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對 이장섭, 이장섭 對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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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對 이장섭, 이장섭 對 도종환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9.10.1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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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더민주당 흥덕구 공천 받을까 관심 집중
“흥덕구 내주고 험지로 나가라” “못 나간다” 팽팽
사진 왼쪽부터 도종환 국회의원,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

2020 충북 총선 현장
뜨거워진 청주 흥덕구 1

내년 총선이 6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판에서 뛸 선수들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정치 한담은 언제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그 중 청주 흥덕구 더민주당 후보를 둘러싼 얘기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흥덕구 현역 의원은 더민주당 도종환 의원이다. 여기에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가 총선에 나갈 채비를 하면서 누가 흥덕구 후보가 되느냐에 관심이 쏠려 있다.

노영민-이장섭-도종환은 그간 정치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런데 도 의원과 이 부지사가 흥덕구라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이 부지사 측은 도 의원에게 “흥덕구를 내주고 험지로 나가라”고 했고 도 의원 측은 “그렇게 못한다”는 입장이다.

도 의원은 재선 의원에 장관을 지냈고 대중적 인기까지 얻고 있다. 이에 반해 이 부지사는 정치신인이다. 그런데 둘 사이를 파고 들어가보면 매우 묘한 관계에 놓여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호사가들의 얘깃거리가 되는 것이다. 향후 이 문제는 어떻게 정리될 것인가.

청주 흥덕구는 17대 총선을 기점으로 진보계열 후보가 당선되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진보, 보수 후보가 왔다갔다 했다. 지난 1996년 치러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청주 지역구는 상당구, 흥덕구 단 두 개로 나뉘어졌다. 지금처럼 4개 지역구로 된 것은 2014년 청주·청원통합 이후다. 15대 선거 때는 자민련 바람이 충청권을 강타하면서 오용운 후보가 흥덕구에서 당선됐다. 16대 때는 한나라당 윤경식 후보가 차지했다.

이후 17~19대는 노영민 후보가 내리 당선됐다. 17대는 열린우리당, 18대는 통합민주당, 19대는 민주통합당 깃발을 들고 나왔으나 뿌리는 한가지였다. 그러나 노영민 전 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때마침 불거진 시집 강매 의혹 파문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다. 후에 그는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주력했다. 대선에서 성공한 후 주중대사를 거쳐 올해 1월 8일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취임했다. 20대 총선에서는 더민주당 도종환 후보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럼 내년 4월 15일 치러지는 제21대 총선은? 우선 예선전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민주당에서 누가 공천을 받느냐가 관건이다. 현재까지는 도종환 의원과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가 흥덕구 출마를 원하고 있다. 같은 당내 다른 후보는 아직 없다.

도 의원은 제19대 총선 때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이 되면서 사실상 정치에 발을 들여 놓았다. 충북지역에서는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노영민 실장과 둘이 선임됐다. 이후 도 의원은 비례대표 공천을 받고 당선됐다. 이 때 노 실장이 도 의원을 비례대표 후보로 적극 추천했고, 표결을 거쳐 도 의원이 비교적 앞 번호를 받았다고 한다. 도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당선된 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첫 문체부장관을 역임했다. 장관직은 2017년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수행했다.

도 의원이 20대 때 청주 흥덕구에서 출마한 것도 노 실장의 영향이 컸다. 비례대표를 끝낸 도 의원은 마땅한 지역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불출마를 결심한 노 실장은 도 의원에게 흥덕구 출마를 권유했고 선거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정치는 ‘생물’이라는데

노 실장은 주중대사로 가고 나서도 비서실장이 되기 전까지 내년 총선 후보로 한동안 오르내렸다. 그러나 실장이 되면서 출마하지 않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이 후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가 출마하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는 후문이다.

이 부지사는 노 실장이 국회의원 3선을 할 당시 내내 보좌관을 했다. 노 실장의 정치인생은 이 부지사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두 사람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이 부지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바로 청와대로 들어가 경제수석비서관실 산업정책 선임행정관을 역임하고 지난 2017년 11월 부지사로 왔다.

이에 대해 한 정치인은 “이 부지사는 청와대 행정관 생활 5개월 만에 부지사로 내려왔다. 그러자 노 실장이 이 부지사를 정치인으로 키운다는 소리들이 돌았다. 총선처럼 큰 선거에 나가기 위해서는 경력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중요한 임무를 맡겼다는 것이다. 지금 보면 그 말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부지사도 여러 차례에 걸쳐 내년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의 고향은 충북 제천이다. 제천고와 충북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된 제천·단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나갈 뜻이 있었으나 후배인 이후삼 후보가 공천을 받자 접었다. 아니 접은 게 아니라 다음 차를 기다렸다는 말이 정확할 것이다. 이 때 제천쪽 보다는 청주 흥덕구로 나가겠다는 생각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제천·단양에서는 18~19대 한나라당 송광호, 20대 새누리당 권석창 후보가 당선됐다. 권석창 의원이 공직선거법 등의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을 받고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더민주당 이후삼 의원은 자유한국당 엄태영 후보와 엎치락 뒤치락하다 간신히 이겼다. 지난해 민주당 바람이 강하게 불지 않았으면 결과가 뒤집혔을지도 모를 정도로 이 지역은 보수색이 짙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한편 도종환 의원은 지난 4월 10일 장관에서 국회의원으로 돌아온 뒤 “내년 총선에 나간다. 지역구는 흥덕구”라고 밝혔다. 그는 “흥덕구 출마는 당연한 것”이며 지역구 이동이나 험지 출마설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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