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할까, 둘로 쪼개진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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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할까, 둘로 쪼개진 나라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9.09.11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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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조국 후보자를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했다. 조국 장관을 둘러싼 논란이 이제 끝났는가 싶었는데 시작이라고 한다. 많은 언론들이 정국이 격랑속으로 휘말리게 됐다고 논평했다. 앞으로 또 얼마나 놀라운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 조 장관의 임명이 잘한 것인가, 아니면 잘못한 것인가를 따지는 건 이제 의미가 없다. 이미 기차는 떠났고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하길 바랄 뿐이다.

다만 어떤 이슈가 있을 때마다 국민이 양쪽으로 갈라지는 현상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야 겠다. 문 대통령이 조 장관을 후보자로 결정했던 지난 8월 9일 이후 한 달 동안 이 나라는 정확하게 둘로 쪼개졌다. 마치 전남 진도군의 진도 바다가 양 쪽으로 쫙 갈라지듯이.

대통령은 9일 장관들을 임명한 후 “조 장관을 둘러싼 찬반 격론이 자칫 국민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어 깊은 고민에 빠졌다”고 말했으나 이미 국민분열까지 갔다. 한 지인은 조 장관 임명 전에 “친구들의 모임자리에서 절대 꺼내지 말아야 할 게 조국 장관 후보자 얘기다. 잘못 꺼냈다가는 두 패로 갈려 싸움이 난다. 그런 장면을 여러 번 봤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우리는 선거철만 되면 집집마다 지지하는 후보가 달라 곧잘 말싸움이 난다. 그래서 마음 속으로 지지하고 선거날 조용히 가서 찍고 오는 게 상책이다. 선거철에 여야로 갈려 갈등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힘들지만 이번에 한 달간이나 계속된 ‘조국 사태’를 겪는 것도 참으로 피곤했다. 가히 ‘조국 사태’라 부를만 했다.

국회청문회 무용론이 나오는 건 당연지사다. 지금도 청문회 무서워 장관 안한다는 사람이 많다고 하는데 앞으로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침부터 밤까지 국민들이 굳이 알 필요가 없는 것까지 탈탈 털어내는 기자들의 부지런함에 또 한 번 놀랐다.

조국 장관후보자가 임명될 것인가, 아니면 낙마할 것인가 궁금증을 자아내던 지난 8일 장제원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의 아들 노엘이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다는 뉴스가 순식간에 확산됐다.

그러자 장 의원은 사퇴하라는 여론이 들끓었다. 9일에는 장 의원의 부인이 피해자에게 사건을 덮어달라며 사정했다는 새로운 소식에 20살짜리가 어떻게 벤츠를 샀을까 궁금하다는 뉴스도 나왔다. 마치 조국 뉴스에 복수하기 위해 장 의원 아들 뉴스를 의도적으로 띄우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웠다.

그러나 노엘이 낸 사고는 노엘이 책임지면 된다. 장 의원이 그런 사고를 냈다면 사퇴해야 하지만 이건 아들 일이다. 혹시 장 의원이 조 장관 국회청문회에서 악을 써가며 지적했다고 해서 사퇴하라는 건 아닐까? 이 말이 맞다면 이 또한 온당치 않다.

지난 10일 오전 ‘실검전쟁’이란 뉴스가 눈길을 끌었다. ‘다음’에서는 문재인지지, ‘네이버’에서는 문재인탄핵이 검색어 1위에 올랐다고 한다. 이를 전쟁이라 표현한 게 우습지만, 실제 우리는 지금 총성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자신의 의견을 내면 되지 전쟁까지 해야 한단 말인가. 국민통합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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