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임대 놓고 갈등 ‘서로 우리에게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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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임대 놓고 갈등 ‘서로 우리에게 달라’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0.01.0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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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노동대학, 2003년부터 옛 천덕초 임대해 사용
2013년부터 마을 영농법인도 임차 희망해 갈등 벌어져

노동운동 활동가와 진보 인사들이 지난 2000년 만든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 노동대학(이하 전태일노동대학)’은 충북도교육청 앞에서 성토대회 및 노숙농성을 지난해 말부터 이어가고 있다. ’99년 폐교된 영동군 매곡면의 옛 천덕초등학교에 대한 임대계약 때문이다. 전태일노동대학은 2003년 옛 천덕초등학교를 자체 마음수련원으로 꾸리고 16년째 영동교육지원청과 대부 계약을 맺어왔다. 교육청에 부가세 포함 연 700만원을 납부했다.

폐교가 된 옛 천덕초등학교는 2003년부터 전태일 노동대학이 임차해 마음수련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폐교가 된 옛 천덕초등학교는 2003년부터 전태일 노동대학이 임차해 마음수련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2013년 이 곳 영농법인천덕이 같은 장소의 임차를 희망했고, 이 때부터 갈등이 시작됐다.

전태일노동대학 관계자는 당시 영농법인천덕은 막걸리 제조 및 판매사업체로 돼 있었지만 사실상 유령영농법인이었다. 그런데 2016년엔 마을이장 A씨가 주민들에게 전태일노동대학 측이 불온선전물인 삐라를 풍선에 달아 뿌렸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결국 A씨의 자작극으로 드러났지만 공식적인 사과를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임대계약은 보통 5년 단위로 진행되지만, 한 장소를 두고 두 기관이 임차를 원하다 보니 현재는 3년 단위로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20191231일자로 폐교 재계약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이 갈등은 또 다시 불거졌다. 문제의 A씨를 비롯한 마을 주민 몇몇은 천덕영농법인으로 이름을 바꾸고 또 다시 입찰참여를 시도하고 있다.

옛 천덕초등학교에 대한 임대계약을 두고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 노동대학’ 은 교육청 앞에서 성토대회 및 노숙농성을 지난해 말부터 이어가고 있다.
옛 천덕초등학교에 대한 임대계약을 두고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 노동대학’ 은 교육청 앞에서 성토대회 및 노숙농성을 지난해 말부터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는 폐교 공간을 쪼개는 방안이 거론됐다. 교장관사, 교사관사 등 관사 2동과 논을 천덕영농법인에 매각하는 안이 나왔다. 그리고 나머지 본관 건물과 텃밭은 그대로 전태일노동대학 측이 교육청으로부터 임차할 지 여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한 공간에 악연을 맺은 두 단체가 동거하게 된다. 전태일노동대학 측은 12월 말 교육청 관계자가 현장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는데 이같은 일부 매각 결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현장실사도 하지 않은 채 유령영농법인에게 매각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013년부터 이어져 온 유령 영농법인으로 사무실도 없고, 간판도 없고, 사업장조차 없다고 누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폐교활용촉진법에 의해 일부 부지를 매각할 수 있다. 전태일노동대학 측에서 천덕영농법인을 유령영농법인이라고 계속해서 주장하지만 이미 군에서 검증을 받은 곳이다. 영농법인엔 전현직 이장과 마을 주민 등 9명이 조합원으로 있다. 군에서 이미 검증한 곳을 교육청이 따로 살펴보는 것도 곤란하다. 절차대로 진행할 뿐이다고 답했다. 폐교 일부 부지 매각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영농법인이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향후 서류를 제출하면 공유재산심의위원회를 열어 진행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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