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행 깬 임도 공사 발주로 지역업체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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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 깬 임도 공사 발주로 지역업체 울상
  • 윤상훈 기자
  • 승인 2005.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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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활성화 내세워 외지업체 참여 제한하는 홍보사업과 대조

지방자치가 민선3기 시대를 거치면서 지자체마다 각종 관급 공사에서 해당 자치단체 소재 기업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조례를 제정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측면 지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천시 역시 올 들어 일반 홍보 관련 사업 발주 시 타 지역 업체의 참여를 엄격히 제한키로 하는 등 기술과 규모 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월한 외지 기업으로부터 지역 산업을 지켜내기 위한 행정적·제도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에서는 부의 외지 유출을 막고 장기적으로 지역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기대된다며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제천시가 지난 7월 말부터 시행 중인 임도 개설 사업이 지역 업체 배려 시책과는 달리 극히 이례적으로 입찰 방식에 따라 외지 업체에 낙찰돼 업계의 불만을 사고 있다.

제천시는 백운면 운학리 임야에 대한 임도 개설 공사를 경쟁 입찰 방식으로 공고해 지난 7월 28일 타지역 기업인 A사를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공사 구간 1270m의 이 사업은 2억 9960여만 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8월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으며 12월 24일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제천시 산림조합 등 지역 업계는 “지자체가 발주하는 임도 개설 공사의 경우 액수와 관계없이 수의계약이 가능하며, 지금까지 거의 대부분의 지자체가 수의계약 방식으로 지역 업체와 계약을 맺어왔다”며 “그럼에도 제천시가 유독 이번 임도 개설 공사에서는 경쟁 입찰 방식을 도입해 아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경쟁 입찰로 시공사를 결정함으로써 공사 입찰의 공정성을 꾀하고 잡음을 미연에 차단하는 것은 관급 공사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럼에도 시의 경쟁 입찰 방식에 뒷말이 무성한 것은 일차적으로 임도 개설 공사를 지역 산림조합이 맡아 시공해 왔던 기존의 관행에 파격이 가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같은 관행은 제천시뿐 아니라 다른 기초단체에서도 오래 전부터 이어져온 일종의 불문율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임도 개설 공사의 경우 조림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고려돼 다른 공사와는 달리 수의 계약을 통해 지역 산림조합에 시공을 맡기는 게 오랜 관행”이라며 “산림조합의 경우 감사원 감사 대상 사업체인 데다가 영리를 절대적 목적으로 하는 일반 사기업과는 성격이 달라서 비리와 부정의 소지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제천시가 경쟁 입찰을 내세워 지역 업체도 아닌 외지 업체를 시공사로 선정한 것은 공사의 특성이나 지역 경제 활성화의 측면에서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인 것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마가목이라는 수종의 나무 식재를 제천시 발주로 외지 업체가 시공했지만, 전문성 부족과 관리 소홀로 3분의 2가량의 나무가 고사한 채로 보식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박달재 일대 수목 사업을 유사 사례로 제시하며 “홍보 사업과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행정적 장치를 통해 외지 업체 참여를 강력히 제한하고 있는 반면, 법률적으로도 수의계약이 가능한 임도 개설 사업에 대해서는 난데없이 경쟁 입찰 방식을 도입해 외지 업체를 낙찰자로 결정하는 등 제천시가 모순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제천시는 “경쟁 입찰 방식을 통해 업자 선정의 공정성을 꾀하고자 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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