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성고 자체투자심사 연속 낙방, 도교육청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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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성고 자체투자심사 연속 낙방, 도교육청 뭇매
  • 김천수 기자
  • 승인 2019.11.26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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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혁신도시 학부모들 성토, 송기섭 진천군수 적극 지원 약속
인근 아파트에서 내려다 본 본성고 터 모습
인근 아파트에서 내려다 본 본성고 터 모습

 

<속보> 충북도교육청이 충북혁신도시에 건립을 추진하는 본성고등학교의 계획안이 두 차례나 자체투자심사(자투)에서 무산되자 학부모들의 불만이 폭발 지경에 이르렀다. <본보 22일자 ‘본성고 설립될까’ 초미의 관심>

지난 21일 저녁, 혁신도시 내에 있는 한국가스안전공사 대강당에서 진행된 ‘본성고 설립 관련 설명회’에는 학부모 등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강한 불만과 요구들이 분출됐다. 2023년 개교 계획이 좌절된 것은 물론 다시 자투를 거쳐서 내년 4월 중앙투자심사(중투)를 넘어야 2024년 개교가 가능한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본성고 예정부지는 음성군 맹동면 동성리 232번지다.

학부모 등의 도교육청에 대한 불만은 △두차례 자투 대비 소홀 △뒤늦은 지자체 도움 요청 △혁신도시 학령인구 추이 내용 부적절 △인근학교 영향 판단 내용 부적절 △음성·진천 산단 및 공동주택 증가계획 미반영 등이다.

충북교육청 자체투자심사위원회는 지난 8월과 10월, 연속해서 본성고 건립 계획안에 대해서 재검토 결정을 내렸다. △서전고 급당인원 상향조정 및 증축 가능성 여부 우선 판단 △인근지역 고교 수용가능 여부 판단 등이 재검토 이유였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급당인원 증가 불가, 증축불가로 확인했다. 2차 심사에서는 △혁신도시 주변지역 학생변동 추이 재검토 △인근학교 재배치 등 연계가능성 검토를 사유로 들었다.

이에 도교육청은 외부 민간전문가를 활용한 정책 연구 추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내년 3월 자투에 제출할 보고서 시한의 시급성, 건립 타당성 도출 불투명성 등을 이유로 전문가들이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는 게 도교육청의 설명이다.

일부 학부모는 울먹이거나 목소리를 높이면서 혁신도시를 만든 국가의 책임성을 강조하는 도교육청의 자세를 꼬집기도 했다. 설명회 장소에선 본성고 건립추진 학부모연합회를 중심으로 서명운동이 펼쳐졌고, 관련 설문이 진행됐다. 서명은 5000명에 임박하고, 100여명에 대한 설문결과 본성고 설립이 안되고 있는 책임에 대해 과반수가 충북교육청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뜨거운 감자 된 본성고 문제
이날 설명회에선 특히 송기섭 진천군수가 객석에서 발언권을 얻었다. 도시공학전문가인 송 군수는 도교육청의 소극적인 대응과 뒤늦은 도움 요청에 대한 질책과 함께 적극적인 지원을 자청했다.

설명회 분위기를 정부에 전하겠다고 전제한 송 군수는 “도교육청 (건립)의지는 분명한 것 같다”고 밝히면서도 “학생수가 줄어든다, 학교가 문을 닫아야 된다는 거시적 관점을 여기(혁신도시)에 적용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학교가 세워진다는 걸 알고 (아파트) 분양을 받은 거다. 정부의 약속이다. 교육청은 분명히 인식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진천에 450가구 LH가 (분양)하고, 혁신도시에 3000가구 또 나온다”며 “음성군도 산단 300만평을 하고 도시개발을 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줄어들 리가 없다”고 전망했다.

11월 21일 열린 본성고 설립 관련 설명회 모습
11월 21일 열린 본성고 설립 관련 설명회 모습

 

특히 송 군수는 “타당성 연구용역을 한다는 건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며 “진천하고 음성이 자료를 다 만들어 도교육청에 주겠다. 학생수 절대 줄어들지 않는다. 국책사업이다. (도교육청이 먼저) 투자를 할테니 지자체가 도와 달라하면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다”며 “적극 지원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학부모들은 자투 통과를 못한 교육청의 진의를 의심하는 분위기이고, 교육청은 인근 학교에의 영향성 등을 따져볼 객관적인 타당성 용역 발주의 어려움 등을 호소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충주시를 예로 들면서 개교 이전까지 인근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위한 통학 지원을 지자체가 약속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수완 도의원은 진천과 음성에 각각 10억씩 총 20억 원을 지원 요청할 것을 도교육청 관계자들에게 주문했다. 이에 도교육청 관계자는 객석에 앉은 송 군수를 향해 약속의 다짐을 공개적으로 재차 요구하기도 했다. 이상정 도의원은 두차례 자투 통과를 못한 도교육청의 대응을 질타했다.

송 군수는 다시 마이크를 잡고 “왜 자꾸 용역타령을 하는지 이해 못하겠다. 내가 교육감이면 지시했을 거다. 여러분들이 가장 전문가다. 용역비를 얼마 줄 건데, 못구한다? 안되면 직원들 파견하겠다. 1주일만 밤새면 된다. 안되면 내가 대신해주겠다. 용역을 못구해 (투자심사) 통과를 못했다면 책임문제다. 힘을 합치면 쉽게 끝날 걸 왜 자꾸 용역을 말하냐”고 목청을 높였다.

도교육청, “타학교 영향 살펴야”
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군수님 아까 도움을 요청했는데 답변을 안줬다”고 압박성 요구를 했다. 그러자 송 군수는 “돕겠다고 분명히 얘기했다, 교육청이 할일을 못 한거다. 몇 년을 끌다가 이제와서 급하니까... 언제 얘기했냐, 이제와서 10억달라 20억달라. 그 이전에 했어야지. 이 자리서 첨 듣는 말이다”라고 역정에 가까운 톤으로 말했다. 그러자 객석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어서 서형석 군의원은 “지자체가 돈을 대줘야 할 수밖에 없다는 뉘앙스로 들린다”며 “교육청이 성의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거들었다.

이에 이재란 도교육청 학생배치팀장은 “지자체 협력방안이 설립에 긍정적이 반응을 일으키니 협력해가자는 거다”라며 “(투자심사에서의) 적정 승인을 담보할 수는 없는 거다”라고 비켜섰다.

한편, 조병옥 음성군수는 설명회에 대신 참석한 평생학습과 지현순 인재양성팀장을 통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앞서 조 군수는 학무모연합회 면담을 통해 자투 통과의 적극 지원을 다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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