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해외반도체업체 '빅딜설' 배경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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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해외반도체업체 '빅딜설' 배경과 전망
  • 뉴시스
  • 승인 2005.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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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마이크로와 메모리사업 전략논의, 빅딜 협의는 없어"

<뉴시스>불과 이틀전 채권단 공동관리에서 벗어난 하이닉스반도체가 해외의 유력반도체업체와의 빅딜설에 휘말렸다.

 중국에서 하이닉스와 함께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전략적인 제휴자 ST마이크로가 '자사의 노어(NOR) 라인 양도-하이닉스 지분 인수'라는 제안을 한 것으로 보도되면서 재계와 채권단을 비롯한 주주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예상되는 지분 인수규모는 5~10%선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는 이에 대해 "ST마이크로로부터 메모리사업 부문의 전략적 방향에 대해 논의하자는 제안이 있었다. 그러나 빅딜 제안(노어플래시 메모리 라인 일부와 주식맞교환)을 포함한 구체적 협의는 없었다"고 공시했다

이처럼 '사실 무근'에 가까운 공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채권단이 본격적으로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유로 빅딜설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D램에 이어 낸드(NAND) 플래시를 시작한 하이닉스로서는 노어 라인까지 운영할 경우 종합 메모리 회사로 도약하게 된다.

 문제는 조기 경영정상화가 이뤄졌지만 하이닉스의 대주주는 여전히 채권단이라는 점이다. 지분 매각의 칼자루는 채권단이 쥔 것. 채권단은 보유중인 74.2%의 지분중 51%를 제외한 23.2%를 연내 국내외에 매각할 예정이다. 국내 투자자에게 일부를 팔고 나머지는 DR 형태로 해외투자자에게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51%는 2007년까지 매각하되 '출자주식 공동관리협의회'의 결정에 따라 처리해 하이닉스의 새 주인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채권단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지분을 되도록 비싸게 팔아 투자한 자금을 최대로 회수하는 일이다. 이런 면에서 주식과 생산 라인을 교환하자는 제안은 하이닉스 입장에선 긍정적이지만 채권단에게는 득이 될 게 없다. 채권단 관계자도 "ST마이크로에서 채권단에 제안한 것은 없다"고 전제하고 "(채권단 입장에서) 생산라인과 지분의 빅딜은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ST마이크로가 이같은 빅딜에 강한 의지가 있다면 채권단에게 별도의 '당근'을 제시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ST마이크로가 10%의 지분을 확보할 경우 채권단을 제외한 1대주주로서 향후 M&A 과정에서도 상당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프리미엄까지 갖게되기 때문이다.

 노어 플래시 메모리는 휴대폰, MP3 등 이동기기에 쓰인다. 이동기기들이 대용량화되면서 노어 플래시는 고용량에 적합한 낸드 플래시에 시장을 내주고 있다. 반도체조사전문기관인 가트너는 최근 올해 낸드 시장이 노어 시장을 추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이미 낸드 플래시 비중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정한 하이닉스가 굳이 노어 생산 라인을 가져올 이유가 많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두 회사가 보여준 우호적인 관계를 볼 때 제품간 빅딜의 가능성도 예상하고 있다. 하이닉스와 ST마이크로는 중국 남부의 우시시에 20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중국 정부가 10억달러, ST마이크로와 하이닉스가 각각 5억달러를 투자하는 방식이다. 300mm웨이퍼를 주력으로 생산할 예정인 중국 공장에서는 D램, 플래시 메모리를 주력으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생산된 제품의 1/3은 ST마이크로로 공급하기로 약정한 상태다.

 ST마이크로는 공장 설립에 따른 출자와 함께 하이닉스의 지분까지 일부 인수, 보다 안정적으로 플래시 메모리를 공급받기 위해 빅딜을 제안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플래시를 주는 대신 ST마이크로의 노어 플래시를 공급받으면 하이닉스는 종합적인 메모리 업체의 면모를 갖출 수 있다.

 결국 비메모리 전문 업체인 ST마이크로가 메모리전문 기업인 하이닉스와 어느 수준과 형태의 제휴를 원하는 지에 따라 새로운 '전략적 논의'의 틀이 결정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관계자는 "ST마이크로는 급성장하고 있는 낸드 플래시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분 일부를 매입하는 마켓 투자를 넘어 경영권에까지 관심을 넓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이닉스를 인수할 만한 국내 업체로는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강한 시너지가 예상되는 LG전자, 현금동원력이 뛰어난 연기금과 군인공제회 그리고 다수수의 투자자가 연합한 형태인 사모투자회사(PEF)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몇몇 업체가 거론되고 있으나 공식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은 현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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