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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광산을 관광지로 바꾼 이영덕의 ‘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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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광산을 관광지로 바꾼 이영덕의 ‘뚝심’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9.10.16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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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관광지도 다시 그리는 이영덕 (주)영우자원 대표
동양최대였던 충주의 동양활석광산을 ‘활옥동굴’로 변모시켜
(주)영우자원은 총 57km중 우선 2.5km를 관광지로 개발했다.
(주)영우자원은 총 57km중 우선 2.5km를 관광지로 개발했다.

요즘 관광은 하늘이 준 자연환경에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가 더해져야 한다. 그 것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것이라면 의미와 가치는 배가된다. 충주시에는 충주호, 탄금대, 수안보, 계명산, 비내섬 등의 관광지가 있다. 하늘과 산과 물이 어우러진 수려한 충주호를 넋놓고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인근 ‘활옥동굴’을 구경하면 훨씬 재미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충주호의 아름다운 풍광을 바라보며 구불구불한 길을 5~6분 내려가면 ‘활옥동굴’을 만난다.

이 동굴은 과거에 활석과 백운석을 캐던 광산이었다. 광산은 쓰임을 다하고 지난해 문을 닫았다. 광산을 폐기하지 않고 관광지로 살린데다 문화를 입혀 볼거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중심에는 충북의 관광지도를 바꾸겠다고 나선 이영덕 (주)영우자원 대표가 있다.

이영덕 대표
이영덕 대표

1900년대에 충주 경제를 견인하던 두 개의 거대한 기업이 있었다. 바로 충주비료와 일신동양활석이다. 충주비료공장은 1959년 충주시 목행동에 순수 한국인의 손으로 지은 첫 번째 화학비료공장이었다. 당시 중화학공업 육성 바람을 타고 성장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1977년 전남 여천시에 동양 최대 규모의 남해화학이 생기면서 1983년 충주제1비료공장, 호남제2비료공장, 충주암모니아센터는 생산을 중단하고 문을 닫는다. 충주비료공장 자리에는 지금 새한미디어가 들어섰다.

그리고 일신동양활석은 충주시 목벌동에서 상당한 규모의 활석광산을 운영했다. (주)영우자원은 “1900년에 광산이 발견되고 1919년 일제에 의해 개발됐다”고 동굴내에 써 놓았다. 그런데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1929년 일본인에 의해 개발됐고 1949년 동양활석광업주식회사가 인수했다고 나온다. 둘 사이에 시간차가 있다.

동양활석광업주식회사는 옛 충청일보 창업주 이도영씨가 일으킨 일신산업이 운영해 일신동양활석이라고도 불렸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동양최대였다고 한다. 호황기 때는 광산과 공장에 근무했던 사람이 1000여명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활석은 곱돌이라고 칭했던 것이다. 표면의 촉감이 비누처럼 부드럽고 매끄럽다. 그 중 백운암질 석회암이 변질돼 생성된 것은 충주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다는 것. 충주에서도 동양활석광산에서 주로 생산했다고 하니 가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값싼 중국제가 들어오면서 어려워지기 시작했고 지난해 6월 말 공장 가동을 멈췄다.

충주에 재미있는 동굴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지난 추석 연휴에 지인들과 찾아갔다. 놀라웠다. 짜릿한 즐거움과 스릴이 느껴졌다. 동굴 안에는 광부들이 사용하던 기계가 그대로 있었다. 150마력 권양기, 300마력 권양기 같은 거대한 기계를 볼 수 있었다. 기계는 갱차에 싣고 들어가 조립해서 사용했던 것이라고 한다.

동굴 탐험은 안내자의 설명을 들으며 약 1시간 동안 이어졌다. 동물 조형물, 박쥐동굴, 빛의 공간, 청정연못, 동굴 공연장, 테라피실, 와인저장고 등을 구경했다. 하나의 굴 뒤에는 또 다른 굴이 무한대로 이어져 있다. 인공을 가미하지 않은 곳은 자연 그대로라서 좋고, 빛을 쏘아 오묘한 색을 내는 공간은 환상적이라 기억에 남았다.

청정연못
청정연못

또 연못에는 물고기가, 박쥐 동굴에는 박쥐가 살고 있다. 무대를 갖춘 동굴 공연장에서는 종종 시 낭송회, 노래 공연 등이 열린다고 한다. 마이크를 쓰지 않아도 소리가 크게 울려 소규모 공연을 하기에 적당하다는 것.

김종원 이사는 “이 곳을 광산으로 개발한 것은 일제시대였다. 동굴은 충주시 목벌동에서 살미면까지 이어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군데 군데 서있는 조형물과 빛의 공간은 볼거리 차원에서 만든 것이고, 이 곳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은 긴장을 완화시켜 준다”고 설명했다.

