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있을 때 지역위해 일하고 싶었다”안재헌 충북도 행정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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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있을 때 지역위해 일하고 싶었다”안재헌 충북도 행정부지사
  • 충청리뷰
  • 승인 2002.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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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민선 3기 이원종 지사와 함께 충북도 행정을 이끌어갈 행정부지사로 괴산출신인 행정자치부 1급 고참인 안재헌씨가 발령됐다. 안재헌씨의 충북도 행정부지사 임명은 여러 가지 관점에서 관심을 끈다.
우선 그의 중량감 때문이다. 안 부지사는 국가 내무행정을 총괄하는 행정자치부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을 뿐만 아니라 최고참으로서 이미 장·차관에 나아갔을 위치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부지사 중 가장 중량감 있는 축에 든다. 그러다 보니 언제든지 국가 정무직을 바라볼 수 있는 그가 충북도의 행정부지사를 마다하지 않은 사연이 관심을 촉발시키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지역에서의 용꿈을 그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벌써 그의 무게로 인해 포스트 이원종 그룹의 주요 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그래도 힘있을 때 지역에 도움이 되고 싶어 내려왔다”는 것이 그의 공식적인 답변이지만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한 주위의 관심을 떨쳐버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많은 사람들은 안부지사가 중앙부처에서 더 큰 일을 하게 될 것으로 보았다. 충북도 행정부지사로 선뜻 오게된 배경이 궁금하다.
“본인 능력과 여러 가지 상황이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행정자치부라는 곳이 내무부와 총무처가 통합되어 신될된 부서기 때문에 예전 같이 서열이나 순번을 정하기 어려워 졌다. 4년 이상 1급으로 지내다 보니 모든 부서를 거의 다 거치게 되어 계속해 기다릴 것이냐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중앙부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건이 될 때 지역을 위해 역할을 하는 것도 뜻이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
향후 지역에서의 정치적 뜻이 있어서는 아니었는지 정작 묻고 싶은 것을 내쳐 물었다. 그렇지만 적극적인 부인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다만 어떤 정치적 목표가 있어서라기 보다 스스로 감당할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는 말로 대신했다. 매사에 신중한 행정관료의 처신으로 볼 때 “욕심을 내선 안되고 스스로 능력이 된다고 판단될 때는 할 수도 있다”는 대답은 듣기에 따라 강한 의지로도 전달됐다.
중량감 있는 행정부지사의 출현은 오히려 일찌감치 주위로부터 견제를 받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정치적으로 복잡하게 행동해 오지 않았고 정치적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도 않아 그럴리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안부지사의 답변이다.
“경력이 자랑보다 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지하게 노력하고 경험을 축적하며 나름대로 오해할 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행정부지사는 고위직으로서 행정을 잘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론 정치적 결단이나 행동도 요구받을 때가 있을 것이다.
“의식적으로 목표를 가진 행동에 익숙치 않다. 지향하는 바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지만 나름대로 준비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는 생활신조로 살아왔기 때문에 자신있다고 생각하면 표출 될 수도 있겠다.”

-중앙 부처에 지역 인재가 없다는 지적이 있는데.
“인구 비례로 볼 때 적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인재 발굴이나 육성에 소홀했다고는 생각않는다. 충북출신이란 인식이 희박한 분들이 있을 뿐이다. 우리 도정 협조를 이끌어내는데 미흡하지 않을까 우려되지만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문제다. 중앙과의 협조관계에 최선을 다하겠다.”
-오송 분기점 미해결 등 충북 현안 사업이 진통을 겪고 있는데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호남고속철 오송분기점, 수도권 공장총량제 완화, 공업배치법 문제 등이 지역간 다툼으로 나타나 잘 해결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 독자적인 큰 목소리를 내기도 어려운 실정이지만 용화온천 개발저지 사례에서 보여줬듯이 사회적 정의와 바른길이라면 사회단체나 국민들로부터 올바른 목소리가 나오게 된다. 지역간 이해 상충으로 해결이 잘 않될 때 사회 정의적 차원에서 공감하는 목소리가 나오게 마련이며 해답도 나올 것으로 본다”

-부단체장이라는 자리의 한계일 수 있지만 자기의 목소리, 즉 자신의 칼라를 내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행정부지사로서 역할을 어떻게 해나갈 계획인가.
“민선 도정은 선거라는 과정을 거쳐 탄생되었다는 점이 다르다. 각계 각층의 목소리를 수렴하여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도지사가 리드해 나갈 것이다. 이를 실천해 내는 것과 국가 행정과 연결된 부분을 합리적으로 운영해 내는 것이 행정부지사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행정부지사실에서 이루어진 인터뷰에서 안행정부지사는 어찌나 꼿꼿한 자세로 변화가 없었던지 다양한 표정과 제스처를 담아내려는 사진기자가 애를 먹어야 했다. 그만큼 안부지사는 빈틈이 없으며 ‘젠틀’하다. 게다가 ‘성실’이 생활 모토인 그다. 충분한 준비속에서 자신감도 생기고 추진력도 발휘된다는 것이다.
자칫 결단력, 돌파력, 추진력이 부족하다는 얘기일 수 있다. 중앙부처 근무는 참모역으로 당연히 몸에 밸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안부지사가 행정자치부 소방본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이뤄낸 ‘의무소방제도’ 시행은 준비된 자의 돌파력과 추진력의 실체를 보여주는 일면이다.
의무소방제도는 의무경찰제도와 같이 소방대원 의무 복무로 군복무를 대신할 수 있도록 한 것. 이는 소방업무의 20년 숙원이었지만 군병력의 감소를 우려한 국방부의 반대로 입법화되지 못했던 것. 이를 안부지사는 국방부장관과 직접 담판, 그리고 국회에서의 발로 뛴 로비로 연간 3000명의 소방대원 증원 효과를 가져온 의무소방제를 관철시킨 것이다. 이때 행자부 장관이 “안재헌본부장을 다시 봤다”며 크게 놀라워 했다는 후문이다.
부지사로서 이원종지사의 뜻을 받들어 도정을 살피면서 정치적 외연을 얼마나 어떻게 키워갈 수 있을지 도민들은 그를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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