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통합여부는 지방선거 큰 변수”
상태바
“어차피 통합여부는 지방선거 큰 변수”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5.08.1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쪽은 표정관리, 한쪽은 예의주시

최근 통합논란이 어지럽게 전개되면서 내심 표정관리에 돌입한 정치집단이 있다. 열린우리당이다. 지금의 상황을 열린우리당의 꽃놀이패로 규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쨌든 한나라당 소속인 이원종지사가 통합 때문에 여론의 포로가 된다는 것은 열린우리당으로선 불감청 고소원인 셈이다. 이미 통합논란이 커질만큼 커진 상황이라 성사여부를 떠나 이지사에겐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 게다가 오제세의원(청주 흥덕 갑) 등 청주권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통합찬성 발언으로 이지사와 분명한 대립각을 세움으로써 분위기는 더 썰렁해졌다. 이지사에 대응해 오는 하반기쯤 도지사후보를 띄워야 할 열린우리당에 뜻하지 않은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다.

“지역갈등 조장으로 지방선거 왜곡된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이런 분위기는 돈으로도 못산다. 통합논란이 확산되면서 청주 유권자들의 정서적 응집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여론조사에서 통합찬성이 90%를 넘는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지금까지 이정도로 높아본 적이 없다. 이런 기류는 어떤 형식을 취하든 반드시 내년 지방선거의 표심으로 나타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로선 지금의 분위기를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충북도청과 도의회가 통합의 당사자인 청주 청원 외에 다른 시군의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함으로써 불필요하게 지역갈등을 부추겼다는 점이다. 속단인지 모르지만 이런 처사는 청주권 비청주권의 반목을 초래해 자칫 내년 지방선거에서 감정분쟁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내년 도지사 선거구도는 아주 우습게 전개된다. 잘못하면 충북이 지역별로 갈기갈기 찢어질 수도 있다. 이런 극단의 상황은 피해야 하는데 지금 돌아가는 것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의원 개개인이 서로 다른 의견을 가졌다 하더라도 이는 의회내부에서 조율될 문제인데 엉뚱하게 타 시·군의 여론조사를 끄집어 내는 바람에 문제만 더욱 꼬이게 됐다. 솔직히 말해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의 이원종에 맞설 대항마 물색에 고심하던 차에 그야말로 호재가 저절로 떨어졌는데도 한편으론 걱정스럽다. 정당이나 정치인들이 기회를 잡아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통합논의가 좀 더 신중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극단의 발언이 극단의 실망감 안길수도
통합논란이 첨예화되면서 청주시장과 관련해서도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입장은 엇갈린다. 기회 있을 때마다 “통합될 경우 시장을 사퇴하겠다”고 공언한 한나라당 한대수시장의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선 오히려 운신의 폭이 그리 넓지 않다. 일각에선 통합이 무산되더라도 그동안 초지일관의 이미지를 보임으로써 향후 진로선택이 임의로울 것이라고 진단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통합이 성사되면 본인의 약속대로 당연히 물러나야 하고, 안 되더라도 시장재선을 넘보기엔 여러 난관이 따른다. 통합에 대해 본인이 ‘시장사퇴’라는 극단의 배수진을 치고 접근한만큼 역으로 많은 사람들은 통합이 무산될 경우 한시장에게 더 이상 큰 기대를 걸지 않을 수도 있다. 이는 현재 통합론자들이 한시장과 오군수에게 좀 더 적극적인 ‘행동’을 주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끝을 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한시장 스스로 이미 내년 지방선거보다는 18대 총선에 ‘키’를 맞췄고 오효진군수와도 ‘모종의 약속’을 했을 것이라는 억측이 제기되고 있는데 아직까지 확인된 것은 없다. 결국 현직이라는 프리미엄을 잃게 될 한나라당의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는데 당의 핵심 관계자는 “다른 곳도 아닌 충북의 수부인 청주문제인데, 설령 한시장이 재선에 나서지 않더라도 좋은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다.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며 자신감을 표했다.
아직까지 마땅한 청주시장 후보감을 점지하지 못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은 역시 지금의 통합논란이 반갑기만 하다. 한시장이 재출마를 안 할 경우 현직의 기득권이 개입되지 않는 ‘제로 섬’ 승부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용기를 얻어 현재 물밑으로 강한 출마의사를 밝히는 인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한 관계자는 “청주시장 후보물색에 여유가 생긴 건 사실이다. 당분간 지켜보면서 판단하겠다. 우리로선 한시장의 생각은 이미 청주시장 재선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한다. 한시장이 보인 그동안의 언행을 곰곰 따져 보면 이해될 것이다. 바램이 있다면 본인의 의지대로 반드시 청주 청원을 통합시켜 좀 더 큰 일을 하라는 것이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