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기자의 무엇] 정치인은 왜 ‘환경문제’에 입 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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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의 무엇] 정치인은 왜 ‘환경문제’에 입 닫나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0.01.1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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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발언을 시간이 지나 다시 되짚어 보면 약속이 안 지켜질 때가 많다. 그런데 그 약속에 대해 언론은 딴지를 걸지 않을 때가 더 많다.

SK하이닉스 LNG발전소 건립에 관한 정치인들의 대응을 보면 참 답답하다. 먼저 한범덕 시장은 지난해 71일 취임 1주년을 맞이한 기자회견에서 “SK하이닉스 LNG발전소 건립에 대해서는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할 것이다. 시가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시민들을 대상으로 공론화위원회를 열어 결정하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시청 간부공무원은 공론화 위원회를 여는 데 한 1억원 정도 예산이 든다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그 말은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에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대토론회가 열렸고 약 600여명이 모여 과제를 돌출했다. 10대 정책과제 중 LNG 발전소 건립 중단이 3위에 선정됐다.

토론회가 열리기 전 한 시장은 숙의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장이 마련된 것에 대해 고무적이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막상 결과에 대해선 아무런 말이 없다. 그냥 이벤트로 끝난다면 몇천만원의 행사예산만 낭비한 꼴이다.

그 뿐인가. 이시종 지사는 모 방송사 신년토론회에서 “SK하이닉스 LNG발전소 건립을 찬성한다고 말해 주민들의 거센 반대여론을 외면했다.

지난 14일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충북시민대책위원회는 환경부 앞에서 SK하이닉스 LNG발전소 환경영향평가 부동의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악취와 발암물질 배출로 인한 대기질 문제, 수질오염총량제 할당문제, 용수공급 및 폐수처리 문제, 안개와 백연 등의 기상문제 등을 거론하며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한 내용을 반박했다.

또 반도체 산업 특성상 안정적인 전기공급을 위해 발전소 건설이 필요하다는 SK하이닉스의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했다. 삼성도 신규공장을 추가로 지으면서 한전과 공급계약했다며 설득력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의견서와 SK하이닉스 LNG발전소 주민 반대 5000명의 서명부를 환경부에 전달했다. 이날부터 환경영향평가 부동의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매일 벌인다는 방침이다. 시민들은 지금 분명 싸우고 있지만 이러한 소리를 정작 정치권은 듣지 않고 있다.

분명한 것은 SK하이닉스 LNG발전소는 사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시설이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환경적인 피해는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정치인들은 정치인생이 끝나면 떠나겠지만 이 곳의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떠날 수가 없다.

이렇게 중요한 문제에 대해 어째서 우리 지역의 정치인들은 할 말이 없는가. 비겁하다.

도내 국회의원들에게 SK하이닉스 LNG발전소 건립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 때 반대한다고 소신을 밝힌 이는 김종대 정의당 의원뿐이었다. 나머지 의원들은 모두 즉답을 회피했다. 다음 총선에서 우리는 제대로 심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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