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국산만을 써야 진짜 모범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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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국산만을 써야 진짜 모범음식점!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5.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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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원산지 자율표시 전도사 오병택씨
음식점 원산지 자율표시, 익숙한 것같으면서도 좀 낯선 말이다. 쉽게 얘기하면 시장 상인들이 원산지 표시를 하는 것처럼 음식점에서도 원산지를 표시하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선 아주 커다란 모순이 있다.

사람들이 시장이나 마트에서 식재료 등 물건을 살 때는 까다로울 정도로 원산지를 따지면서 막상 식당에선 아무 생각없이 음식을 먹는다는 것이다. 음식점의 원산지 자율표시는 이런 인식의 차이를 불식시켜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된 물건을 사고 제대로 된 음식을 먹자는 게 근본 취지다.

   
이런 운동(?)의 선봉에 오병택씨(48·농협 충북본부 유통지원팀장)가 있다. 식당 스스로 식재료의 원산지를 표시하도록 지도하고 있는데 현재 청주의 가화한정식(청주시 상당구 우암동)과 청학동(〃) 등 두 곳이 원산지 자율표시 업소로 지정돼 고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물론 모범업소들이다.

오병택팀장은 “원산지 자율표시는 꼭 국산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만약 중국산을 사용하면 중국산이라고 손님들에게 솔직히 밝히라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중국산이라고 적시했을 때 손님들의 반응이 어떻게 나타나겠는가. 결국 국산만을 사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음식점의 원산지 자율표시는 이처럼 업소 스스로 국산 식재료를 사용토록 유도하는 데 근본 취지가 있다”고 말했다. 원산지 자율표시 대상품목은 꼭 규정된 게 없지만 적어도 쌀과 김치 그리고 육류만큼은 해야 한다는 게 농협의 방침이다.

그러나 업소선정 절차는 몹시 까다롭다. 철저하게 믿음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행정당국에서 인정하는 모범업소이어야 하고, 일단 신청을 하면 주기적인 현지 실사까지 받아야 한다. 선정된 업소에 대해선 농협에서 현판까지 달아 주는데, 선정된 후 규정을 위반하면 당국에 의한 강력한 처벌이 가해진다. 업소들의 반응이 아직 소극적이어서 현재 신청건수가 5개에 불과하지만 취지에 대한 공감이 확산되면서 점차 늘어날 조짐이다.

농협은 올 연말까지 70개소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오병택팀장은 “선진 외국에선 이미 이런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2년부터 이를 위한 입법이 시도되고 있는데 이해관계가 얽혀 지금까지 성사되지 않고 있다. 법제정에 앞서 자율참여 분위기를 확산시켜 먹거리 문화의 건전화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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