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기록한 13만 컷, 삶이 스며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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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기록한 13만 컷, 삶이 스며있습니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9.09.24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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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다'주제로 첫 개인전 연 최석원 사진작가

 

2009년 몸이 아파 청주행을 택했다. 괴산 연풍이 고향인지라 심리적으론 청주가 가까운 동네였다. 서울에 올라간 건 사진 때문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방학이면 서울에 올라갔다. 친척이 소개해 준 스튜디오에서 일을 배웠다. 그 후로 쭉 사진과 연을 맺었다. 개인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약 15년 정도 서울생활을 하다 인생의 쉼표를 찾아 청주에 왔다.

하지만 그는 곧 사진기를 집어 들었다. 서울 생활이 화려하고 즉각적인 상업사진을 찍는 것이었다면 청주에서의 사진은 심심하고 일상을 닮아있었다.

최 씨는 2010년 복합문화체험장 하이브에서 아시아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코디네이터를 맡아 2015년까지 일했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는 줄곧 셔터를 눌렀다.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사진을 정리해보니 13만 컷. 그는 그중 100컷을 골라 동부창고에서 전시회 <스치다>24일까지 개최했다. 인생의 한 부분을 덜어낸 것 같다. 좀 정리가 된 느낌이다.”

안덕벌의 변화, 동부창고의 변화 등을 사진으로 읽어낼 수 있다. “처음에는 책을 내려고 했다. 책을 내지 않고 전시회를 하자고 생각하니 어떻게 정리할지 감이 안 왔다. 책의 목차처럼 내용을 분류하고 사진을 정리했다.” 그는 여전히 사진으로 밥벌이를 한다. 예술행사 사진을 찍기도 하고, 작가들의 작품 사진을 찍기도 한다. 지난 10년 간 행사장에서 그는 늘 기록자로 서 있었다.

그는 사진전을 열면서 고민이 많았다. “삶이 챕터처럼 구분되는 게 아니니까. 갈등도 좀 있었다.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아직 10년 밖에 기록을 안했으니까 누군가는 별거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20, 30, 40, 50년 간 기록하면 소중한 지역자산이 될 것이라고 본다. 10년 마다 전시회를 열고 싶다.”

그러려면 그가 건강해야 한다. 이후 최 씨의 50년 기록 전시회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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