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로 지하상가, 10여년 만에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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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로 지하상가, 10여년 만에 '화제'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6.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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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추진되다 97년 백지화된 지하상가 ‘화제’

최근 청주시 도심공동화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가경동, 복대동, 율량·사천동, 용암동, 산미분장동 등 외곽지역의 인구가 대규모 아파트 건설로 급격하게 늘면서 우암동, 내덕1·2동, 중앙동, 성안동 등 중심지역의 인구는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중심지역 상가는 매출부진을 호소하고 폐업률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때 청주시내 17개 동 관계자들로 조직된 ‘청주시도심공동화해소대책추진위원회(위원장 이훈)’가 24일 오후2시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 관심을 끌고 있다.

도심공동화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자 지역에서는 새삼 상당로 지하상가가 화제가 되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 당시 상당로 중심에 지하상가가 계획대로 건설됐으면 경제활성화, 도심공동화 해소, 도심 교통난 해소 등에서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여론이 일고 있다. 나기정 미래도시연구원장(전 청주시장)은 지난 94년 추진되던 상당로 지하상가가 도심공동화 해소책의 일환이었다고 회고했다. 이 지하상가는 나 원장의 관선시장 재임시절, 구체적으로 추진되다 97년 김현수 전 시장이 첫 민선시장으로 취임한 뒤 백지화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후 나 원장은 98년 7월 민선2기 시장으로 다시 청주시로 돌아왔으나 이 때는 이미 이 사업이 완전히 끝난 뒤였다.

나 원장은 “고속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을 가경동으로 옮기면 상권이 서부쪽으로 쏠릴 게 뻔해 육거리~시청 앞까지 민자를 유치하여 지하상가를 만들기로 했다. 터미널을 가경동으로 이전한 것은 대전과 견줄 만큼 청주가 커지려면 서부쪽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시 대우건설 상무가 청주출신인 이상훈 전 국방장관 동생인 이상융씨 였다. 그래서 이 상무한테 고향을 위해 좋은 일 한 번 해보라고 건의했다. 이렇게 해서 대우와 삼성이 합작으로 상가를 짓기로 합의하고 계약서를 작성한 뒤 시민공람까지 마쳤다. 최고 수준으로 설계해서 준공과 동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주변 상인들이 처음에는 반대했는데 장사 속에서 장사 된다고 설득했다. 지하 1층은 주차장 겸 도로, 2층은 상가를 하고, 지상으로 통하는 문을 7개 만들어 지상과 연결되도록 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렇게 되면 시에서는 예산 한 푼 안 들이고 상가를 지었을 것”이라며 아쉬워 했다. 실제 10여년 전 추진됐던 상당로 지하상가를 지억하는 청주시 공무원들 중에는 “그 때 지하상가를 지었다면 경제활성화와 도심 교통난 해소 차원에서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물론 당시에도 반대 여론이 많았고 지금도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는 사람들도 있다.

당시 지하상가 관련 업무를 했던 공무원 모씨의 말이다. “터미널을 다른 동네로 옮긴다는 것은 도시의 심장을 이전하는 것과 같다. 당시 터미널을 이전할 때 가경동과 하복대는 허허벌판 이었으나 이제는 엄청나게 인구가 늘어 자연스레 도심공동화 현상이 생겼다. 상당로 지하상가 건설은 기존 상권을 활성화시키고 아울러 도심공동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계획이었다. 당시는 전국적으로 상가의 패러다임이 지하상가 쪽으로 쏠렸고, 대기업들의 관심이 많았다. 우리도 대우와 연결이 돼 지하상가를 건설하기로 했다. 그 때 길가쪽 노변상가 상인들은 이 지하상가 건설에 찬성한 반면 안쪽에 상가를 가진 사람들은 반대하는 등 중구난방이었다.” 그는 더 나아가 “내 생각으로는 사직동 로터리, 석교동 육거리, 사창 사거리 같은 데는 도심공동화 해소와 교통분산 해소책으로 지하상가가 생겨도 괜찮다고 본다. 지하에 상가와 공원, 시민휴식처를 만들면 중심 상권이 살아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앙극장 근처인 중앙시장과 중앙상가아파트의 침체는 시민들 사이에서 대표적인 공동화 지역으로 꼽힌다. 택지개발이 본격화 되기 전인 80년대에는 도심 한 가운데에 위치, 인파가 붐비던 중앙시장은 이제 쪼그라들대로 쪼그라져 점포도 많지 않다. 청주시내 재래시장 중 대형마트의 출현과 도심공동화 현상으로 가장 ‘피해’를 입은 곳은 서문시장과 중앙시장이다. 한 때 중앙극장에 관람객들이 붐비고, 중앙상가아파트라는 당시는 고급으로 알려진 아파트가 인기를 끌던 시절에는 중앙시장에도 소비자들이 몰렸으나 이제는 언제 그랬는가싶게 한가하기만 하다.

따라서 재래시장 활성화도 도심공동화 해소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얘기다. 명절에만 반짝하고 평소에는 손님들이 없어 걱정인 재래시장이 위축된 이유는 도심공동화 속에서도 찾아야 한다는 것. 이성규 성안길연합번영회장은 “성안길과 주변상가, 주변 재래시장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아 한 군데가 잘되면 다 잘될 수 있다. 그러려면 이 지역에 사람이 많이 살아야 하는데, 현재는 외곽으로만 나가 도심 거주 인구가 없다. 사람이 살아야 소비도 되는 것 아닌갚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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