한 달 후인 지난 12일 이영덕(73) (주)영우자원 대표를 만나러 그 곳에 다시 갔다. 누가 대표라고 하기 전에는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그는 소탈했다. 청바지 차림에 점퍼를 입고 기자와 한참 대화를 나누더니 관광객들을 안내해야 한다며 갔다. 토요일은 직원들이 돌아가며 쉬어서 본인도 동굴 안내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동굴 안에서는 자칫 길을 잃을 수 있어 안내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 활옥동굴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달라

“약 100년 동안 활석, 백운석 등을 생산하던 광산이다. 그런데 이 곳이 생긴 건 언제부터인지 모른다. 꽤 오래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금 역사를 추적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중이다. 동굴 길이는 57km인데 우선 2.5km를 관광지로 개발해 공개했다. 이 광산은 80년대 전까지 아주 잘됐다. 활석이 안나오는 일본에 수출을 많이 했고, 중국에도 많이 팔았다. 그러다 80년대 이후 값싼 중국산이 밀고 들어왔다. 이 여파로 1993년에 광산을 운영하던 일신산업이 부도가 났고 1998년에는 법정관리에서 벗어났다. 그 때 이 곳을 관리했던 사람이 친구라 사정을 알게 됐다. 1998년에 내가 광산부지를 매입했고 광업권을 인수했다.”

이어 이 대표는 2010년 7월에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합작법인 (주)영우자원을 설립했다. 현재는 이 회사가 활옥동굴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시골 골짜기를 사서 수목원 만드는 게 꿈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곳을 매입할 때만 해도 광산보다는 땅에 관심이 많았다는 것. “캐나다 부처드가든을 아는가. 석회석 채석장이었던 곳을 부처드 부부가 테마별 정원으로 가꿨는데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 선큰가든, 이태리가든, 장미가든, 지중해가든, 일본가든 등 전세계 가든이 있다. 이런 걸 해보고 싶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런데 이 대표는 날이 갈수록 광산의 가치를 깨닫게 됐고, 이를 그대로 살려 관광지로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얼마나 다행인가. 우선 광산이 그대로 보존됐다는 것이 그렇고, 이 곳에 문화를 입혀 새로운 명소로 탄생시켰다는 점이 그렇다. 활옥동굴은 지난해 10월 무료개장을 한데 이어 올해 7월 27일 정식으로 문을 열고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다.

-활석과 백운석의 용도는 무엇인가

“활석은 상당히 광범위하게 쓰인다. 화장품, 베이비파우더, 껌의 하얀 가루, 안전모, 비누, 미술 공예품, 고무, 요업 등의 재료로 사용된다. 소화불량일 때도 이것을 먹었다. 이곳은 국내 유일의 활석 광산이었다. 또 백운석은 세제, 페인트, 인조대리석, 건축용 마감재 등에 쓰인다.”

- 동굴 안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고 하던데 올 여름에 관광객들이 많이 왔나

“무료개장을 해보니 1일 500~1000명이 왔다. 여름부터 입장료를 받았다. 여름에는 동굴 안이 시원해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린다. 연중 13~15도를 유지한다. 여름에는 1일 1600명까지 왔다. 장애인들도 단체로 많이 온다. 휠체어나 전동차를 타고 들어가 구경할 수 있기 때문에 불편한 점이 없다.” 관람객들은 동굴 입구에 준비돼 있는 두꺼운 겨울 점퍼를 입고 들어간다. 동굴 안이 서늘하기 때문. 참고로 성인요금은 6000원, 청소년 5000원, 소인은 4000원이다. 충주시민과 20인 이상 단체, 65세 이상 어르신, 장애인 등에게는 할인혜택이 있다.

카페
카페

- 활옥동굴 카페가 재미있다. 손님들은 정리 정돈, 청소 청결 등 그 당시에 쓰여진 문구와 거대한 기계를 보며 음식을 먹고 차를 마신다. 실제 광산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공장 일부를 카페로 바꿨다. 기계를 치우지 않고 그대로 살려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음식도 맛있다. 캐나다로 유학갔다 온 셰프가 음식을 만든다. 지금 별도 식당을 준비 중이고 카페에서는 커피와 음료, 디저트만 팔 계획이다.” 카페 앞에는 어린이놀이터가 있다. 아이들은 여기서 뛰어 놀고, 모래를 가지고 장난했다.

이 대표는 현재 이 곳에 관광농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150억원을 투자했는데 앞으로 50억원을 더 들이면 일단 기초적인 것을 마무리 할 것이라 한다.

- 기획서를 보니 꿈이 매우 크다. 잘 진행되고 있나

“이제 시작이다. 잘 해보려고 한다. 이 곳의 특장점은 활석과 백운석을 생산하던 광산의 갱도와 시설물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수려한 자연환경을 갖춘 충주호의 정적인 기능에 동적인 활동을 접목해 휴양, 숙박, 체험, 놀이가 가능한 재미있는 관광지를 만들려고 한다. 충주호와 수안보가 있어 이를 연계하면 관광벨트가 될 것이다. 앞으로 동굴 주변에 수영장, 눈썰매장, 숙소, 박물관 등을 짓고 동굴 안에는 보트장, 레이저를 활용한 극장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동굴 입구.
동굴 입구.

- 숙소와 박물관은 어떤 식으로 지으려고 하는가

“옛날 광부들의 숙소가 그대로 남아있다. 매우 낡아서 어려움이 있겠지만 이것을 살려보려고 한다. 그리고 주변에 캠핑장과 글램핑장을 조성할 생각이다. 박물관은 옛 광산의 자료와 사진 등을 모아 전시할 계획이다. 지금 모으고 있다.”

이영덕 대표는 1984년 경기 안산시에 (주)영우켐텍이라는 화학회사를 설립해 35년째 운영하고 있다. 화학을 전공했다. 고향은 서울이지만 어머니 고향이 충주다. 어렸을 때 외가에 자주 놀러 가 충주에 대한 추억이 많다고 했다.

빛과 동굴의 만남
빛과 동굴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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