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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유치운동의 결실 ‘국립충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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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유치운동의 결실 ‘국립충주박물관’
  • 충청리뷰
  • 승인 2020.02.0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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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문화원·예성문화연구회 등 민간단체가 집요하게 매달려 성공

 

충주에 국립충주박물관이 들어선다. 4년여 유치운동의 결과로 2020년 올해 예산에 국립충주박물관 기초용역비 3억이 반영되었다. 이제부터 국립충주박물관의 건립은 기정사실화되어 차분히 설계되고 건설되어 충북도민들 앞에 멋진 모습으로 선보일 것이다. 유치운동 4년의 노력은 충주문화원과 예성문화연구회 등 민간단체들이 주동이 되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서명운동을 벌이고, 관계요로에 건립을 진정하면서 시작되었다.

충주에 국립박물관을 세우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하여 박물관 건립에 대한 충주시민들의 입장을 묻는 시민대토론회 등을 개최하였다. 여기에 여론을 모으기 위해 국회의사당에서의 박물관 건립을 위한 정책포럼, 추진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등 크고 작은 운동을 꾸준히 전개했다. 한편으로 국립박물관이 최근에 설립된 전라도 나주나 익산 등을 견학하여 방법을 모색, 그 노하우를 전수받으며 적어도 10년 안으로 충주에 국립박물관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부지런히 움직였다.

충주 같은 작은 도시에?
처음 문체부를 찾아 도서관·박물관과 담당자와 면담을 했다. 협조를 부탁한다는 말을 했을 때 과연 되겠느냐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 이유가 무엇이냐고 되묻자 충주 같은 작은 도시에 국립박물관 건립이 적합하지 않다는 것과 1道 1국립박물관이 기본이라는 논리였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국립박물관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그나마 논리를 가진 듯 했으나 참 답답하였다.

충주는 역사적인 도시이다. 작은 도시라는 것은 인구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논리일 뿐이다. 각 도별로 도청소재지에 국립박물관을 하나씩 만들어 놓았는데 이는 역사성을 외면한 모습이었다. 현 우리나라의 도청 소재지는 일제강점기 때 갑자기 만들어진 곳이 많다. 충주와 청주를 대신하여 대전이 커졌고, 강릉과 원주를 대신하여 춘천이 생겼다. 경주와 상주를 대신하여 대구와 부산이 생겼고, 전주와 나주를 대신하여 광주가 활성화되었다.

물론 시대의 흐름 탓이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박물관은 인구를 기반으로 하는 경제성만이 아니라 역사성을 감안해야 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려니 고도(古都)인 공주나 부여, 김해, 익산에 국립박물관이 건립되었고 나주나 진주에도 국립박물관이 설립되었다. 그러다 보니 1道 1국립박물관의 논리가 이미 무너져 강원, 충북, 제주만 국립박물관이 1개 뿐인 곳이 되었다.

지난해 12월 26일 국립충주박물관 건립추진위가 연 환영대회
지난해 12월 26일 국립충주박물관 건립추진위가 연 환영대회

 

작은 도시라도 역사성이 있는 곳이라면 국립박물관이 있어야 하며, 도세가 약한 곳이라도 필요하다면 세워야 한다. 물론 국립박물관의 수가 너무 많다는 논리는 타당하다. 그러나 우리처럼 중앙집권화 되어있는 상황에서 박물관의 건립과 운영을 지방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지를 고려한다면 전혀 옳지 않은 원칙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야외에 전시된 국보 102호 정토사홍법국사탑. 국립충주박물관이 생기면 돌아올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야외에 전시된 국보 102호 정토사홍법국사탑. 국립충주박물관이 생기면 돌아올 예정이다.

 

그래도 문체부 담당자는 나름의 이론이라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중앙박물관에서 만난 한 관리는 지역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그게 되겠습니까? 괜한 고생마시고 다른데 신경 쓰시지요’하며 점잖게 충고를 해준다. 지레짐작으로 새로운 일을 근본적으로 차단해 버리는 무사안일한 행정가의 단편적 모습이다. 이런 답답함 속에서 하나하나씩 설득하였다.

청주와 충주는 수계가 달라
또 다른 걸림돌은 지역사회 내에서 가지고 있는 편견이었다. 충북에는 국립청주박물관이 있고 이곳이 중원문화권의 대표박물관이다. 또 다른 국립박물관을 세우자는 주장은 지역사회의 분열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논리였다. 즉 중원문화권의 중심이라고 주장하는 충주에 국립박물관을 세운다면 중원문화의 중심축이 분열되어 서로 자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빼앗고 뺏는 경쟁관계로만 본다면 타당할 수 있으나, 박물관의 건립은 역사의 문제이고 문화향수권의 확대에 관한 것이다.

청주와 충주는 같은 문화권이긴 하지만 수계를 달리한다. 금강수계와 한강수계는 엄연히 다르다. 물줄기는 삶의 영역만이 아니라 사고의 영역까지 바꾸어 놓을 수 있다. 진리는 여러 분야의 세분화된 요소들을 연구 분석하여 그중 공통점을 도출해 일반화 할 때 성립되는 것이다. 우리 중원문화권도 각각의 다양함을 인정하고 융·복합을 시도하며, 그 안에서 공통점을 찾을 때 비로소 정체성이 확보되고 공고해 질 것이다.

국립충주박물관의 건립이 가시화되었다고 해도 이러한 편견을 철저히 극복하고 출발하지 못했기에 처음 생각했던 박물관의 모습이 일그러질까도 염려된다. 또 그 규모도 축소되어 졸작이 될지도 모른다는 쓸데없는 걱정이 앞선다.

중원문화권을 답사중인 사람들
중원문화권을 답사중인 사람들

 

문화의 장, 역사의 장은 한민족 모두의 염원, 중원인의 혼을 담아 한마음으로 펼쳐나가야 한다. 한민족의 젖줄 한강을 대표할 수 있는 박물관, 고구려의 정신을 설명할 수 있는 남한 유일의 박물관, 삼국문화의 융·복합, 화합을 설명할 수 있는 박물관, 강철 같은 중원인의 국난극복 의지와 혼을 느낄 수 있는 박물관이 되었으면 한다.

충북에 국립청주박물관에 이어 국립충주박물관이 건립된다. 이는 충북도민 모두가 함께 이룬 성과이다. 수고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며 그 노고에 박수를 보내지만, 끝까지 관심의 끈을 놓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는 국립충주박물관이라는 그릇에 무엇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를 개관하는 그날까지 고민하고 연구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국립박물관이 아닌 충주만의 특성을 담은 특별한 국립박물관의 탄생을 기대한다. 시작은 비록 초라하였으나 결과는 창대하기를 바랄뿐이다.

/ 길경택 사단법인 예성문화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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