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분기역 유치 성공, 논공행상에 '빠져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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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분기역 유치 성공, 논공행상에 '빠져봅시다'
  • 권혁상 기자
  • 승인 2005.07.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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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록·홍재형·노영민·이욱·김전호 등 공신록(?)올라
숨은 공신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당론 조기확정해 힘실어줘

호남고속철도 오송분기역 확정으로 충북도민의 12년 숙원사업이 이뤄지자 유치운동에 앞장섰던 지역 인사들의 공적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다. 오송분기역 선정결과 발표이후 도내 각 언론에서는 앞다퉈 유치추진 작업의 주인공과 활약상을 소개했다. <충북인뉴스>는 지난 12년간의 오송분기역 유치추진 운동 과정에서 전환점이 된 사건과 위기돌파의 주역들에 대해 정리해 본다.

   
▲ 이상록 전 오송분기역유치추진위원장
호남고속철 건설계획은 지난 93년 8월 YS정부에 의해 발표됐다. 2년뒤인 95년 충북도는 민간단체인 오송분기역유치추진위원회(이하 유치추진위)를 구성해 본격적인 유치활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유치추진위의 초대 위원장으로 추대돼 꼬박 10년간 활동의 선봉에 섰던 주인공은 ‘不倒翁’ 이상록씨(78)다.

특유의 추진력과 강단으로 단체를 이끌며 충북도와 청주시의 예산지원, 연구용역 사업이 가능토록 역할했다. 작년도에 건강악화로 위원장직을 물러나 지난 30일 분기역 선정발표 때도 입원중인 병원에서 낭보를 전해들어야 했다. 

   
▲ 홍재형국회위원
정치권에서는 홍재형 의원이 견인차 역할을 맡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오송역 건립예산 확보를 통해 꺼져가던 오송분기역의 불씨를 되살려냈다. 경부고속철 오송역사 건립 명목으로 그동안 확보한 예산은 설계용역비 30억원, 부지매입비 40억원, 역사건축비 220억을 포함해 390억에 이르고 있다. 오송역은 호남고속철 분기역으로 선정됨에 따라 본격적인 역사 설계와 예산증액이 기대되고 있다.

또한 국회의원 재선 당선이후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을 맡아 오송분기역의 당위성을 정부부처에 전달하고 막판에는 열린우리당 호남권 동료의원들을 설득해 호남권 지방자치단체장과 한목소리를 내지 않도록 견제시켰다. 또한 초선의 열린우리당 노영민 의원이 국회 건설교통위 소속으로 오송분기역 유치활동에 앞장섰다.

   
▲ 노영민국회의원
특히 노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 직후 신행정수도후속대책특위 위원으로 활동하며 오송역이 행정복합도시의 관문역으로 자리잡는데 산파역을 했다.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과 관련 국책연구기관의 동향을 면밀히 파악해 시종일관 오송분기역 유치 낙관론을 전파하기도 했다.

지역 원로인사로 구성된 오송분기역유치추진위가 10년간 도민운동의 열기를 은근하게 달궈온 반면 40대가 주축이 된 ‘청주청원사랑시민모임(이하 청사모)’는 별동대(?) 역할을 하며 화끈한 전투력을 발휘했다. 특히 지난 2003년 7월 교통개발연구원이 용역결과를 통해 천안분기역 당위성을 주장하려던 서울 공청회를 무산시킨 것은 청사모의 최대 전공이었다. 당시 공청회 불발과 용역자료 왜곡 시비로 건교부는 재용역 실시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하게 됐다.

   
▲ 이욱 미래도시연구원 사무국장

특히 청사모의 핵심 브레인인 이욱 전 사무국장은 오송분기역의 논리개발과 함께 대응전략등 문무에 걸친 순발력을 발휘했다. 또한 청사모 김상현 원로회장은 유치추진위가 좌고우면할 때 매파의 적극적인 제언으로 분위기를 일신시키는 역할을 했다. 청사모는 2002년부터 자체적으로 오송분기역 인터넷홈페이지를 제작운영했고 발표 당일인 지난달 30일에는 실시간 현장상황을 전해줘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을 이끌었다.   

또한 30대 주축의 청년단체인 충북청년회의소(충북JC)도 오송분기역 유치운동에 아낌없이 '젊은 피'를 수혈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손인석 회장은 회원 30여명과 함께 호남 버스투어에 나서 2박3일간 가두 홍보전을 펼치는등 정면돌파력을 과시했다. 또한 전국 JC조직에 오송분기역의 타당성을 전파하는 홍보도우미 역할을 해냈다.  

사실상 오송분기역 유치운동의 꼭지점에는 이원종 충북지사가 자리잡고 있었다. 야당 단체장으로 여당 일색의 국회의원들과 보조를 맞추고 내홍이 끊이지 않은 민간단체들을 추스르며 마지막 골인지점까지 전열을 유지하도록 했다. 특히 지난 3월 호남고속철 분기역 결정이 임박하자 이 지사는 기존 사무관 팀장제(팀원 3명)로 운영해온 전담팀을 전격적으로 확대개편했다.

   
▲ 김전호 충북도 교통과장
도청내에서 기획추진력을 인정받아온 김전호 전 법무담당관을 교통과장으로 보임하고 전담팀을 10명으로 확대토록 했다. 김 과장은 빠른 시간내에 현황을 파악하고 관련자료를 재정리해 건교부를 집중공략했다. 특유의 끈기를 발휘해 고속철도 업무 담당직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충북의 논리를 전달했다. 서울에서는 만나는 사람마다 고추장 등 지역농산물 기념품을 전달해 머리에서 가슴으로 이어지는 설득작전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는 후문이다.

일부에서는 논공행상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은 숨은 공신(?)으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꼽고 있다. 박 대표는 나름의 소신을 바탕으로 정치적 반발력에도 불구하고 오송분기역을 일찌감치 한나라당 당론으로 정했다. 심지어 목포 등 호남지역에서도 오송분기역의 타당성에 대한 개인의견을 밝혀 한나라당 자치단체장들에게 적지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의 오송분기역 지지발언도 조기결정된 당론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학계에서는 충북대 황희연 박병호 교수가 오송분기역 논리개발에 앞장섰고 각종 국책연구기관의 움직임을 지역 정관계에 전달해 대응책을 마련토록 했다. 청주대 박종호 교수는 X축 철도교통망의 당위성을 내세워 대내외 홍보활동에 주력했고 유치추진위 이상훈 상임대표는 분기역 추진위 충북 위원으로 참여해 열성적으로 논리전달을 하고 좌초위기에 있던 유치추진위를 정상가동시킨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오송분기역 유치운동에서 당연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눈총을 받는 곳도 있다. 도내 정책개발의 씽크탱커인 충북개발연구원이 오송분기역 논리개발에 있어 앞서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서울 충북협회 임광수 회장은 협회차원에서 어떠한 입장표명도 하지 않았고 유치추진위의 성금모금에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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