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수의 메아리] 차라리 9년전 김태호의 길을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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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수의 메아리] 차라리 9년전 김태호의 길을 가라
  • 김천수 기자
  • 승인 2019.08.2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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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수 충주·진천·음성 취재국장
김천수 취재국장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그는 2010년 이명박 대통령 시기 국무총리 후보자였다가 자진 사퇴한 김태호에 대해 자신의 저서 ‘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에서 스폰서 논란을 짚어가며 당시 MB가 내세운 ‘공정한 사회’ 기조를 비판했다.

결국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는 2010년 8월 29일 오전 10시 광화문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진 사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이틀간 진행된 청문회에서 `박연차 게이트’ 연루설과 `스폰서’ 의혹, 부인의 뇌물수수 의혹, 금전거래와 재산관리 문제 등을 놓고 혹독한 검증을 거쳤다. 총리 인준이 어려울 정도의 큰 결점이 없기에 비교적 무난하게 청문회를 통과할 것이라고 예상됐다. 하지만 각종 의혹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젊고 신선한 이미지에 상처를 입게 됐다.

특히 청문회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만난 시점에 대해 거짓말을 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답변에서 2007년 이전에는 박 회장과 일면식도 없다던 그는 2006년 10월 3일 골프장을 다녀간 사실이 박영선 청문위원에 의해 밝혀졌다. 그런데다 2006년 2월에 박 전 회장과 함께 촬영된 사진이 기사를 통해 공개되면서 사퇴론이 급속히 번지게 됐다. 이틀 뒤 김 후보자는 자진사퇴 기자회견을 갖고 물러났다.

이 때의 기사는 본 기자가 작성해 충청리뷰에 보도한 <김태호 총리 내정자 2006년 2월 이미 박연차와 ‘찰칵’>이라는 제목의 단발성 아이템이었다.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 함께 보도되면서 모든 언론에서 다뤄졌고 이틀 뒤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사퇴를 부른 결정타가 됐다.

지금, 조국 후보자는 어떠한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조 후보자를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예견됐다고는 했지만 설마였다. 지명되기 얼마전까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었고, 서울대 교수직에 복직까지 했기에 더 설마했다. 폴리페서 논란을 지펴온 장본인이 법무부 장관직에 지명될 것을 알면서 서울대에 복직신청을 한 사실만 봐도 철면피라는 비판이 불거졌다. ‘보통 사람’을 언급하고 ‘정의’와 ‘공정’을 앞장서 논하던 그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가.
급기야 27일 검찰은 조 후보자의 의혹과 관련한 장소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이날 오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과 서울대 환경전문대학원, 고려대, 단국대, 공주대 등 10여 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현재의 조국에 대해 거의 모든 언론이 검증에 나섰다. 9년전의 김태호 보다 더 질적으로 자격미달이라는 평가의 방증으로 읽힌다. 딸 부정 입학 의혹, 부정 논문 의혹, 부정 장학금 혜택 의혹, 가족 사모펀드 투자 의혹, 사학 관련 의혹 등의 문제가 셀 수 없이 등장하고 있다.

부정 입학 등과 관련해 서울대, 고려대, 부산의전원, 단국대 등의 일부 학생들이 조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잇고 있는 상황이다. 지면이 부족해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과 일부 사실들을 기록하기도 버거울 정도다. 그가 내뱉었던 수많은 적대적 조어들이 그를 향하고 있다.

차라리 만 9년전 자진사퇴하고 중국 유학길에 오른 뒤 재보궐선거로 복귀한 김태호의 길을 걷길 바란다. 교수직도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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