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장학회’ 그 깊은 뜻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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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장학회’ 그 깊은 뜻을 아십니까.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0.02.2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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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삼일 청명장학회 이사장, 충북방송대의 자부심 이끈다
전국 하나뿐인 방송대장학회…37년 역사로 지역 긍지 커
서삼일 청명장학회 이사장.
서삼일 청명장학회 이사장이 방송통신대학교 충북지역대학 앞에 서 있다. 옆 이미지는 청명장학회보지.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전국 지방 중에서도 충북지역은 모든 면에서 대체로 비교 하위 그룹에 속한다.

주경야독, 평생교육의 요람 국립한국방송통신대학교(방송대)는 전국 지방마다 지역대학을 두고 있다. 하지만 방송대 충북지역 동문들은 스스로를 결코 작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배경엔 방송대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아주 특별한 장학회가 있다.

1983년 충북에서 자생으로 십시일반 푼돈을 모아 발족한 게 오늘의 소중한 청명장학회(淸明獎學會)다. 이 장학회는 올해로 37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그 해 3월 19일 상임 지도교수이던 김홍은 교수는 학생회 임원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장학회 출범을 제안했다. 그는 즉석에서 현금을 기탁했고 함께 있던 전 김홍우 이사장을 비롯한 학생들이 십시일반으로 참여해 125만원이 출연됐다. 동전까지 모아진 이 125만원은 오늘날 1억5000만원이 넘는 청명장학회 기금의 주춧돌인 셈이다.

“산파역 김홍은 지도교수 등 희생 잊지 않을 것”

학생들을 중심으로 학비를 납부하고 남은 ‘거스름돈 기부하기’ 운동이 펼쳐져 1년 만에 1000만원이 조성됐다. 매년 장학금을 지급하게 되면서 일일주점이나 축제 등 행사잉여금의 일부 등이 모아졌다고 한다.

당시 방송대 충북지역대학은 자체 건물이 없어 학생회도 충북대학교 건물을 어렵게 임대해 쓰던 시절이었다. 동문들은 어렵던 시기에 지도교수와 선후배들의 자력으로 결성되고 이어져 오는 장학회이기에 소중하고 뜻 깊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사회적 변화를 맞아 방송대도 일반대학처럼 재학생 수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맞은 지 오래다. 이 같은 현상은 장학회 활성화에도 어려움을 주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런 시기에 지난 1월 취임한 서삼일(47) 제17대 청명장학회 이사장은 젊은 층이라 우선 눈길을 끈다. 법학과 동문인 신임 서 이사장은 충북지역대학 학생회 임원 활동 당시의 열정으로 유명하다. 2004학번인 서 이사장은 당시 대외협력국장과 수석부회장 등 임원으로 충북지역대학의 청명축제 등을 새롭게 변화하는 데 궂은 역할을 도맡은 인물이다. 개인 보다는 그가 속한 조직을 우선하는 사람이다.

특히 곳곳에 지인들이 널려있는 마당발로 조직 활성화에 남다른 끼를 타고 났다.

그는 이사장을 맡은 뒤 벌써부터 장학회 발족 당시 기금을 쾌척했던 동문을 만나 중흥 기금 차원에서 기부 약속을 얻어낸 것으로 전해진다. 2년 임기 내에 장학 기금을 2억원까지 달성할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보다 많은 방송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졸업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한다.

“기금 2억달성 목표, 이사진 보강할 것”

학업을 중도 포기하는 학생은 대개가 주위의 동기 부여와 관심과 배려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게 서 이사장의 생각이다. 30만원 대의 등록금이 부담스러워 학업 중단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기’가 안 돼 낙오에 이른다는 판단이다.

그는 몇십만원이라는 적다면 적은 금액이지만 청명장학회 장학금을 받은 학우들은 대부분 학위 수여식에서 학사모를 쓴 모습을 보게 된다고 경험담을 전한다. 그는 2012년부터 8년째 장학회에서 이사로 활동하며 방송대 충북지역 동문임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에 다니는 그는 이곳 충북지역대학에서 만난 인연으로 지금의 아내와 결혼까지 한 방송대의 캠퍼스 커플이다.

청명장학회는 현재 임원 16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졸업식 및 입학식, 청명축제를 통해 연간 15명에게 장학금 35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매년 지급액을 점차 증가시켜 나가고 있다고 한다.

장학금 기금 마련은 장학회 자체 이사회비와 모금행사, 재학생 및 동문 기탁금, 기업체의 도움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 이사장은 “장학회를 일구어 키워주신 선배 이사장님들과 김홍은 교수님 등의 희생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량 있고 방송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분이라면 장학회 이사로 영입해 나갈 생각”이라며 “행사장마다 찾아가 많은 동문들에게 청명장학회를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2007년, 1억달성 기념식 개최

서 이사장은 장학기금 1억원 달성 기념식 때를 기억한다고 한다. 막 봉명동 시대를 접고 현재의 개신동 신축 건물로 이전해온 뒤의 경사였다.

2007년 11월 16일, 대강의실에서 조촐한 1억달성 기념식이 열렸다. 당시 23년간 푼돈 모아 1억원을 달성했으며, 그 때까지 208명 학생에게 2510만원의 장학금 지급 및 지역 학습관 등에 500여 만원 상당의 사무기기 등이 전달된 것으로 소개되자 박수가 쏟아졌다고 한다.

장학기금 1억원 달성 소식은 곧바로 방송대 학보사에 보도돼 전국의 방송대 학우는 물론 대학본부까지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지금은 장학회가 없는 대학본부에서도 부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당시 기념식에는 김홍우 이사장 및 장학회 이사진과 김성곤 충북지역대 학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더욱 뜻 깊었던 일은 청명장학회 산파역인 충북대 김홍은 교수가 방문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장학회는 김 교수에게 감사패와 꽃다발을, 초대학생회 임원들은 감사의 선물을 전달했다. 김 교수는 이를 장학회에 다시 전달하면서 감동의 박수가 이어졌다. 이날도 김 학장과 제5대 이사장을 지낸 김현영 지도위원도 장학금을 기탁하기도 했다.

서삼일 이사장의 포부는 37년 역사의 청명장학회 정신을 올곳이 이어 더 큰 중흥을 이루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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