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가지치는 일"좀 더 생각해보고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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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가지치는 일"좀 더 생각해보고합시다
  • 윤석위 시민기자
  • 승인 2005.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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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 가지치는 일” 좀 더 생각해 보고 합시다

나무는 계절에 따라 잎이 나고 낙엽이 지는 과정을 거듭한다. 나무의 생활은 그러한 과정을 거듭하며 성장하고 호흡과정에서 생기는 산소를 공기중에 넓게 분포하게 하여 뭇 생명체들의 생존을 돕는다. 모두 잘 아는 이야기이다. 뜨거운 여름에 사람과 동물에게 그늘을 만들어주고 집을 만들어 주며 식량을 제공하기까지 하니 이야말로 아낌없이 모두 주기만하는 성인의 경지에 이름이다.
한여름 해가 잘 든 대낮에 거리를 걷는 것은 위험하다. 위험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방비를 하느데 양산을 쓰거나 차단제를 바름으로 자외선의 피해를 막는데 그것도 한계가 있다. 배기가스는 호흡을 곤란하게하며 .강렬한 햇빛은 눈을 극도로 자극한다.

그런 위험천만한 거리를 걷는데 조금이라도 행인을 위로하는 게 있다면 그것이 바로 가로수이다. 가로수의 넓은 그늘 속에서 도시민들은 그나마 위안을 얻는다는 뜻이다. 한여름에 우리나라에서 제일 더운 도시는? 어릴 적 지리시간에 배운 도시이름엔 틀림없이 대구영천분지와 청주분지가 있어서 지리적으로 불리한 곳에 태어난 것에 안타까워한 적이 있었다. 사실 우리가 사는 청주는 여름엔 살인적으로 덥고 겨울철엔 살을 에는 듯 추운 분지형기후로 그런 핸디캡을 그저 숙명으로 알고 견뎠는데 그런 지형적 결함을 대구사람들은 가로수를 촘촘히 심고 공원의 녹지를 더 확보하는 노력을 통하여 극복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여름한철의 평균온도를 약 3~4℃정도 낮추었다고 한다. 최근 몇차례의 대구방문때 시원한 가로수를 확인한 나는 내 고향 청주는 한참 더 노력해야 좋아질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간선도로라고 불리는 청주의 중심차로는 몇 해 전 전주를 지하로 묻는 지중화공사를 했다.앞으로도 더 많은 거리를 전주없는 공간으로 만들어 갈 계획이란다. 지중화공사의 이유는 전주와 무질서하게 뵈는 전선이 도시의 미관을 해친다는데 있다. 또 전선이 늘어져 있어서 나뭇가지치기를 하지 않으면 전기합선 등의 위험이 있다고 한다. 물론 시민의 안전이 충분하게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가지치기에 동의한다. 그러나 지중화공사가 이루어진 후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위험이 사라진 후에도 관행처럼 가지치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마치 지팡이를 꽂아놓은 것처럼 볼썽사납게 가지치기를 한 초봄의 가로수는 시민의 심성마저 사납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는 생각이다. 마치 2차세계대전시 일본 관동군이 자행한 마루타를 보는 듯 하지 않는가?

청주를 아름답게 느끼게하는 대표적인 상징물로 플라타너스 가로수길을 꼽는다. 매연을 흡수하여 공기를 정화하고 청주시민에게 아름다운 사계를 보여주며 오래고향을 떠났다가 돌아올 때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어주는 가로수그늘을 우리는 잊지 못한다. 가로수와 공원의 숲을 잘 가꾼 도시는 숲에 새들과 많은 야생동물들이 찾아들 듯이 많은 사람들이 찾아 들게 된다. 도시의 경쟁력이 생긴다는 말이다.
이러한 이유로 전주를 땅에 묻은 거리의 가로수는 가지치기를 삼가야하며 ,가로수와 가로수사이가 너무 넓은 곳은 한그루의 나무씩 더 심어야하며 나무의 수종을 한가지로 통일해서 심는 몰지각에서 벗어나야하고 전주가 있는 가로의 나무도 가지치기를 최소화하는 등 나무를 덜 괴롭히고 많은 그늘을 확보해나가는 지혜를 발휘할 때인 것 같다. 나무는 인간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진화해 온 고등 생물체이다. 사람의 잣대로 재어 나무를 함부로 다루지 말고 나무에 기대어 배운다는 겸손한 마음을 갖는다면 가로수가지치기를 그렇게 잔인하지 않게 할 수 도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오늘도 무더운 날! 시원한 나무그늘에서 쉬고 싶다.

2005년 7월 2일 윤석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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