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 따라 시대의 아픔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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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따라 시대의 아픔 표현”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5.06.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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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공장 두레 유순웅·임오섭씨 전통연희본 전국공모 최우수상 받아
“강, 노래, 이야기가 혼연일체를 이룬 수작” 심사위원 평가

지난 6월 2일 예술공장 두레(임오섭 대표)에 낭보가 전해졌다. 유순웅 상임연출과 임오섭 대표가 공동작업한 ‘강’이 2005년도 전통연희본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게 된 것이다. 충북에서 창작극본으로 최고상을 받은 것은 처음 있는 일.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한 창작연희본 공모전은 문화관광부 전통연희개발추진위원회에서 해마다 작품을 선정하고, 사후 제작비까지 주는 보기드문 지원시스템을 갖고 있다. 다만, 그해에 작품으로 무대에 올려지는 것이 원칙.

따라서 예술공장 두레는 ‘강’이라는 작품으로 최고상을 타 상금 1000만원과 작품제작비 5000만원을 지원받게 됐다. 유씨는 “4수끝에 결실했죠”라며 입을 열었다. 2003년에는 ‘집’을, 2004년에는 ‘임꺽정’을 공모했지만, 번번히 미끄러졌다는 것. 그러나 ‘집’, ‘임꺽정’은 지금 예술공장 두레의 레파토리 공연중의 하나다.

   
▲ 예술공장 두레의 상임연출 유순웅씨는 올 전통연희본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예술공장 두레의 모든 작품은 단원들의 창작품이다. 유씨의 말이다. “예술공장 단원 모두가 작가도 되고, 비평가도 됩니다. 보통 한 장면을 각자 써오고, 가장 잘 쓴 것을 조합해서 대본작업을 합니다.” 때로는 몇몇이 작품을 완성하기도 하지만, 공동작업으로 더 좋은 대본이 나온다는 것. 현재까지 예술공장 두레의 레파토리 작품으로는 귀향, 집, 농자천하지대봉, 공해강산 좋을씨고 등이 있다. 지역에서 희곡작가와 작품이 없어 유명한 작품들을 원고료를 주고 사오는 실정인데, 예술공장 두레의 행보는 어쨌든 이례적이다.

이렇게 나온 창작대본으로 보통 일년에 120개 지역, 120회공연을 하고 있는 왕성한 단체다. 그러나 그는 “좋은 공연을 갖고 있어도 정작 우리지역에서는 홀대를 받고 있어요”라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한편 이번 공모전에서 화제가 된 것은 또한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이었다. 다음은 문화관광부 사이트에 게재된 내용이다. “올해 전통연희개발추진위원회 응모작품은 모두 26편이었다. 응모작의 숫자는 예년과 비슷했다. 그러나 올해에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있었다. 질적인 성장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7명의 심사위원의 숙의 끝에 4작품을 선정했다. 선정 결과를 거쳐 선출된 유순웅의 ‘강’은 심사위원의 전원 일치에 가까운 호평을 받았다. 고려시대부터 현재까지 강노래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은 춤, 노래, 이야기가 혼연일체를 보이는 근래 보기 드문 수작이다.”

유씨는 “심사평 때문에 전국에서 도대체 어떤 작품이냐며 전화를 걸어옵니다. 솔직히 부담스럽죠”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 대해 “역사 문명의 발상지를 강으로 잡았죠. 강을 중심으로 살아간 사람들의 궤적을 따라 굴곡진 역사를 그려냈습니다. 또한 작은 물방울이 모여 개울을 이루고, 강을 이루지만 최종 도착지는 평화의 바다가 되길 바라며 작품을 써내려갔죠. 평화의 바다는 바로 통일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강’은 고구려, 조선 구한말, 근대의 사건을 강을 소재로 풀어낸다. 고구려의 기상은 압록강, 일제 강제수탈기의 저항은 섬진강, 분단의 아픔은 임진강으로 대변한다. 예술공장 두레는 7월에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내수읍 광암리에 터를 잡고 있는 예술공장 두레는 주거형 예술인공동체로 지난해 야외공연장 시설을 확보하는 등 척박한 지역예술계에 희망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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