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수의 메아리] 기막힌 인연, 화랑도와 진천선수촌
상태바
[김천수의 메아리] 기막힌 인연, 화랑도와 진천선수촌
  • 김천수 기자
  • 승인 2019.10.30 10: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천수 충주·진천·음성 취재국장
김천수 취재국장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구암리와 회죽리는 국가대표선수촌이 있는 곳이다.

국가대표선수촌은 대한민국 스포츠 국가대표 선수 1200명이 심신을 수련하며 각 종목에서 국가의 명예를 걸고 세계 정상을 꿈꾸는 산실이다.

진천선수촌이라 불리는 국가대표선수촌 인근에는 이제 국립한국체육대학교 진천캠퍼스 설립도 추진된다. 스포츠테마타운도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공식 개촌과 함께 진천선수촌에는 체육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역사적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이런 현실은 믿기지 않을 만큼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바로 구암리와 회죽리 일원은 신라 때 화랑(花郞)들이 수련하던 터전으로 화랑벌과 맞닿아 있다.

만노군(진천)은 신라 17대 진평왕 때 김유신(595~673) 장군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다. 진천에는 김유신을 모시는 사당 길상사가 있다. 그의 태를 묻었다는 태령산 등 진천에는 경주 보다 그와 관련된 사적지가 많다.

화랑벌은 광혜원면 소재지 넓은 뜰 일원을 이르는 것으로 김유신이 화랑도를 이끌고 훈련하던 곳으로 여러 기록에 등장한다. 김유신은 35세 때 아버지인 김서현 장군의 지휘 아래 고구려 낭비성전투에 참전했다. 김서현 장군의 군사가 전투에서 불리해지자 김유신은 아버지 앞에 화랑도를 이끌고 나섰다고 한다. 김서현은 만노군의 군수였고 김유신은 그의 아들로 화랑벌 일대에서 화랑들을 선도하며 군사훈련을 벌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나라를 위해 무술과 학문을 닦던 화랑도, 국가 명예를 위해 심신을 수련하며 구슬땀을 흘리는 국가대표 선수. 선수촌 안에는 화랑관과 화랑마당도 있다. 국가대표는 화랑의 후예이기도 할까.

이들의 거친 심장박동 소리가 1400년의 시간 차이를 넘어 동시에 들려오고 있다. 화랑도는 문벌과 학식이 있고 외모가 단정한 젊은이들로 조직돼 심신의 단련과 사회의 선도적 이념을 갖고 있었다.

특히 구암리와 회죽리 일대는 삼국통일의 원동력이던 화랑들이 집단적으로 장기간 기거하며 훈련을 받았던 역사적 장소로 알려져 있다. 지금도 인근에는 화랑벌 외에 연무대와 병장기를 보관하던 병무관, 활을 쏘던 쏠고개, 무예를 닦던 무술, 비둘기를 통신전령으로 훈련시키던 비들목, 군량을 저장하는 군량골 등의 지명이 불려지고 있다.

또 활과 화살을 만들던 댓골, 전통무용마차를 만들던 모치올, 전투중 산화한 군사들을 모신 사장골, 죄인을 가두어 두던 옥정동, 군사들이 회의내용을 지시받기 위해 대기하던 대곡동, 군사들이 회의를 하던 회안동 등도불려지고 있다.

이런 역사적 내용은 여러 글과 기록에 남겨져 어렵지 않게 확인되고 있다. 화랑벌과 국가대표선수촌. 이런 기막힌 사연이 지금 진천에서 진행 중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