긴 채 벽에 박힌 못에 군화 줄로 목을 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건은 현재 군 헌병대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당시 이 사체를 수습했던 경찰서 감식반원은 올무형식으로 군화 줄을 묶어 발이 땅에 닿은 채 김일병이 목을 매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2월22일 오후 1시10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모 아파트에서 유명 영화배우 이은주씨(25·여)가 평소 우울증을 앓아 오던 중 신병을 비관해 자신의 집 드레스룸 옷걸이에 넥타이 줄을 걸어 목을 매 숨지는 사건도 발생했었다.

같은 달 20일 밤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에 사는 조모씨(32)도 아내와 돈문제를 놓고 싸움을 벌이다가 '너는 밥먹고 하는 일이 뭐냐'는 아내의 말에 신병을 비관해 옥상 빨래 줄에 목을 매 숨지는 일도 있었다. 이보다 훨씬 앞선 지난 2001년 4월께 청원의 한 제지공에서는 한 경찰관이 자신의 앉은 키 높이에 해당하는 문고리에 목을 매 숨지는 일도 있었다.

이 자살 사건의 공통점은 모두가 목을 매 숨진 자리에서 다리가 땅 바닦에 닿아 있었다는 점이다. 자신의 키보다 높은 곳에 줄을 연결한 이들도 있었지만 줄이 늘어지거나 기타물이 내려 앉아 결국 사체가 바닦에 닿아 있었다.

과학수사팀 경찰관들도 이 점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자신의 키보다 낮은 위치에 목을 매 숨질 수 있냐'는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그러나 답은 가능하다는 것. 시람에 따라 조금씩은 차이가 있지만 목을 맬 당시 정신을 잃을 경우는 사체의 무게가 의식이 있을 때 보다 무거워 지면서 목을 더욱 조이게 된다.

더욱이 이들이 살해된 이후 목을 맨 것처럼 위장이 될 수 없는 이유가, 이미 숨진 상태에서 목이 매일 경우 외상이 없으면 목의 자상 근처에 붉은 반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것.

그러나 스스로 목을 매 숨질 경우 외상이 없는데다 더더욱 자상 근처의 붉은 반점도 눈에 띄게 찾아 볼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살해된 뒤 목을 매 스스로 자살을 한 것처럼 위장을 하기란 사실상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수 많은 변사사건을 다루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으며 입증이 사실상 어려워 자살로 추정 변사처리 되는 경우도 간혹 있다"고 말해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옛말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한편 앉은키 높이에 목을 매어 숨지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경우로 반쯤을 세상에 미련을 두고 살기를 바란는 마음에서 자살을 시도 한다는 것. 따라서 이들의 죽음을 미연에 막는 길은 주위 사람들의 세심한 배려와 관심이라고 한 경찰관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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