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나라! 부지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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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나라! 부지런히
  • 충북인뉴스
  • 승인 2006.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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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명 주 원불교 서청주 교당 주임교무
   
아, 목련!
스며들어라 포근함이여
가지마다 맺혀있던 꿈,
차마 피워낼 수 없는 것이 무엇이리야

4월, 2층 창가에 피고 있는 목련을 보며 떠오른 감상이다. 경이롭다.
자연은 아름답다. 다양한 형태와 빛깔과 향기… 그 풍부한 생명력이 아름답다. 그래서 프랑스 물리학자며 과학사상가인 푸앵카레는 이렇게 말했을까.

“과학자는 자연을 연구하는데서 기쁨을 느끼기 때문에 탐구하며, 또 자연이 아름답기 때문에 거기서 기쁨을 맛본다. 만약 자연이 아름답지 않다면 그것은 알만한 가치가 없을 것이며, 인생 또한 살만한 가치가 없을 것이다.”

자연은 그래왔다. 우주 본질을 묻는 인간에게 확실한 답을 던져주는 영원한 텍스트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살아왔던 일상과 전적으로 다른 일상 속에서 맞는 청주에서의 봄이 생존의 진정한 가치를 향해 한 번 더 절을 올리게 한다.

나에게는 씨앗이 있다. 생명력 가득한 이 우주이라는 광활한 대지에 인간은 감사하게도 -그래,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이냐! 뿌린 대로 싹을 틔울 수 있다니!- 많은 씨앗을 가지고 있다. 파종을 위해 종자를 골라봐야 할 시기. 그리고 골라온 종자를 잘 뿌려할 시기다. 무한히 끌어 올리는 창조의 힘. 그 힘은 또한 나의 권능이기도 하다.

지금 나의 몸도, 인연도, 건강도… 일체 모든 것을 내가 만들어 왔다. 지금 이 순간도 만들어 가고 있다. 지금 나는 과거의 결과물이다. 집적체이다. 세상을 바라보고 세상을 해석하는 마음 하나가 오늘도 나를 만들어 가고 있다. 어떻게 마음을 관리할 것인가.

내가 거주하는 곳은, 내 생명이 피어내는 행동노선을 결정짓는 곳이다. 형상없는 마음이 드러나는 곳이다. 새로운 시작의 방향을 제시하는 창조의 공간이다. 그리고 그 창조는 끊임없는 ‘자기극복’과 ‘전체 섬김’이라는 대명제를 안고 있다. 모두 속에 내가 있기 때문이며, ‘나’와 ‘너’의 관계가 절대로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진리는 우주 자연과 인생을 꿰뚫고 움직이고 있는 이치를 말한다. 따라서 환상이 아닌 가장 현실적인 것으로 스스로를 드러내기에 사실적이다. 생명과 풍요, 복록의 원천이기도 하다. 호흡 호흡마다 본래 나를 소생시키리라.

바른 진리를 믿고 따르고자 하는 사람의 생활은, 그가 어떤 종교를 믿고 있느냐를 개의치 않고 대동소이함을 볼 수 있다. 대체로 그들의 행동은 모두를 살려내며, 서로의 울을 트고, 공생·공존의 길에 머리를 맞댄다. 마틴 루터 킹이나 간디 같은 분이 다시 온다면, 누가 그를 기독교 목사나 힌두교 신자라 하여 그 분의 가르침을 외면하고 배척하겠는가. 우리 모두가 가야할 올바른 길을 제시하고 있는데….

무엇인가. 강력하게 뚫고 올라오는 이 싹의 출현은 무엇인가. 이 봄이 다시 나에게 묻는다.  수많은 생명을 부지런히 싹틔우며 절실히 나에게 묻는다.

‘너에게 부여된 가치는 편집된 정보의 ‘앎’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진리와의 ‘접속’에 있음을. 진실한 교류로 서로를 위해 살아있기 혹은 살아가기를 받아들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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