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고교생들 故 이혜선양 사건 재수사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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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고교생들 故 이혜선양 사건 재수사 촉구
  • 뉴시스
  • 승인 2005.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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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충북 충주지역 고교생들이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투진자살한 故 이혜선양 사건 재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검찰에 냈다.

10일 청주지검 충주지청을 방문한 H양(고2) 등 3명의 고교생들은 충주지역 6개 고교생 1707명의 서명부와 함께 “엄정한 수사로 제2, 제3의 혜선이가 나오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학생들은 진정서 제출에 앞서 청소년폭력예방재단 관계자들과 함께 기자들과 만나 “혜선이는 중학교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학교 폭력조직 ‘메두사’ 아이들로부터 폭행을 당해왔다”면서 “그러나 혜선이를 폭행한 가해자들은 여전히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생들은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이 퇴학이나 전학에 그치고 있어 죽은 혜선이는 편히 눈을 못감고 있다”고 강조한 후 “이들에 대한 경찰조사가 미흡하다는 점에서 우리 학생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혜선이의 옷에 수십차례 밟힌 자국이 선명하게 있는데도 경찰은 메두사 4명만 조사하고 나머지 3명은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당초 이날 진정서 제출에는 5명의 충주지역 고교생들이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학교 측의 제지로 3명 만 참석했다고 재단 관계자는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혜선이를 폭행한 메두사라는 조직은 학교당국은 물론 모든 학생들이 알고 있으나 이에 대한 대책이 없었고, 서명을 받으러 다닌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학교는 어제(9일)야 이 사실을 파악하고 중단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또 “진정서 제출에 대해 학교는 교사 지시 불응으로 퇴학 시킬 수도 있다는 경고도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김건찬 재단 상임이사는 “학교폭력 사건에 대해 학생들이 직접 서명을 받고,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내는 선례가 없는 일”이라며 “모든 사람들이 다 아는 메두사에 대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교육당국의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학생들의 진정서 제출을 방해한 학교와 교사를 국가인권위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숨진 이양은 지난달 1일 충주시 성서동의 한 골목에서 또래 학생들에게 폭행을 당한 충격으로 가출한 후 같은 달 3일 “친구들에게 폭행을 당했다. 학교가기가 무섭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의 한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이양을 폭행한 A양(17) 등 4명의 여고생을 폭력 등의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벌였으며, 사건을 지난달 14일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교육당국은 4명 중 1명을 퇴학시키고, 나머지 3명은 전학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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