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음성-진천, 철도 유치 내전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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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음성-진천, 철도 유치 내전 상황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0.02.1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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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 노선 ‘충북혁신도시∼청주공항’ 각자 밀기...충북도가 중재 나서야
진천군 계획 수도권내륙선 철도 노선도(좌). 음성군 계획 중부내륙 지선 노선도(우).
진천군 계획 수도권내륙선 철도 노선도(좌). 음성군 계획 중부내륙 지선 노선도(우). 충북혁신도시~청주공항이 겹치는 구간이다.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속보=이웃하면서 충북혁신도시를 공유하고 있는 음성군과 진천군이 철도 노선 유치를 놓고 결국 대립 국면으로 들어간 모양새다.<본보 2월 7일자. 음성지역, 중부선 철도노선 ‘용트림’>

지난 12일 음성지역 주민들은 음성군청 대회의실에서 ‘중부내륙 지선’ 노선안을 올해 결정될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시키려는 공개적이고 조직적인 첫 활동을 펼쳤다. 이날 음성군철도대책위원회(대표공동위원장 민만식)는 ‘중부내륙철도 지선(감곡∼충북혁신도시∼청주공항) 유치를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대책위는 공사 중인 중부내륙선 철도 감곡역에서 충북혁신도시, 청주공항을 잇는 중부지선 안을 반드시 올해 결정될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하라는 요구다.

대책위는 촉구 결의에서 △제5차 국가종합계획에 포함된 중부지선 안을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드시 반영할 것 △충북도지사와 음성군수는 민선7기 공약인 중부지선 안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위해 모든 지원을 다할 것 △국회의원, 충북도의회, 음성군의회는 계획 반영을 위해 적극 협력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날 대책위 결의대회에는 음성군 지역발전협의회, 이장협의회, 읍면체육회, 주민자치위원회, 여성단체협의회, 새마을회 등 음성 관내 주요단체 임원들이 모두 모였다. 소속 단체들은 각 읍면에 중부지선의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 반영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일제히 게시했다.

문제는 중부지선 안에 충북혁신도시∼청주공항 노선이 포함돼 있는데, 진천군이 추진하는 수도권 내륙선 철도망 계획과 겹쳐진다는 점이다. 수도권 내륙선 철도망 계획안은 경기도 동탄∼안성∼국가대표선수촌∼충북혁신도시∼청주공항을 연결하는 노선이다.

진천군은 지난해 11월 19일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자, 이시종 충북도지사, 송기섭 진천군수, 한범덕 청주시장, 서철모 화성시장, 최문환 안성시장 권한대행이 만나 관련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계획 노선안은 총 연장 78.8km의 단선 준고속철도로 해당 구간을 34분 이내에 주파할 수 있다고 진천군은 설명하고 있다. 개략사업비는 당초 2조5300억원에서 2조2800억원으로 줄여졌다.

이와 대비해 중부지선은 총 연장 47㎞의 단선이며 한국철도시설공단 예측으로 1조4000억원의 개략사업비가 나왔다. 음성군은 이 노선이 국가종합계획에 포함됐고 경대수 국회의원, 이시종 충북도지사 공약에 포함된 사업임을 강조하며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돼야 할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17일 진천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수도권 내륙선 철도망 노선안도 국가종합계획안에 반영됐다”면서 “5월이면 연구용역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음성군이 유치를 추진하는 중부지선 안과 겹치는 구간에 대한 협의 가능성에 대해 이 관계자는 “협의가 되면 좋겠지만 물리적으로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용역 일정, 협력체제의 자치단체와의 관계 등을 설명했다. 그는 “4차 계획안에 먼저 포함되는 계획안이 청주공항까지 가게 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혁신도시까지만 연결하게 되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음성군 관계자는 다른 측면을 밝혔다. 중부지선 안에는 진천읍을 경유하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감곡∼금왕∼충북혁신도시∼진천∼청주공항을 연결하는 노선으로 진천읍에 기차역이 들어설 수 있는 계획안이라는 설명이다. 중부지선 안은 특성상 수도권 내륙선과 달리 진천읍을 경유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시종 지사, 대화 이끌어야

이 관계자는 “군수님 공약 때에 이미 진천읍을 경유하는 것으로 돼 있다”면서 “일부에서 증평을 경유하는 노선으로 오해시키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달 중 용역 중간보고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화를 하면 좋겠지만, 양 군의 계획을 병행 추진해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양 군 관계자들의 말을 분석하면 “대화는 할 수 있지만 양보안이 나오기 어렵지 않느냐”는 결론이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입장에서는 중복 노선 구간을 놓고 경쟁하듯 요청이 쇄도 압박받는 모양새를 원하지 않을 것은 불문가지다. 민간 분야에서 양 군 주민들은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해 달려가고 있다. 이번에 발족된 음성군철도대책위는 중부지선 유치를 위한 서명 운동에 돌입했고, 진천군민들은 앞서 수도권 내륙선 유치위원회를 출범해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안성시 측에서도 서명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런 마당에 경남도 활동이 시사점을 주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 10일 도 서부권개발국장 주재 하에 창원시와 진주시의 각 담당국장과 한자리에 만나 남부내륙고속철도 조기착공을 위한 상생협력 방안 모색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남부내륙고속철도 노선과 관련해 창원시와 진주시 주장에 대해 상호 협력 방안을 찾고 조기 착공에 협력하기 위해 경남도 제안으로 이루어졌다. 그동안 창원과 진주는 남부내륙고속철도 노선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면서 각각의 요구가 국토부에 전달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문제점이 아닐 수 있겠지만 광역지자체인 충북도가 앞장서 자리를 마련해 음성군과 진천군의 대화를 유도해 가야할 시점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공유도시 개념으로 협력 체제를 구축해 가고 있는 음성군‧진천군과 해당 광역자치단체인 충북도의 혜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중부지선을 공약한 이시종 도지사가 수도권 내륙선 협약에 참여한 만큼 결자해지 측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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