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과 후보연대는 없다”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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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과 후보연대는 없다”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
  • 충청리뷰
  • 승인 2002.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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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8.1% 득표 제3당 부상,
연말대선 최대변수 떠올라
민주노동당 대통령후보로 단독출마한 권영길대표가 지난 24일 청주를 방문했다. 8월 9일 대통령 후보 출마를 선언한 권대표는 전국 조직 순회일정에 따라 청주에 들러 민노당충북도지부 대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민노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인 권대표는 이날 청주지역 언론사와 가진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노무현후보와 후보연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또한 민주당의 신당창당 움직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비리 의혹, 정몽준의원의 대선출마 등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부산 출신인 권대표는 88년 전국언론노동조합총연맹 초대 위원장을 맡으면서 노동운동가의 길을 걷게 된다. 67년 대한일보 기자로 입사해 87년 서울신문 파리특파원까지 20년간 언론일선에서 일해온 권대표는 정연한 논리와 친화력으로 96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초대 위원장에 선출됐다. 97년 대선에서 ‘국민승리21’ 후보로 출마했으나 유효표의 1.2%(30만6026표) 득표에 그쳐 진보정당 저변의 한계를 드러냈다.
하지만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민노당은 한나라당 태풍에 못지않은 ‘돌풍’을 일으켰다. 정당명부 투표에서 8.13%를 득표, 자민련 6.5%에 앞선 제3당의 입지를 확보했다. 이같은 선전(?)에 대해 권대표는 ‘국민들이 진보정당을 대안세력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단언했다.

당원있는 정당은 민노당 뿐이다
“현재 한국정치에는 민노당 이외에 정당은 없다고 본다. 과연 당원이 없는 정당, 당비를 한 푼도 내지않는 당원이 정당정치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우린 3만명의 당원이 있고 당비만으로 운영되는 유일한 정당이다. 또한 정당의 창당방법, 운영방법 등을 볼 때 기존 보수정당은 강령이나 정책따라 탄생된 정당이 아닌 사람을 찍는 정치꾼 집단에 불과하다. 이러한 기성 정당에 희망을 접은 유권자들이 정당투표제를 통해 민노당에 지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한다”
하지만 최근 언론사의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권대표의 지지도는 5%안팎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민노당 8% 지지도에 못미치는 수준인데, 이같은 격차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조사매체에 따라 최저 5%에서 최고 8%까지 지지도가 나타나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대선구도가 짜여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회창-노무현후보에 언론조명이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유권자들의 인지도가 낮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노무현후보도 올초에는 한자리수 지지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국민경선을 통해 노풍이 불면서 지지도가 급상승했고 거품이 꺼지면서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정몽준의원의 지지도가 높게 나타나 정풍을 예고하지만 역시 대선가도에서 거품이 제거되리라 본다. 이회창후보도 아들 병역비리 문제로 후보자격 시비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 않은가? 결국 보수정당 후보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점차 민노당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세가 확산되리라고 확신한다”

진보정당 대안세력으로 받아들여
보수적 투표성향이 강한 충북에서도 민노당은 7.3%를 얻어 차기 총선은 물론 연말 대선의 판도를 가늠할 주요변수로 등장하게 됐다. 최근까지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는 12월 대선까지 민노당 후보가 최소한 5%이상의 지지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이회창-노무현후보의 양자 구도에서 박빙의 승부가 전개될 경우 민노당의 득표력 정도가 두 후보의 당락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개혁적인 민주당 노무현후보와 연대할 경우 상당한 파괴력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민노당의 지지기반인 진보세력은 민노당 후보 당선이 최선이지만 가장 보수적인 후보가 당선될 경우 최악의 상황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대선에 임박한 시점에 안팎의 요구에 따라 후보연대 전략 등을 구사할 가능성도 점쳐지는데.
“아마도 민주당 노무현후보와의 연대를 염두해 둔 질문 같은데, 사실상 우리 당과 이념적 좌표가 다르기 때문에 후보연대는 있을 수 없다. 노후보는 단 한번도 자신을 진보정치인으로 말한 적이 없다. 개혁후보라는 표현도 하는데,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개혁의 핵심은 국제통화기금이 요구하는 사항을 철저히 이행하자는 것이다. 금융개방, 공기업 민영화 및 해외매각, 노동시장 유연화로 포장된 대량해고 등 이른바 신자유주의 정책은 개혁이 아닌 반개혁적이다”

이회창후보 자질·도덕성 상실
권대표는 ‘보수정당은 연대 대상이 아닌 청산 대상’이라고 지목하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 사이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노무현과 권영길의 차이가 더 크다. 이회창후보는 기본적으로 대통령이 될 자질과 도덕성을 상실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김대중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단호했다. “김대통령이 남북 긴장관계를 완화시켜 평화통일의 문을 연 성과를 거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의 요구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해 결국 노동자, 농민, 서민들을 어렵게 했다. 80대 20의 부익부빈익빈이 최근에는 95대 5로 악화됐다는 비관적인 얘기도 들린다. 특히 주변가족들의 부정부패 사건은 지역·파벌정치의 부작용을 그대로 드러낸 비극이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전제로 ‘서울 해체’라는 극단적인 처방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역불균형 문제는 전국 정당인 민노당만이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다. 우선적으로 서울을 해체해야만 지역불균형 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 최근 서울대 정운찬총장의 입학생 지역별 할당제에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거대공룡인 서울에 인적·물적 자원이 집중되고 확대재생산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
어쩌면 제3당 민노당이 이번 대선에서 당선자를 낸다는 것이 ‘희망사항’일 수 있다. 하지만 6·13지방선거에 이어 확실한 지지기반을 다진 뒤 2004년 총선의 원내진출 교두보 확보에 대해 더 이상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권대표는 ‘비례대표제를 통해 대략 6∼10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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